김미경 “이 세상에서 제일 쓸만한 사람은 나다”
제1회 21세기북스 북콘서트 북앤락(樂), 김미경의 ‘나의 책과 인생’
그만 불안해해도 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툭툭 던지듯 하다 보면 던진 것들이 모두 알아서 내 나이에 맞게 내 앞에 출연할 거예요. 그러면 여러분은 ‘이제 내가 감당할 수 있으니까 내 앞에 출연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 돼요.
지난 3월 26일, 신촌 현대백화점 U-PLUX에 350여 명의 독자들이 모였다. 21세기북스가 주최하는북콘서트 ‘북앤락(樂)’을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3월을 시작으로 제 1회를 맞는 이번 행사는 앞으로 매달 독자들을 찾아간다. 제1회 북콘서트는 MC 최성필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다양한 선물과 이벤트로 문을 열었다.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등의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었던 김미경 작가강연에 앞서 밴드 서율과 함께 음악과의 만남을 가졌다. 밴드 서율의 팀 명은 ‘책의 노래’를 뜻한다고 한다. 이들은 책에서 모티브를 얻고 음악을 만들어 북콘서트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호승 시인의 「봄길」에서 모티브를 얻은 노래 ‘봄길’과 21세기북스의 신간인 『우리 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에서 모티브를 얻은 ‘헬로, 펭귄’을 열창했다. 이후 역시 21세기북스의 베스트셀러인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를 소개한 뒤 서율의 버전으로 편곡된 패닉의 ‘로시단테’와 이문재 시인의 「자유롭지만 고독하게」에서 모티브를 얻은 ‘자유롭지만 고독하게’를 들려주었다.
서율이 퇴장한 뒤, 열띤 환호를 받으며 김미경 작가가 등장했다. 김미경은 ‘나의 책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혼자 있어도 즐거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혼자 있어도 즐거울 수 있어야 꿈을 키울 수 있는 거 아세요?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배려할 수 있어야 나를 놓치지 않아요. 살면서 남자를 사귀다가 남자가 떠났을 때 한 달 정도 나를 놓칠 때 있죠? 남편이 나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을 때 6개월 나를 놓치기도 하고요. 가끔씩은 나를 놓치는 시간도 필요하죠. 왜냐하면 극도로 우울한 상황 속에서 나를 깊이 볼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 기간이 오래되면 나를 돌보지 못해 문제가 생기죠. 가슴에 손을 얹어보세요. 이 세상에서 제일 쓸만한 사람은 남편도, 아이들도 아닌 ‘나’예요.”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 집에서 자연스러워지는 법
인간의 평균 수명을 90세로 봤을 때 대부분의 사람이 결혼하는 30대 초반은 인생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김미경은 우리가 3분의 1도 못 크고 결혼을 한 후, 낯선 사람의 옆에서 나머지 3분의 2를 성장하게 된다며 결혼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저는 결혼한 후에 정신이 번쩍 들었었어요. 학교 다니면서 평범하게 살다가 덜컥 결혼을 했더니 나라는 여자의 실체가 결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드러나기 시작하는 거예요. 나는 내가 결혼이라는 제도에 적합한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내가 선택한 결혼인데도 이 공간 안에서 90세까지 사려니까 너무 답답한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 ‘내가 나한테 신경 쓰지 않으면 아무도 나한테 신경 쓰지 않겠구나.’를 극적으로 깨달은 것 같아요. 그 모든 고민이 담겨서 나온 책이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에요. 30대 여성들이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내용이 모두 내가 겪은 얘기고 자신들이 겪고 있는 거랑 똑같은 얘기라서 그럴 거예요.”
그렇게 2007년에 처음 출간된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는 30대 여성들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014년 개정 증보판으로 다시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여러분이 사는 60년의 가정은 여러분의 사회예요. 60년 동안 거기서 살 흐름을 내가 조절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그저 맞춰 살기 위해서 자연스러움을 포기해요. 그걸 다 희생이라고 얘기하죠. 나는 정말 자연스러워지고 싶었어요. 내가 자연스러운 게 도둑질도 나쁜 짓도 아니거든요. 김미경이라는 사람이 가정 안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자연스럽게 살 수 있을지를 고민했어요. 그래서 저는 26살에 첫 아이를 낳고 하고 싶은 걸 못하는 환경이 되었지만, 매일 조금씩 내가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고쳐가면서 살았어요.”
자신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그녀는 스스로 효율에 기반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루가 효율성이 떨어지면 불안해하는 자신을 보며 온종일 집에서 육아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 학원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를 맡기면서 아이도 크고 자신도 성장하는 삶에 익숙해졌다.
『드림 온』 : 직관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피아노 학원을 할 때도 강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밝힌 김미경은 피아노 학원은 생계를 위한 일이었다고 전했다. 학원을 열심히 운영하고 있던 그녀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학원 잘하는 게 소문이 났으니 사례발표를 해달라는 것. 그 날이 김미경의 첫 강의였다.
“제가 강의 발표 전날 얼마나 흥분했는지 모르실 거예요. 저는 그 때 느꼈어요. 생계의 탁월함과 꿈이 같은 동네에 있다는 것을요. 이 세상에 자기 생명을 먹여 살리는 일보다 위대한 일이 있습니까? 자기 몸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 꿈을 먹여 살려요? 내 생명을 책임지는 실력이 탁월해지면 그 탁월함이 꿈으로 바로 이동합니다. 저는 강사라는 꿈이 생기고 나서 고속으로 살기 위해 노력했어요. 인간이 고속으로 사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요. 같은 24시간을 더 길게 쓰는 것, 다시 말해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더 많이 움직이는 거예요. 두 번째는 집중력을 발휘하는 방법이 있어요. 저는 제가 집중하는 것에 시간을 쓰고 꾸준히 하는 것에 대해서 강박관념을 가지지 않아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새벽에 일어나 생각에 잠긴다는 작가는 힘들 때일수록 몸을 열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아노 학원을 하면서 매일 새벽에 일어나던 그때 제게도 직관이 생기는 것을 느꼈어요. 한 직업을 20년 동안 한 사람들은 직관이 생기겠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그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찾는 거죠. 모두 들어보면 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렇게 20년간 자신의 꿈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 세상을 꿰뚫는 이치를 깨달아 들려줄 이야깃거리가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모아서 쓴 책이 2013년도에 나온 『드림 온』이라는 책이에요.“
『언니의 독설』 : 30대 여성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
2012년에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언니의 독설』은 가장 치열한 삶을 사는 30대, 특히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을 모은 책이다.
“30대는 가장 치열함을 겪는 때예요. 결혼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고, 직장에서 커리어를 쌓은 것 같은데 이뤄진 건 없고. 그래서 30대 여자들한테 제일 해주고 싶은 말들이 많았었어요. 결혼에 대한 착각도 완전히 깨주고 싶었었어요. 여자들이 결혼식이랑 결혼생활을 착각해서 결혼식 한 번 잘하면 결혼 생활도 쫙 풀리는 줄 아는 데 아니에요. 아무 상관 없어요. 내가 얼마나 쓸만한 사람이고, 내 힘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결혼은 도대체 어떤 남자랑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이런 것들을 이야기해주고 싶었어요. 선택이 너무 힘든 문제인데, 사실 선택보다는 선택한 다음 매일 수정해가는 게 더 문제라고 말해주고 싶었죠. 그렇게 썼던 책이 『언니의 독설』이에요.”
『아트 스피치』 : 스피치는 음악이다.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한 김미경은 인생에서 가장 바쁘게 살면서 신이 났던 때로 『아트 스피치』를 썼을 때를 꼽았다. 40대 초반에 스피치와 음악이 같은 이치라는 것을 깨달은 작가는 사람들에게 스피치를 가르치기 위해 2010년 『아트 스피치』를 출간했다. 스피치와 관련된 주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책 중 하나인 이 책은 2014년 개정판이 출간되기도 했다.
“스피치와 음악은 똑같아요. 작곡할 때 몇 마디 안에 어떤 형식으로 뭘 작곡해나갈지, 몇 마디 후에 클라이맥스가 와야 하고 임팩트 있게 끝날지, 소프트 엔딩으로 살살 끝날지 등을 정하잖아요. 강의도 그렇게 해요. 어떨 때는 아주 빠르게 이야기하고 어떨 때는 아주 천천히 말할수록 잘 들리죠. 어떤 말은 아주 세게 포르테로 했다가, 어떤 말은 작게 말할수록 집중이 잘돼요. 그래서 사람들은 내 말이 되게 유행가처럼 자연스럽다고 그래요. ‘이렇게 가르쳐주면 좋겠다’하고 생각해서 밤을 새워가면서 재미있게 만들었어요. 아트스피치 교육과정도 만들었죠.”
『살아 있는 뜨거움』 : 불행도 내 편이다.
2013년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녀에게 한 가지 사건이 터졌다. 『살아 있는 뜨거움』은 다음 해 작가의 깨달음을 담은 에세이로 세상에 나왔다.
“저는 그 사건 이후에 여유를 가지게 됐어요. 그래서 저는 그 사건에 대해서 아주 감사히 생각해요. 미친 듯이 꿈만 보고 뛰다가 운명이라는 키워드로 돌아오게 됐거든요. 지금 제가 내린 결론은 ‘불행도 내 편이다’에요. 불행도 내편이다, 언젠가는 나에게 좋은 일로 작용하기 위해 지금 내게 일어났다고 생각해요. 그 사건이 안 터졌다면 저는 아마 병원에 갔을 거에요. 얼마나 바쁘고 힘들었는지 우울증이 왔었거든요.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이 먹은 게 김밥이었어요. 근데 돌아오게 된 거에요. 당시 저는 물리학, 양자역학, 사주, 주역, 중국어, 영어, 일어 등을 공부했어요. 그런 공부를 하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죠. 예전에는 강의하지 않으면 죽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고 아주 행복해요. 강의하는 나보다 살아있는 내가 더 소중한 걸 알거든요. 꿈보다 더 중요한 건 살아있는 그 자체라는 것도 알고요. 행복한 일보다도 불행이 내 편이라는 것도 알고요. 해석하는 힘이 훨씬 강해졌어요.”
김미경의 새로운 꿈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고 강단에 선 김미경은 새로운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명함을 가지게 되었다는 그녀는 첫사랑에 빠진 후 가장 힘들어진 사람들, 싱글맘들을 위한 사단법인을 세우는 꿈을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싱글맘들은 두 번의 큰 용기를 낸 사람들이에요. 첫째, ‘낳을까, 말까?’ 중에 낳는 것, 둘째, ‘입양시킬까, 내가 키울까?’ 중에 내가 키우는 것을 선택했죠. 싱글맘들을 만나보면 너무 어리고 예뻐요. 그녀들도 아이예요. 늘 ‘아이만 키우는 게 아니라 너도 함께 커야 한다.’ 라고 말해요. 그 엄마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다음 달에 사단법인을 만들어요. 그리고 제가 디자인한 200장의 옷을 SNS에서 팔아요. 기쁜 건 이 소식을 듣고 유명한 디자이너분들이 디자인을 기부해주기로 하셨어요. 올해 네 번 정도 옷을 출시할 텐데 콜라보래이션을 할 생각이에요. 저의 숍이 엄청 커져서 많은 싱글맘들이 함께 일하는 숍이 되거나 전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거라고 누가 알 수 있겠어요.”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김미경 저 | 21세기북스
여성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라이프코치, 국민 강사 김미경이 결혼 이후 자신의 꿈을 성장시켜온 노하우를 토대로 아내와 엄마,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며 살고 싶은 여성들에게 꿈을 설계하고 실현해 나가는 데 필요한 해법을 통쾌하게 전한다. 더 깊고 풍부해진 내용으로 전면 수정?보강된 개정증보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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