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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클락 주니어, 블루스를 해석해내는 소니 보이의 재능

개리 클락 주니어(Gary Clark Jr.) < The Story Of Sonny Boy Sl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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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헨드릭스, 프린스, 레니 크라비츠로 이어지는 기타리스트 록 스타의 계보를 이어가고, 버디 가이, 에릭 클랩튼, 키스 리처드로부터 아낌없이 애정을 받고 있는 젊은 블루스맨 개리 클락 주니어는 두 번째 음반에도 수준 높은 실력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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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란트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미 헨드릭스, 프린스, 레니 크라비츠로 이어지는 기타리스트 록 스타의 계보를 이어가고, 버디 가이, 에릭 클랩튼, 키스 리처드로부터 아낌없이 애정을 받고 있는 젊은 블루스맨 개리 클락 주니어는 두 번째 음반에도 수준 높은 실력을 담아낸다. 자신의 별명인 '소니 보이 슬림'을 타이틀에 내건 < The Story Of Sonny Boy Slim >에서도 아티스트는 전작에 이어 블루스의 어제와 오늘을 멋들어지게 선보인다. 가스펠, 소울로 이루어진 구성을 음반의 첫머리인 「The healing」에 들여놓는가 하면 미니멀한 리프가 중심이 되는 근래 블루스 록 모델을 「Grinder」에 이식하기도 하며, 「Can't sleep」와 「Wings」에서는 각각 레트로 펑크와 약간의 네오 소울을, 「Shake」에서는 심지어 초기 일렉트릭 블루스 스타일까지 건드리기도 한다.

 

데뷔작이자 전작이었던 2012년의 < Blak And Blu >에서 그랬던 것처럼 너른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장르 수용 및 활용에 또 다시 강점이 실린다. 다각화된 사운드 구성이 도리어 아티스트의 고유 정체성을 상실케 하지 않을까 했던 앞선 발자취에서의 의문은 이제 기우로 기록된다. 블루스의 여러 형상을 담아내는 접근은 이번 음반으로 접어들면서 그 자체로 개리 클락 주니어의 정체성이 됐다. 이러한 영역의 형성 과정 속에서 역시나 출중한 역량이 빛난다. 여러 컬러에 대한 상당한 이해와 이를 결과물로 뽑아낼 줄 아는 감각이 잘 어우러졌다. 러닝 타임 전체를 이끌어가는 매력적인 리프들과 탁월한 연주 능력이 반영된 솔로잉, 이들이 품은 캐치한 리듬 앤 블루스 멜로디가 작품 여기저기서 즐거움을 선사한다. 흥겨운 펑크 넘버 「Can't sleep」과 로킹한 개러지 블루스 「Grinder」, 감미로운 멜로디가 떠다니는 「Wings」와 같은 트랙들이 크게 소구를 발휘할 대표적인 곡들. 그러나, 빈티지 콘셉트를 담은 「Shake」나 이외의 트랙들도 이들 못지않게 우수하다.

 

버릴 곡이 하나 없다. 노래들 모두 듣기에 좋은데다 각양의 색감이 잘 살아있기에, 개개의 트랙이라는 작은 단위에서도, 하나의 음반이라는 큰 단위에서도 개리 클락 주니어는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다. 그렇기에 < The Story Of Sonny Boy Slim >도 역시나 수작의 위치에 오를 만하다. 다만 결함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통시의 관점에 작품을 올려놓고 바라보면, 전작과 비교해 큰 차이 없이 이루어지는 송라이팅과 스타일링이 단점으로서 수면 위에 드러난다. 다시 말해 지난 음반과 모양새가 대체로 동일하다. 한 아티스트의 창작관이 완성돼가는 과정에서의 한 장면으로도 이를 풀어볼 수 있으나, 이러한 해석이 큰 기대와 비례하는 한계를 완벽히 가리지는 못 한다. 그래도 좋은 음반이 탄생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결과물 그 자체로는 < Blak And Blu >에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작품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여러 갈래로 훌륭하게 블루스를 해석해내는 새로운 소니 보이의 재능이 돋보인다.

 

2015/09 이수호 (howard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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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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