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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시심 어린 문체를 가진 소설가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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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자신의 작품에서 그리려고 하는 것은 존재의 피로감, 희망 없음이 주는 좌절감 같은 근원적인 정서적 상황이다. 그녀가 껴안는 인간의 근원적인 슬픔과 외로움은 우리가 어떤 욕망에 사로잡혀 바쁘게 살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를 끈덕지게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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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가,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소설집 『여수의 사랑』(1995년) 장편 『검은 사슴』(1998년)을 통해 드러나듯이 `인간의 근원적인 슬픔과 외로움을 보여주는` 작품을 발표해왔다. 작가 한승원 씨의 딸이기도 하다.

 

2005년 심사위원 7인의 전원 일치 평결로 한강의 「몽고반점」이 이상문학상으로 선정됐다. '이상문학상' 역사상 1970년대 생 작가로는 첫 번째 수상자인 한강은, 여타의 1970년대생 문인과 달리 진중한 문장과 웅숭깊은 세계인식으로 1993년 등단 이래 일찌감치 '차세대 한국 문학의 기수 중 한 명'으로 지목받아 왔다. 문학평론가 이어령은 이 작품에 대해 “한강의 「몽고반점」은 기이한 소재와 특이한 인물 설정, 그리고 난亂한 이야기의 전개가 어색할 수도 있었지만, 차원 높은 상징성과 뛰어난 작법으로 또 다른 소설 읽기의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라고 평했다.

 

또 다른 작품으로는 여행 산문이면서 소설이기도 한『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이 있다. 이 책은 여행에 관한 일반적인 지식이라곤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 여행기로, 작가의 감각이 만나고 받아들인 사람과 사물에 대해 기억에 의지해 재구성한 소설의 모습을 띠기도 한다. 알 수 없는 광기가 감도는 한 여성의 실종과 그녀를 찾으려는 인물들이 미로 찾기 같은 여정의 기록인 『검은 사슴』, 젊은 날의 상실과 방황을 진지하고 단정한 문체로 그려 보이는 『여수의 사랑』등이 있다. 타인이 주는 고통을 구도자의 행각처럼 받아들이고 끌어안는 것을 표현한 수상작 『아기부처』로는 '제25회 한국소설문학상'을 받았다.

 

『그대의 차가운 손』이라는 작품에서 저자는 이런 말을 했다. “새벽녘에 꾸었던 꿈, 낯선 사람이 던지고 간 말 한마디, 무심코 펼쳐든 신문에서 발견한 글귀, 불쑥 튀어나온 먼 기억의 한 조각들까지 모두 계시처럼 느껴지는 때가 있다. 바로 그런 순간들이, 내가 소설을 쓸 때 가장 사랑하는 순간들이다.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이지만 전혀 새로운 감각으로 부딪쳐오는 숱한 의문들, 짧고 강렬한 각성, 깊숙이 찌르는 느낌 속에서 나는 일종의 자유를 느낀다.”

 

데뷔 당시 젊다는 이미지의 1970년생의 작가라는 말이 나오며 주목을 받았지만, 한강은 신세대 작가답지 않은 정통적 소설문법과 섬세한 감수성, 그리고 비극적 세계관을 특징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한강은 2016년 5월 16일, 자신의 세 번째 장편소설 『채식주의자』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압축적이고 정교하고 충격적인 소설이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고 채식주의자』의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강은 터키의 오르한 파묵과 중국의 옌렌커, 앙골라의 호세 에두아르도 아구아루사, 이탈리아의 엘레나 페란트, 오스트리아의 로베르트 제탈러 등 총 6명의 작가가 최종 후보로 올라 경쟁했다. 『채식주의자』는 2007년에 출간된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소설 3편을 하나로 연결한 연작 소설집이다.

 

 

한강 작가의 대표작

 


 

채식주의자
한강 저 | 창비

『채식주의자』는 육식을 거부하는 영혜를 바라보는 그의 남편 '나'의 이야기이다. '영혜'는 작가가 10년전에 발표한 단편 『내 여자의 열매』에서 선보였던 식물적 상상력을 극대화한 인물이다. 희망없는 삶을 체념하며 하루하루 베란다의 '나무'로 변해가던 단편 속의 주인공과 어린 시절 각인된 기억 때문에 철저히 육식을 거부한 채로 '나무'가 되길 꿈꾸는 영혜는 연관고리를 갖고 있다.

 

 

 

몽고반점

한강 등저 | 문학사상 

심사위원 7인의 전원일치 평결로 2005년도 제29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 심사위원회는 한강의 <몽고반점>을 "형부와 처제의 정사라는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도발적 소재를 통해, 인간근원에의 회귀를 추구"하여 "육감적이고 관능적인 몸의 움직임을 통해, 에로스적 욕망의 종국과 그 비극적 파국을 그려낸 문제작"이라고 평가했다.

 

 

 

 

 

 

 

 

여수의 사랑  

한강 저 | 문학과지성사  

『여수의 사랑』에서 한강은 삶의 치욕들을 헤집어 작가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버리고 지운 기억을 되살리는 지난한 시간을 겪게 한다. 하지만 그 시간들은 '인간'이라는 상처를 안고 살아온 아픈 시간을 깨우는 뼈아픈 각성의 시간이며, 그때의 기억은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자가 동력을 가동하게 한다. 「여수의 사랑」 「질주」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진달래 능선」 「붉은 닻」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한강 저 | 열림원

"사랑이 아니면" 혹은 "사랑이 아니라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당신은 말할 수 있는가. 작가는 묻는다. 사랑 그 자체가 고통이 아닌가하고. 그는 대답한다. 사랑을 둘러싼 이별, 배신, 질투 같은 것들이 괴로운 것이지 사랑 그 자체는 그렇지 않다고. 수백 년씩 공사 중인 성당들. 우리는 그 성당의 완성을 보지 못한다는 말을 되뇌며 돌과 흙을 날랐던 이들. 사랑이 중요한가 사랑을 둘러싼 것들이 중요한가 하는 질문은 이처럼 끝없이 반복된다.

 

 

 

 

 

 

검은 사슴

한강 저 | 문학동네

알 수 없는 광기가 각 도는 한 여성의 실종과 그녀를 찾으려는 인물들이 미로 찾기 같은 여정의 기록이다.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떠난 의선, 삶에 절망하며 사는 인영과 명윤 등 마음의 심연 속에 상처를 안고 있는 인간들이 그 상처와 대면하는 이 이야기는 개인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의 폐부를 찌른다.

 

 

 

 

 

 

 

 

소년이 온다

한강 저 | 창비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강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한강은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어느덧 그 시절을 잊고 무심하게 5ㆍ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여전히 5?18의 트라우마를 안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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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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