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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뜨거운 필력과 날카로운 사유의 소설가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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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 김훈은 공식적인 평가와는 다른 각도에서 조명한 역사적 인물들을 고아한 문체로 복원해낸다.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과 같이 역사적 순간들을 살아갔던 개인의 내면에 초점을 둔 그의 주요작품들은 ‘비역사성을 품은 역사소설’이라 회자되며, 새로운 형태의 역사소설이 가능함을 평단과 독자들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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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5월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바 있는 언론인 김광주의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돈암초등학교와 휘문중,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하였으나 정외과와 영문과를 중퇴했다. 1973년부터 1989년 말까지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시사저널> 사회부장, 편집국장, 심의위원 이사, <국민일보> 부국장 및 출판국장, <한국일보>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사회부 부국장급으로 재직하였으며 2004년 이래로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훈이 언어로 붙잡고자 하는 세상과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선상에서 밧줄을 잡아당기는 선원들이기도 하고,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있는 자기 자신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민망하게도 혹은 선정주의의 혐의를 지울 수 없게도 미인의 기준이기도 하다. 그는 현미경처럼 자신과 바깥 사물들을 관찰하고 이를 언어로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하며, 무엇보다도 어떤 행위를 하고 그 행위를 하면서 변화하는 자신의 몸과 느낌을 메타적으로 보고 언어로 표현해낸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진우는 그를 일러 '문장가라는 예스러운 명칭이 어색하지 않은 우리 세대의 몇 안 되는 글쟁이 중의 하나'라고 평했다.

 

1986년 『한국일보』 재직 당시 3년 동안 <한국일보>에 매주 연재한 것을 묶어 낸 『문학기행』(박래부 공저)으로 해박한 문학적 지식과 유려한 문체로 빼어난 여행 산문집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으며 한국일보에 연재하였던 독서 산문집 『내가 읽은 책과 세상』(1989) 등의 저서가 있으며 1999∼2000년 전국의 산천을 자전거로 여행하며 쓴 에세이 『자전거여행』(2000)도 생태ㆍ지리ㆍ역사를 횡과 종으로 연결한 수작으로 평가 받았다.

 

그의 대표 저서로는 『칼의 노래』를 꼽을 수 있다. '2001년 동인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은 전략 전문가이자 순결한 영웅이었던 이순신 장군의 삶을 통해 이 시대 본받아야 할 리더십을 제시한다. 영웅 이순신의 드러나 있는 궤적을 다큐멘터리 식으로 복원하여 현실성을 부여하되, 소설 특유의 상상력으로 이순신 1인칭 서술을 일관되게 유지하여 전투 전후의 심사, 혈육의 죽음, 여인과의 통정, 정치와 권력의 폭력성, 죽음에 대한 사유, 문(文)과 무(武)의 멀고 가까움, 밥과 몸에 대한 사유, 한 나라의 생사를 책임진 장군으로서의 고뇌 등을 드러내고 있다.

 

이외의 저서로 독서 에세이집 『선택과 옹호』, 여행 산문집 『풍경과 상처』『자전거여행』『원형의 섬 진도』, 시론집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에 대하여』『밥벌이의 지겨움』, 장편소설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등이 있다.

 

 

김훈 작가의 대표작

 

칼의 노래

김훈 저 | 문학동네  

"무장 이순신의 실존적 고뇌"라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그려낸 『칼의 노래』는 "한국문학에 벼락처럼 쏟아진 축복"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01년 동인문학상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이 작품은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가 20세기 이후 가장 뛰어난 문학작품만을 선정 출판하는 '전 세계 문학총서'로 번역 소개되었다. 한국문학작품 중에서 이 시리즈에 선정 출판된 것은 현재까지 이 작품이 유일하다.

 

 

 

 

 

 

 

남한산성  

김훈 저 | 학고재 

작가 김훈의 신작 장편『남한산성』은 1636년 12월 14일부터 1637년 1월 30일까지 47일 동안 고립무원의 성에서 벌어진 말과 말의 싸움, 삶과 죽음의 등치에 관한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낱낱의 기록이다. 김훈 특유의 냉혹한 행간 뒤에 숨겨진 뜨거운 말의 화살들은 독자를 논쟁의 한가운데로 내몬다.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 살아서 더러울 것인가?" 작가는 주화를 편들지도, 주전을 편들지도 않는다. 다만 지도층의 치열한 논쟁과 민초들의 핍진한 삶을, 연민을 배제한 시각으로 돌아볼 뿐이다.

 

 

 

 

 

강산무진

김훈 저 | 문학동네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수상작가인 김훈의 첫 소설집. 병들고 시들어가는 인간의 몸에 대한 섬뜩하리만큼 리얼한 묘사가 돋보였던 단편 「화장」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그는,「언니의 폐경」으로 다시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여전히 '소설가'로 불리길 수줍어하며 자신을 '자전거레이서'라 불러 달라 하지만, 이제 그는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한 지 오년 만에 세 개의 문학상을 거머쥔 온전한 '소설가'이다. 「화장」「언니의 폐경」「강산무진」등 총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자전거 여행

김훈 저/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자전거 여행』은 김훈 산문의 정수(精髓)라 할 만하다. 언젠가 그는 "나는 사실만을 가지런하게 챙기는 문장이 마음에 듭니다"라고 말한바 있다. 그의 언어는 그렇게, 언제나, 사실에 가까우려 애쓴다. "꽃은 피었다"가 아니라, "꽃이 피었다"라고 고쳐 쓰는 그의 언어는, 의견과 정서의 세계를 멀리하고 물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진술하려는 그의 언어는,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정확한 사실을 지시하는 그의 언어는, 오히려 한없이 아름답다. 엄격히 길에 대해서, 풍경에 대해서만 말하는 그의 글 속에는, 그러나 어떤 이의 글보다 더욱 생생하게 우리 삶의 모습들이 녹아 있다.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에 대하여

김훈 저 | 생각의나무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는 김훈이 수년간 여러 매체에 기고해 온 시론을 책으로 묶었다. 그는 무사유의 시대를 풍자적 위악의 언어로 헤집고 본질을 간파하는 단독적 인문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오랜 언론인 생활에서 얻은 직관과 명석한 판단력, 그리고 흔들림 없는 지성의 사유는 김훈 산문의 본령을 차지한다. 그의 문장은 단호하면서도 은유적이고, 시적이면서고 논리적이고, 비약적이면서도 겸박하다. 삶의 안과 밖을 두루 아우른 산문의 휘황함이 여기에 있다. 논객 특유의 뜨거운 필력과 우직하게 정곡을 찔러 들어가는 날카로운 비판적 지성의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칼럼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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