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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가까이 자리한 또 하나의 거실
하이드 파크,큐 가든
국내에도 베란다 텃밭이나 화단을 가꿔 꽃과 식물을 즐기는 이들이 많지만, 영국에서는 ‘가드닝Gardening’이 범국민적인 취미다. 하루만 런던을 거닐다보면 공원과 정원에 대한 영국인의 각별한 애정을 읽어낼 수 있는데, 식료품 매장이 대표적이다. 꽃과 허브, 묘목을 찾는 이들이 많다보니 아예 매장 한쪽 부스를 플라워 코너로 채워 생필품처럼 판매한다.
자연 가까이 자리한 또 하나의 거실
국내에도 베란다 텃밭이나 화단을 가꿔 꽃과 식물을 즐기는 이들이 많지만, 영국에서는 ‘가드닝Gardening’이 범국민적인 취미다. 하루만 런던을 거닐다보면 공원과 정원에 대한 영국인의 각별한 애정을 읽어낼 수 있는데, 식료품 매장이 대표적이다. 꽃과 허브, 묘목을 찾는 이들이 많다보니 아예 매장 한쪽 부스를 플라워 코너로 채워 생필품처럼 판매한다. 1년 내내 개인 정원을 애지중지 가꾸는 영국인도 부지기수. 항간에 “음식은 프랑스식으로 즐기고, 생활은 영국집에서 하라”는 말이 있듯 집 형태에 따라 정원의 크기는 다르지만 어떻게든 그 공간에 꽃을 심고 가꾼다.
사실 런던에선 굳이 개인 정원을 갖지 않더라도 아쉬울 건 없다. 대중을 위해 개방된 공원과 정원만 무려 3000여 곳에 이르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도심에 자리한 공원을 분주히 가르며 출퇴근을 하고, 점심시간에는 샌드위치를 즐기며 자연이 선물한 ‘럭셔리 피크닉’을 만끽한다. 주말 하이드 파크는 조깅과 축구를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들로 흡사 운동장을 방불케 한다. 느긋한 마음으로 하루 반나절 크고 작은 런던의 정원과 공원을 산책하는 것은 어떨까? 야생화가 우거진 시골길을 느끼듯 그대로의 자연을 만나며 자연의 고마움을 새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런더너들의 가장 완벽한 휴식처
하이드 파크 Hyde park
런던 심장부에 자리한 하이드 파크는 8곳의 왕실 공원 가운데서도 ‘맏형’격이다. 위치나 규모, 인지도 면에서도 단연 뛰어나다. 워낙 스케일이 크다보니 주변 지하철역만 해도 세 곳. 350에이커에 달하는 부지는 서울대학교 캠퍼스와 맞먹는다. 공원 내 조성된 인공 호수 서펜타인 레이크Surpentine Lake 주위를 걷다보면 조정 경기, 레이싱 보트 같은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은 이 하이드 파크 구석구석을 최대한 활용해 높이뛰기, 철인 3종 경기 등 다양한 경기를 열기도!
당초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소유지였던 공원은 헨리 8세가 본인의 사냥터로 사용하면서 한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던 암흑기가 있었다. 그러나 찰스 1세가 1637년 런던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환원하며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주말 아침은 하이드 파크가 가장 아름다운 때. 수 세기를 살아온 울창한 고목나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귀여운 청설모, 말을 타고 순찰하는 경찰관, 유모차를 몰고 산책 중인 주부…….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공원과 교감하는 모습에 여유가 묻어난다. 사우스 켄싱턴 가든과 이웃한 만큼 두 곳을 모두 둘러봐도 좋을 듯. 자연을 대하는 데 정해진 법칙이 없듯 그저 자기만의 방식으로 즐기면 된다.
open 오전 5시~자정
tube Marble Arch, Hyde Park Conner, Hyde Park Conner
add. Westminster, London W2 2UH
contact www.royalparks.org.uk
영국의 모든 식물을 품은 왕립 식물원
큐 가든 Kew Garden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원’으로 불리는 큐 가든은 전 세계 진귀한 식물들로 가득한 영국 원예학의 ‘심장’이다. 런던 서쪽 큐 가든 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자리하며 식물원 전체를 둘러보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릴 만큼 볼거리로 가득하다. 3만 종이 넘는 식물, 700여 명의 정원사와 식물학자, 국보급 건물 네 곳을 포함한 덕분에 200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등 여러 기록들이 이를 증명한다. 부지가 넓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큐가든 익스플로어 티켓(성인 1인 4파운드)을 구입하면 30분 간격으로 순회 열차를 탈 수 있다. 오전 11시, 오후 1시 30분 하루 두 차례 진행하는 무료 워킹 투어 프로그램이 있으니 참고할 것.
이곳에서 으뜸으로 꼽는 곳은 1761년 지어진 ‘팜 하우스palm house’.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온실은 실내 가득 희귀한 열대 식물들로 가득해 세계 학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팜 하우스 앞으로 펼쳐진 장미 정원 역시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한다. 큐 팰리스Kew Palace와 퀸스 가든Queen’s Garden 역시 빼놓을 수 없다. 1631년 런던의 유명 상인 사무엘 포트리Samuel Fortrey가 완성한 큐 팰리스는 과거 조지 3세와 가족들이 머물던 별장. 뒤편으로 자리한 퀸스 가든은 300여 년 전 지어진 정원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open 오전 9시30분~오후 6시
tube Kew Gardens
add. Royal Botanic Gardens, Kew, Richmond, Surrey, TW9 3AB
contact 020 8332 5000, www.ke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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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영국에 살고 있지만 런던 방문은 언제나 설레는 여행자. 이야기가 있는 삶과 사람을 동경하는 서른 중반의 둥근 인격체. 문청文靑의 꿈을 안고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나왔으나 낯선 도시와 문화를 마주하는 일에 매료돼 오랜 시간 여행&라이프스타일지 기자로 근무했다. 네이버 윙버스 [트래비] [럭셔리] 에디터를 거쳐 2012년 영국에 정착했다. 비 오는 날의 얼 그레이, 평일 오후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주디 덴치의 영국식 악센트와 장미향 가득한 리젠트 파크는 언제 즐겨도 좋다. 해를 거듭할수록 ‘클래식’이야말로 영국의 참 멋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는 중이다. 가끔씩 노루와 꿩이 출몰하는 정원 딸린 작은 집에서 생활하며 [매거진B] [디자인] [아레나 옴므] 등에 크고 작은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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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정원, 앤티크, 애프터눈 티, 펍, 스포츠, 6가지 클래식 테마 여행 여행자들이 꼽는 최고의 도시, 런던을 깊이 있고 우아하게 여행하는 법 여행 전문 기자로 일하다 런던으로 건너가 프리랜스 컨트리뷰터로 활동 중인 박나리 작가가 3년 동안 취재하며 집필한 책으로, 브리티시 전통의 키워드로 런던의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