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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최규석 작가, “<미생>보다가 직장생활 힘들면…”

인간 대접 받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화제의 네이버 웹툰 『송곳』 단행본 3부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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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네이버 웹툰, 최규석 작가의 『송곳』이 창비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2013년 12월부터 연재된 『송곳』은 3부까지 마무리가 됐고, 현재는 휴재 중이다. 『송곳』은 외국계 대형 마트를 배경으로 주인공 이수인이 회사의 부당해고에 대항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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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을 보며 동병상련한 직장인이라면 이제 『송곳』을 읽어보면 어떨까. 화제의 네이버 웹툰 <송곳>이 단행본 3부작으로 출간됐다. 『송곳』은 외국계대형 마트 ‘푸르미’를 배경으로 부당해고지시를 받은 주인공 ‘이수인’과 노동운동가 ‘구고신’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형적인 영웅적 캐릭터에서 벗어나 있는 두 주인공과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벌어지고 있는 노사분쟁을 묘사, 여기에 최규석 작가 특유의 블랙유머까지 보태져, 무거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인기 웹툰으로 사랑 받았다. 『송곳』은 우선 재밌다. 또 현실적이다. 작가가 눈에 보이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음에도 현실을 살고 있는 독자들의 마음을 후빈다. 작가의 전작 『울기엔 좀 애매한』처럼, ‘웃기엔 좀 애매할’ 수 있지만 재밌고 또 슬프다.

 

만화평론가 김낙호는 “『송곳』은 그저 우리들의 구차하고 처절한 일상적인 사회생활 안에서 인간 대접을 받기 위해 싸우는 평범한 사람들을 보여줄 따름이다. 그래서 더욱 소중한 필독서”라고 평했다. 『송곳』은 드라마, 영화 등 2차 판권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오는 6월 중 네이버에서 4부 연재를 재개할 계획이다.

 

한편 최규석 작가는 전작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습지생태보고서』, 『대한민국 원주민, 『100도씨』, 『울기엔 좀 애매한』 ,지금은 없는 이야기』 등으로 독자들과 만나왔다.

 

 

노동운동을 멋있게 그려보고 싶었다


지난 4월 13일, 서울 광화문에서 『송곳』 최규석 작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최규석 작가는 “노동운동을 멋있게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활극물 같은 것도 생각해봤지만 결국엔 한국 상황을 반영하면서, 주인공을 멋지게 표현하는 방향으로 그리게 됐다”고 밝혔다.

 

『송곳』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2008년부터 생각했던 작품이다. 6월민주항쟁을 그린 『100도씨』를 펴낸 이후, 노동운동에 대한 만화를 그려보자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 사실 취재를 하면서 몇 번 포기했다. 능력이 안 돼서 몇 달 쉬다가 또 취재하다가, 마지막으로 포기하려는 시점에서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위원장을 만나게 됐다. 위원장님이 기본적으로 나랑 성격이 비슷했다. 사람들이랑 친해지는 것도 싫어하고, 여러 명 앞에서 나설 캐릭터가 아닌데 어쩔 수없이 나서게 된 것도 그렇고. 그 전에 만났던 노동운동가 분들은 내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지점이 있었는데, 김경욱 위원장을 만나면서 그 지점들이 많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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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문제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웹툰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의도했던 목표가 어느 정도는 이뤄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송곳』을 그릴 때 목표가 있었다. 노동운동을 멋있게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보통 젊은 사람들은 노동 운동이 시대에 뒤쳐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집회 분위기나 문화들이 왜 이렇게 구리냐고 한다. 나 역시 어릴 때, 똑같이 생각했기 때문에 “머리띠가 구리면 머리띠를 멋있게 만들자”고 생각했다. 지금은 연재 초기에 했던 생각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외부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보다는 인물을 어떻게 그려낼까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수인 과장의 실존 모델인 김경욱 위원장은 『송곳』을 읽고 어떤 반응을 보였나.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즐기신 것 같다. 항상 대중이나 언론이 자신의 일부분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이 내가 처음이라고 했다.

 

주인공을 모두 남자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여자 캐릭터를 그리는 걸 어려워한다. 여자 옷도 그렇고 머리고 그렇고. 내가 패션감각이 떨어지는 편이라서 시대에 뒤쳐지는 그림이 나올까 봐 자제한다. 요즘은 브로맨스가 대세 아닌가? 괜히 남자, 여자 엮으려다가 망한다(웃음). 주인공 이수인 과장은 내 성격도 많이 반영됐다. 실제 노조 간부 분들을 보면 활발하고 넉살이 좋은 캐릭터가 많은데, 나는 정반대를 그리고 싶었다. 이런 리더십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독자들의 리뷰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댓글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웬만하면 다 읽는다. 댓글이 모두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고용노동부 공무원이라고 밝혔던 독자 분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 공무원이 됐을 때는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초심을 잃었다는 이야기였다. 『송곳』을 읽고 자신이 지키려고 했던 게 무엇이었는지 되새기게 됐다고 했다. 또 노조 간부들의 자제 분이 댓글을 단 적이 있는데, 부모님이 하는 일이 뭔지를 알게 돼서 좋았다고 하더라.

 

『송곳』이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강조했던 메시지는 선악 대결이 아니라는 거다. 엄밀하게 따지면 선악으로 구별이 될 텐데, 개개인들을 살펴보면 모두 훌륭한 사람이 아니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잡았던 줄기는 ‘멋있는 인간 두 명이 타인을 위해서 죽도록 고생한다’는 이야기였다.

 

언제쯤 『송곳』을 마무리할 계획인가.


내년 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초 기획보다 1년이 길어졌다. 책상 앞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싶진 않아서 빨리 끝내고 싶다. 시기의 문제는 한 번 파업을 하고, 끝이 날 것 같다.

 

직장생활을 그린 윤태호 작가의 『미생』과 많이 비교되고 있다.


『송곳』 기획 단계일 때, 『미생』을 봤는데 쌍용차 분향소를 찾아가는 장면이 나왔다. 그래서 “혹시 노조를 만드나?” 싶었다. 장그래가 노조를 만들면 나는 할 게 없으니까. 어느 자리에서 윤태호 작가를 만났는데 “노조를 만듭니까?” 물었더니, “걱정 말라”고 했다(웃음). 독자 분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미생』을 읽다가 회사 상황이 안 좋아졌을 때, 『송곳』을 보면 좋지 않을까(웃음).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은.


하고 싶은 건 많다. 뭘 하든 사회적인 색채가 빠질 수는 없을 것 같다. 주인공은 그렇게 훌륭하지 않은 사람을 그리고 싶다. 훌륭한 사람들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아무래도 사회나 정부로부터 외압을 많이 받는, 정치적으로 반대파인 경우가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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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세트최규석 글,그림 | 창비
『송곳』은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습지생태보고서』 『대한민국 원주민』 『100도씨』 『울기엔 좀 애매한』 『지금은 없는 이야기』 등으로 한국 만화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해온 최규석 작가의 신작 장편 만화이다. 외국계 대형 마트에서 벌어지는 부당해고에 대한 대항을 좇는 이 작품은 현실에 굴복하지 못하는 주인공 이수인과 냉철한 조직가 구고신이 대형 마트 ‘푸르미’를 배경으로 등장해 노조를 결성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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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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