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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의 생각을 알기 위해 동물 드로잉을 시작

『지금 시작하는 동물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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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동물을 실감나게 그릴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들은 많다. 하지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동물과 그리는 사람 사이의 교감을 만드는 데 먼저 집중한다는 것이다. 겉모습이 아닌 동물의 내면을 그리고 싶다면, 종이에 바쁘게 옮겨 그리기 전에 동물들을 천천히 오랜 시간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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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한 번으로 이미지가 저장되는 사진에 비해 오랜 관찰 후에 손으로 다시 옮겨야 하는 그림은 완성되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뭔가에 시간을 들이면 집중하게 되고, 자세히 보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대상은 그려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그리는 사람을 향해 말을 걸기 시작한다. 사진이 일방적이라면, 그림은 상호 교감적이다. 그래서 즉각적인 사진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완성되는 그림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걸지 모르겠다.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으로 드로잉의 기쁨을 알려준 저자의 세 번째 책 『지금 시작하는 동물 드로잉』이 출간되었다. 반려묘의 생각을 알기 위해 동물 드로잉을 시작한 저자가 끝에는 동물들이 존재하는 이유와 의미까지 고민하게 된 건 우연이 아니다. 그리기 위해 유심히 동물들을 관찰하다 보니 겉으로 보이는 형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반려동물을 향한 관심과 애정은 인간에게 상처받은 동물, 다른 생명을 향한 연민과 존중으로 이어져 교감과 공존의 가치를 그리는 방법을 고민하게 했다.

 

‘드로잉’이 단순히 재료와 기법을 과시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리는 이유와 과정을 담는 실천임을 주장하는 저자는 관찰하고 그리는 것만큼 동물과 교감하기 좋은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드로잉을 하는 과정에서 동물들과 더 많이 교감하게 되면 드로잉은 단순히 한 장의 그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동물들과의 공존을 모색하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동물들이 나름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인간이 싼값으로 먹기 위해 수백만 마리씩 공장식 농장에 몰아넣을 대상이 아님을 인식하게 되길 바란다”는 철학자 피터 싱어의 추천사처럼, 주변의 동물들을 바라보던 시선의 온도 자체를 바꿔야 제대로 된 드로잉을 시작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동물을 실감나게 그릴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들은 많다. 하지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동물과 그리는 사람 사이의 교감을 만드는 데 먼저 집중한다는 것이다. 겉모습이 아닌 동물의 내면을 그리고 싶다면, 종이에 바쁘게 옮겨 그리기 전에 동물들을 천천히 오랜 시간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 관심과 사랑을 느낀 동물들이 우리를 향해 말을 걸어올 때까지 말이다. 교감이라는 바탕 위에 그려진 그림보다 더 좋은 그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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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동물 드로잉오은정 저 | 안그라픽스
이 책은 ‘여름에 그린’ ‘가을에 그린’ ‘겨울에 그린’ ‘봄에 그린’이라는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 가지 주제를 통해 다양한 각도로 동물을 생각하고 감상하며 드로잉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보고 느끼고 마음에 새기고 끄적이며 단순하고 순수하게 그리는 행위의 즐거움, 즉 ‘동물을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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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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