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오늘 나에게 약이 되는 말
따지고 보면 내게 은근히 많은 것들
축복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이 있다. 누군가도 나를 보며 그렇게 느낀다는 것. 내게도 남들이 부러워할 축복이 은근히 많다는 것. 내가 누군가를 보며 부러워하는 동안 누군가는 나를 보며 부러워하고 있다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지.
아들은 모든 게 불만이었다. 엄마한테 물려받은 곱슬머리부터 아버지를 닮아 굵어 보이는 목, 조금만 높았으면 좋았을 콧대, 네 식구가 살기에는 비좁은 아파트, 미팅에서 만난 여자애들이 어딘지도 모르는 변두리 동네, 남들에게 내세울 수 없는 아버지 직업, 몇 푼 아끼려고 청승을 떠는 엄마, 취업 삼수생 주제에 자존심만 하늘을 찌르는 누나,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게 짜증스러웠다. 그렇게 모인 짜증이 늦잠 때문에 폭발했다.
수업에 늦어 신경질을 부리다가 며칠 전부터 은근히 별러온 엄마에게 외려 혼이 나고 말았다.
오전 수업 내내 딴생각을 하다가 점심시간이 되었다. 삼각김밥을 사 와서 포장을 뜯는데 휴대전화 알림음이 울렸다. 엄마에게 이메일이 와 있었다.
옷을 걸치고 있으며
머리 위에 지붕이 있어 잠을 잘 장소가 있고
냉장고에 음식까지 있다면
당신은 지구에 사는 75퍼센트의 사람들보다 부유한 것입니다.
은행이나 지갑에 돈이 있고
집 어딘가에도 여윳돈이 있다면
당신은 이 세상 8퍼센트의 상위층 부자에 속합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픈 데가 없다면
이번 주를 넘기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할
무수한 사람에 비해 당신은 축복을 받은 것입니다.
전쟁의 위험이나 투옥의 괴로움,
고문의 고통이나 굶주림의 쓰라림을 겪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불안한 나라에 사는 5억 명의 사람들에 비해
축복을 받은 것입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시고 이혼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대단한 축복을 받은 것입니다.
그런 경우는 부유한 국가인 미국에서도 흔한 일 아닙니다.
얼굴에 미소를 띠우고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안다면
당신은 크나큰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많은 이가 그것을 알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거나
안아주거나 어깨에 손을 얹어줄 수 있다면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남의 아픔을 덜어주고 감동을 주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이중으로 축복을 받은 것입니다.
첫째는 누군가 당신을 생각해 이 글을 보내주었고,
둘째는 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세상 7억이 넘는 문맹자들에 비해
축복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당신이 누리고 있는 축복을 세어보세요.
얼마나 많은 축복에 둘러싸여 있는지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세요.
그들과 함께 축복을 나누며 살아가세요.
오늘 약말 - 축복
SNS가 활발해지면서 타인의 일상을 쉽게 들여다보게 된다. 동시에 어쩔 수 없이 비교하는 마음이 끼어든다. 끊임없이 남들이 가진 좋은 것들과 내게는 없는 것을 비교하며 괜한 자격지심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이 있다. 누군가도 나를 보며 그렇게 느낀다는 것. 내게도 남들이 부러워할 축복이 은근히 많다는 것. 내가 누군가를 보며 부러워하는 동안 누군가는 나를 보며 부러워하고 있다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지.
내게 없는 것에만 마음을 흘려보내지 말고 남들에게는 없는, 내게 주어진 축복에 마음을 담아보자. 하나씩 꼽다 보면 반드시 놀라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오늘 나에게 약이 되는 말』의 일부입니다
오늘 나에게 약이 되는 말한설 저 | 위즈덤하우스
『오늘, 나에게 약이 되는 말』은 스테디셀러 『배려』의 저자 한설이 지칠 때마다 힘이 된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머뭇거릴 때, 괜한 분노에 마음이 괴로울 때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었듯, 이 책이 당신에게도 순한 처방전이 되기를 바라며 약이 되는 이야기와 낱말들을 엮어 담았다. 일상에 치여 중요한 것을 놓치는 현대인에게, 인생의 의미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다시금 따뜻한 마음을 일깨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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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태그: 오늘 나에게 약이 되는 말, 한설
우리 삶을 어디론가 데려가는 것은, 우리가 자주 쓰는 언어의 영혼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행동하는 대로 살아가게 되니까. 신문기자를 하다가 전업작가로 돌아섰으며, 사람들이 스스로와 주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에 늘 관심을 기울인다. 『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 『배려』 『스물아홉, 늦었다고 하기엔 미안한』 등을 썼다.
<한설> 저11,520원(10% + 5%)
어제에 지친 당신에게 보내는 낱말 처방전 56가지 오늘 당신에게 약이 되는 말 우리는 매일 수많은 이야기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뉴스, 소설, 드라마, 영화, SNS나 친구들과의 대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이야기들. 그중에는 너무 자극적이라 쉬이 잊을 수 없는 이야기도 있고, 대부분은 스치듯 금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