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토 원종우 “기록되지 않은 문명 존재해”
『태양계 연대기』원종우 저자와의 만남
『태양계 연대기』는 인류가 기록하지 못한 시대의 문명과 역사를 추적하는 ‘거대한 구라’다. 저자 원종우는 지금과 같은 고도의 문명이 이전의 지구에도 존재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태양계 안에서 증거들을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이것은 SF 한류의 창세기다
『태양계 연대기』는 장대한 서사의 ‘구라’다. 비유하자면 팩션에 가까운 이 이야기는 과학적 근거들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거대한 추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파토’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저자 원종우는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고대 문명의 비밀을 찾기 위해 태양계에 주목했다. 그리고 지구와 화성,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또 다른 행성 사이에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문명이 존재했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대체 이 이야기를 어디에서부터 믿고, 또 어디에서부터 의심해 봐야 할까. 그 해답의 실마리는 지난 19일, 대학로에 위치한 벙커1에서 열린 『태양계 연대기』의 저자 강연회에서 밝혀졌다.
‘파토’ 원종우와 독자들의 만남에는 특별한 손님이 함께했다. 바로 김민식 MBC 드라마 프로듀서다. 그는 『태양계 연대기』가 <딴지일보>에 연재되던 시절부터 애독하던 독자 중 한 사람으로, 이번 책의 출간을 기념하며 다음과 같은 추천사를 남기기도 했다.
한국의 드라마는 SF 속 상상력에서 많은 이야기를 빌려왔다. 이제 그 빚을 갚을 기회가 왔다. 원종우의 《태양계 연대기》. 이 하나로 한국의 SF는 그간 해외 작가들에게 진 빚을 갚는다. 한국이 만든 상상력의 산물 중 가장 거대하고 위대한 구라를 만나보시라. 이것은 SF 한류의 창세기다. (『태양계 연대기』 추천사 중)
김민식 PD가 ‘SF 한류의 창세기’라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는 『태양계 연대기』는 지난 2010년 1월부터 7개월 동안 ‘외계문명과 인류의 비밀’이라는 이름으로 16회에 걸쳐 <딴지일보>에 연재되었던 이야기다. 연재 당시 <딴지일보>의 콘텐츠 중 최다 클릭수를 기록할 정도로 큰 화제가 되었고, 2011년에는 동명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리고 3년여가 흐른 지금 『구라 논픽션 외계문명과 인류의 비밀』은 보다 많은 근거들로 무장해 『태양계 연대기』로 옷을 갈아입고 독자들을 다시 찾아왔다.
그 안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명확하다. 오래 전 태양계에는 세 개의 행성으로 이루어진 제국이 있었고, 그들의 역사는 장엄했고 문명은 위대했다는 것. 그러나 1만 2천 년 전에 발생한 비극으로 생명이 넘쳐나던 화성은 살해됐다는 것. 당시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또 하나의 행성이 있었고 그 잔해는 지금 소행성으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자칫 단순한 공상처럼 보일 수 있는 이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게 된 이유는, 그 밑바탕에 과학적 근거들이 속속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팟캐스트 방송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 있네>를 진행하고 있는 저자 원종우는 1999년에 <딴지일보>에 합류한 이후로 15년 동안 음악(그는 음악 평론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문화, 역사, 과학 등을 주제로 수백 편의 글을 써왔다. 2012년에는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유럽편』을 출간해 역사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원종우는 역사와 과학, 문화 모두를 아우르는 방대한 지식을 자랑한다. 『태양계 연대기』에 담긴 그의 주장과 근거들이 허무맹랑하기보다는 솔깃하게 들리는 이유다.
UFO의 고향은 화성?
지구와 화성, 그리고 그가 ‘행성 Z’라고 명명한 제3의 행성이 하나의 제국을 건설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앞서, 저자는 외계인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이 광대한 우주 속에 만약 우리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이다”라는 칼 세이건의 말을 인용하며, 외계인이 존재한다는 것은 과학계의 정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외계인이 존재하다면 그들은 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가.
“어딘가에 외계인이 존재하는 것과 우리가 그들과 교류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항성)과의 거리는 4.37 광년인데요, 빛이 4.37년을 가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구에서 태양까지는 8.19 광분 거리이고,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1.3 광초입니다. 즉, 지금 인간이 갈 수 있는 곳은 달까지이니까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까지 도달할 수도 없는 겁니다. 지금 인간이 만든 로켓을 이용해서 그곳까지 간다면 편도로만 10만 년이 걸립니다.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발표한 특수 상대성 논리의 기본 개념에 따르면 어떤 물체도 광속보다 더 빨리 가지 못하고, 최대한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가려고 해도 기술적 원리적인 문제들이 있죠.”
외계인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존재라는 이야기다. 또한 여기에는 한 가지 한계가 더 존재하는데, 그들의 진화의 속도, 그리고 그들이 문명을 만들어 내는 속도가 우리와 일치하지 않으면 교통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간혹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UFO의 정체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저자는 UFO에 관한 경험담과 사진, 영상 등이 대부분 신뢰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단언한다. 거짓말이거나 착각이거나 조작된 것이라는 이야기다. 99%의 증거와 증언들이 그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할 만한 사진들이 몇몇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그것이 정말 UFO라면 그들은 어떻게 올 수 있었을까요? 광년으로 온다고 해도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또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만들려면 많은 경제적 투자가 필요할 텐데 말이죠. 그렇게 생각해 보면 그들이 가까운 곳에서 오는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4.37 광년보다 더 가까운 곳이라고 한다면, 태양계 안에서 오는 게 아닐까 전제해 볼 수 있는 것이고요. 현재 태양계에는 명왕성을 제외한 8개 행성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후보는 화성입니다.”
저자는 화성 탐사선이 발견한 물이 흘렀던 흔적, 탐사선에 의해 촬영된 영상에서 확인되는 기이한 구조물들-튜브의 형태를 하고 있거나 금속의 재질로 이루어진 것 같은 구조물들-을 근거로, 화성에 생명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건 과학적인 얘기입니다. 실제로 화성에는 강뿐만 아니라 상당히 큰 바다가 있었을 거라는 것이 정설이에요. 지금 화성에는 대기가 거의 없죠. 하지만 강이 형성되었던 시점에는 흐르는 물이 있었다는 건데 그건 대기가 충분히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0~100℃ 의 온도가 항상 유지되었다는 증거이고요. 그러므로 생명이 있었을 거라는 예측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주류 과학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 한 때 화성에 생명체가 살았다면, 지금의 화성은 왜 폐허가 된 모습으로 남은 걸까. 이에 대해 저자는 화성에 큰 규모의 충돌이 발생했을 거라고 말한다. 미국의 그랜디캐니언보다 훨씬 큰 계곡인 ‘매리너스 협곡’과 에베레스트 산의 3배에 달하는 높이로 태양계에서 가장 큰 산인 ‘올림포스 산’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 근거이다. 저자 원종우는 이 현상들을 모두 충돌의 흔적으로 보고, 그로 인해 화성에 존재하고 있던 생명체들이 모두 멸종했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생명이 탄생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면, 문명이 존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음을 지적했다.
UFO의 발신지로 추론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지점은 바로 ‘소행성대’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이곳에 예전에는 하나의 행성이 있었을 거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가 ‘행성 Z’라 이름 붙인 행성이 사라진 후 흔적처럼 남아있는 것이 지금의 ‘소행성대’라는 것.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태양계 내의 행성들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천문학적 법칙인데요. 이 법칙에 따르면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행성으로 소행성대가 나옵니다. 지금의 소행성대가 있는 자리에 예전에는 행성이 있었다고 추론해볼 수 있는 것이죠. 지금 남아있는 소행성대는 그 행성의 잔해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가능한 것입니다. 과학자들 중에서도 저와 같은 해석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리고 소행성 에로스에 간 무인 탐사선이 촬영한 사진을 보다 보면 자연물처럼 보이지 않는, 직각으로 이루어진 구조물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소행성의 뿌리가 되는 행성에 존재했던 무엇이 남아있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거죠.”
지금과 같은 문명이 과거에도 있었다면?
원종우 저자는 화성에서 물의 증발로 생명이 죽어버린 시점과 행성 Z가 파괴된 시점이 ‘잃어버린 지구의 문명’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가 잃어버렸다고 말한 고대 문명은 일 만 년 이전에 지구에 존재했던 것으로, 지금까지 이어지지 않고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문명을 의미한다. 우리 문명의 역사는 만 년 밖에 되지 않고 그마저도 기록으로 남아있는 역사는 몇 천 년 밖에 되지 않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지구에는 우리가 모르는 문명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고 지금의 인류는 그것을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찬란한 문명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이집트 문명인데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는 아랍어로 화성이라는 뜻입니다. 화성 혹은 승리자라는 의미로 쓰이죠. 이집트와 화성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걸까요? 주류 학자들의 기준으로도 피라미드는 4500년이 됐는데, 그러면 BC 2500년이라는 이야기가 되거든요. 단군 신화보다도 오래 전에 건설됐다는 겁니다. 2톤 무게의 돌덩이 수백만 개를 인력으로 쌓는 일이 당시에 가능했다는 건데, 말이 되나요?”
아마도 약 12000년~13000년 정도 전에 지구, 화성, 행성 Z에 파국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저자는 같은 맥락으로 피라미드의 진실에 접근한다. 당시 지구에 닥친 대재앙으로 문명이 사라지고,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이 남아있는 흔적과 기억을 이용해 피라미드를 만들었을 거라는 이야기다. 피라미드뿐만 아니라 바알베크의 ‘임산부의 돌’과 이집트 아스완에 남아 있는 미완성 오벨리스크 등을 근거로, 그는 당시의 문명이 지금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원시적이지만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크로마뇽인은 현대인과 같은 종족입니다. 크로마뇽인이 처음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는 약 5만 년 전이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역사책을 통해 알고 있는 문명은 길어야 1만 년이에요. 4만 년의 공백이 있는 거죠. 우리가 만 년 동안 일군 문명을 만들어낸 두뇌가 크로마뇽인들에게는 4만 년 동안 있었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인간이 가진 과학 기술 문명이 300~400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크로마뇽인에게) 4만 년이라는 시간이 있었다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명이 적어도 한 두 번은 있었을 수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외계인의 존재에 대한 논란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어느덧 잃어버린 문명의 흔적들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져있었다. 저자는 세 행성(지구, 화성, 행성 Z)의 관계와 그곳에 살았던 생명체들의 기원을 모세의 이야기에서 찾는가 하면, 지구에 닥친 대재앙의 실체를 찾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노아의 방주 이야기와 유사한 이야기들에 주목하기도 했다. 그 이야기들 사이에 어떤 연결 고리가 있고, 현재의 프리메이슨과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태양계 연대기』 안에서 직접 확인하길 권한다. 단, 원종우 저자의 다음의 이야기는 잊지 말 것.
“과학은 그럴듯한 것과는 다릅니다. 그럴듯한 말로 그럴듯하게 예측하는 건 과학이 아니라 추론이죠. 추론은 만들어내기 쉽지만 문제를 찾아내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태양계 연대기』의 밑바탕에는 과학적인 근거들이 깔려 있지만 그럴듯한 추론 역시 많이 들어있습니다. 가끔씩 독자들이 ‘이게 사실입니까?’라고 묻는데요, 저는 그냥 ‘(설마) 그렇겠습니까?’라고 대답합니다. 과학적 배경으로 제가 추론한 이야기인데 사실이라고 말하는 건 사이비 종교 같잖아요(읏음). 그래서 ‘비슷한 이야기도 있겠죠’ 라고 말할 뿐입니다.
『태양계 연대기』 이야기가 사실일 가능성이 0%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사실이거나 사실에 근접한 요소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독자분들께서 재미로 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이 이야기가 사실은 것처럼 누군가를 설득하시지는 않는 게 좋을 것 같고요(웃음). 앞으로 과학에 의해 발견되는 것들을 보시면서 ‘진실은 뭘까’ 추론하고 맞춰보는 재미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태양계 연대기원종우 저 | 유리창
현대의 건축기술로도 불가능한 기자의 대피라미드는 어떻게 건설됐을까? UFO 현상의 진실은 무엇일까? 고대 암벽화에 나타난 우주인 혹은 외계인 모양의 그림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 이런 궁금증이 이 책의 출발이다. 고고학 유물, 고대사 관련 도서, 고대 문학작품, 성서에 현대 천문학 연구 성과까지 섭렵한 저자는 마침내 엄청난 가설을 세웠다. BC. 1만 500년 이전 초고대에 지금 인류의 문명보다 훨씬 발전한 초고등문명이 있었다는 것. 이때 화성과 행성 Z이 전쟁을 벌여 행성 Z은 산산조각이 났고, 화성은 생명이 살수 없는 별로 괴멸됐다는 것. 이는 실로 상상력의 소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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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가 가르쳐주지 않는 유럽의 내면 당신의 역사적 상식에 물음표를 던진다! 모든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때문에 우리는 승자가 감추어둔 이면의 역사를 놓칠 가능성을 늘 내재하고 있다.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에 관한 지식이 과연 진리일까?”라는 단순한 물음에서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