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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젊은 신부가 느낀 프란치스코 교황 – 진슬기, 임의준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펴내 가장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교황의 이야기 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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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슬기, 임의준 신부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을 담은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를 펴냈다. 진슬기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람들에게 직접 전한 이야기를 번역했고, 임의준 신부는 이야기에 알맞은 따뜻한 그림을 그렸다.

지난해 3월, 가톨릭교회의 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적인 행보가 연일 화제다. 그는 첫 강론에서 가난한 자들을 위한 교회를 선언했고 자신의 생일에는 노숙자들을 불러 아침식사를 함께했다. 또 110년 관행을 깨고 교황 관저가 아닌 게스트하우스 ‘성녀 마르타의 집’을 거처로 정했고, 가난한 나라의 주교를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작고 오래된 소형차, 금제 십자가 목걸이 대신 흰색의 성직자 예복과 소박한 검정 구두, 은제 십자가를 착용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82년 만에 탄생한 비유럽권 출신 교황이자, 최초의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향,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이다. 이러한 타이틀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검소한 추기경’,  ‘낮은 자세로 가난한 이들을 찾아다니는 목자’의 모습으로 전 세계인에게 기대와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교황의 방한은 198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방문 이후 25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리는 한국을 첫 번째 아시아 방문국가로 선택했다. 지난 3월, 교황의 방한 소식이 전해진 후로 대한민국은 종교인, 비종교인 구분할 것 없이 큰 기대감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기다려왔다. 출판계 역시, 교황의 방한을 책으로 반겼다.  『교황의 편지』 『교황님의 트위터 『복음의 기쁨』 등이 출간됐고, 특히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는 최근 2주 동안 예스24에서 약 400권이 판매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진슬기, 임의준 신부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람들에게 전한 가르침을 편안한 문체로 번역한 책이다. 진슬기 신부는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중,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상을 접하고 혼자 보기에는 아쉬운 마음에 번역을 하기 시작했다. 진슬기 신부가 SNS에 올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상은 교계를 넘어 빠르게 전파됐고, 교황의 방한을 맞아 책으로 묶이게 됐다. 임의준 신부는 평소 특기를 살려 따뜻한 삽화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전했다. 두 사람이 책을 펴내며, 기대한 바는 단 하나다.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교황의 진실된 의중을 알기를 바랐다.

 

제발 부탁 드립니다. 삶을 발코니에서 관망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도전들이 있는 그곳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삶을 살아가고자, 좀 더 발전시키고자 애쓰는 이들이 여러분께 도움을 청하는 ‘그곳’ 말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투쟁, 빈곤을 타파하려는 몸부림, 참된 가치들을 위한 고군분투, 매일 직면하게 되는 이러한 삶의 투쟁에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135~136쪽)

 

 

만나고-진슬기,임의준

임의준, 진슬기 신부(오른쪽)

 

Coraggio avanti(용기를 가지고 앞으로)!


프란치스코 교황(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의 방한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198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방문 이후 25년 만의 교황 방한이다. 교계에서 바라보는 입장, 신부로서 교황을 맞이하는 마음이 특별할 것 같다.


임의준: 개인적으로 교황님이 오시는 것에 대해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이랄까? 이번에 책을 만들면서 교황님을 깊이 있게 알게 됐고 궁금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우리가 너무 지나치게 기대하면 우리가 기대하는 방향과 다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너무 큰 생각을 갖기보다는 환영하는 마음으로 교황님을 맞이하고 싶다.

 

진슬기: 먼발치지만 로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뵌 적이 있다. 지난 4월, 교황님이 로마 그레고리안대 신학생들을 교황청에 초청했는데, 교황님 앞에서는 사제들도 일반 시민들과 다르지 않다. 손 한 번이라도 잡고 싶어 하는 마음이랄까(웃음). 우리는 사제이면서 또한 신자이기 때문에 가장 큰 교회의 어른이 우리를 만나기 위해 온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 기대감이 분명히 있다. 임의준 신부의 말처럼, 밝고 긍정적인 감사와 함께 염려하는 마음도 없지 않다. 지나치게 열광하고 과열되는 분위기랄까. 지금 한국 사회에서 가톨릭을 보는 시선이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은데, 단순히 보여지는 행사로만 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한국에서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가 개최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아시아 최초로 이뤄졌다.


진슬기: 아시아에서 가톨릭이 가진 위상이나 영향력은 유럽이나 남미에 비해서는 무척 미미하다. 하지만 한국 교회가 아시아 내에서 나름 활력 있고 미래가 밝아 보이는 가능성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방한이 이뤄진 게 아닐까 싶다. 또 유일하게 남북이 분단되어 있어 화해와 평화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힘을 실어준 게 아닐까? 감히 초짜 신부의 생각이다.

 

이번 방한 때,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날 기회가 있나?


임의준: 공식적으로 따로 만날 기회는 없을 것 같다. 오는 16일에 열리는 광화문 시복식에 많이 참여하는데, 방송사 자문위원으로 파견되어서 TV로만 교황님을 뵐 수 있을 것 같다. 진슬기 신부는 아버님이 많이 편찮으셔서 유학 중에 잠시 귀국한 거라, 따로 행사 참여는 어려운 상황이다.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를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진슬기: 2년 전에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을 가게 됐다. 말을 배워야 하는데 단순히 문법책으로는 안 될 것 같았다. 선배들이 “네가 좋아하는 영화나 영상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귀가 트일 것”이라고 말해줬는데, 영화는 너무 말이 빨라 도저히 이탈리아어를 들을 수가 없더라. 그러다 우연히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영상을 보게 됐는데, 굉장히 쉽고 천천히 말하셔서 귀에 박혔다. 강세나 뉘앙스 같은 게 마치 할아버지가 사랑스러운 손자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내용도 무척 좋아서 혼자 듣기에는 아까워서, 자막을 입혀 영상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이 반응을 보여줬다. 열심히 청취를 하던 한 선배가 책을 내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을 줬다.

 

전문 번역가가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진슬기: 이탈리아어를 완벽히 아는 것도 아니라서, 처음에는 거절했다. 미루고 미루다, 올해 6월에 아버님의 병환이 깊어져 귀국을 했는데, 그 찰나에 교황님의 방한이 확정되면서 책을 만들게 됐다. 교황님의 인기 때문에 어록들이 많이 돌아다니지만, 맥락이 빠진 한 문장으로는 본뜻을 제대로 전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황님 이야기를 풀 버전으로 하는 책이 있으면, 좋은 감동을 선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임의준 신부는 그림으로 책에 참여했다. 그간 『기도의 ABC』, 『성경 읽는 재미』의 삽화를 그린 이력도 있다.


임의준: 내 나름대로 교황님에 대한 애정 표현이랄까. 실제로 내 그림을 보면 심심한 그림일 수 있는데, 내가 잘하는 것으로 교황님의 방한을 환영하고 싶었다(웃음).

 

만나고-진슬기,임의준

 

서로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그림, 글은 무엇이었나?


진슬기: 신자 분들은 바로 알 텐데, 못 자국이 난 예수님의 손을 그린 그림이 있다. 바닥에 있는 손은 그 누구의 손일 수도 있다. 삽화가 완성되기 전에 이 그림을 보게 됐는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다른 어떤 스킨십보다 따뜻함, 든든함이 느껴졌다. 이런 마음을 갖게 하는 게 신앙이고, 교황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의준: 책의 머리말에도 나오는데, “Coraggio Avanti(용기를 가지고 앞으로)!”라는 교황님의 유행어를 듣고 용기를 많이 얻었다. 사실 전문적으로 번역이나 그림을 전공하지도 않은 젊은 신부가 책을 낸다는 게, 어떻게 보면 도드라질 수 있는 행동이라는 생각에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교황님의 이 말씀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 우리의 순수한 의도를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고, 교황님의 유행어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웃음).

 

교황님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인데, 제목을 읽고는 약간 놀라웠다. 친근하면서도 조금 가벼운 표현이 아닐까? 하는 염려가 있었을 것 같다.


진슬기: 실제 교회 내에서도 말이 많았다. 이렇게 가벼운 용어를 써도 되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뒷담화’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평이한 표준어였다. 책 속 QR 코드를 통해 영상을 볼 수 있는데, 그 맥락을 보면 좋겠다.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라는 말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실제 하신 말씀이다. “여러분들, 뒤에서 험담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한 게 아니라, “성인이 되는 가장 쉬운 방법 하나 알려줄까요?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라고 하셨다. 공식석상에서 풀어서 이야기를 하실 수도 있었지만 실생활에서 확 다가오는 말로 표현하셨다. “험담하지 마세요”라는 말보다 이런 식으로 직역하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임의준: 이 책은 교황님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지만, 교황님의 사진이 한 장도 실리지 않았다. 모두 그림으로 표현했다. 좀 더 친근하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교황님에 대한 책이 정말 많이 나왔는데, 책들을 보면 다 무겁다. 정자세로 읽어야 하는 책들이 대부분인데,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는 그냥 편하게 가방에 아무렇게나 넣고 시시때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꼭 신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진슬기: 신앙이나 교황님이라는 존재가 그래야 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신앙이라는 맥락 안에서, 교회의 수장으로서의 교황님은 권위를 가져야 하고 어떤 가치로서 고귀해야 하지만, 그 고귀함이 실생활과 단절된 것이라면 의미가 없다. 언제든지 손쉽게 이해할 수 있고 살아낼 수 있어야, 가치가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볼 필요도 없고 정독할 필요도 없다. 꼼꼼히 읽는 정독((精讀) 말고, 느끼는 것으로써의 정독(情讀)을 하면 좋겠다.

 

번역을 하면서 가장 와 닿았던 말씀은 무엇이었나?


진슬기: 책에 ‘사자후’라는 챕터가 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사르데냐섬에 찾아가서 하신 말씀이다. 최근 사르데냐는 섬 인구는 4천 5백 명인데 비해, 난민이 무려 5만 명이나 된다. 이탈리아가 최근 경기 침체로 힘들어하는데 이집트, 리비아 등 아프리카에서 난민들까지 이렇게 몰려오니 낙천적인 이탈리아 사람들이라도 힘들어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 곳을 찾은 교황님은 “용기를 내라며 공직자들이나 교회의 성직자들이 그저 따뜻하게 미소만 지으면 안 된다. 우리 모두의 지력을 합하여 연대감을 갖고 이 역사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직접 한 가정의 가장처럼 행동하길 원하는 말씀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 말로만 “힘내세요”라고 하는 게 아니라 먼저 움직이고자 하는 교황님의 마음에 감동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 있어서 가장 감명을 받았던 일은?


진슬기: 말이 아니라 행동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생각하는데, 교황님이 ‘세계 병자의 날’에서 병자 한 명 한 명을 다 만져주고 안아주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모자를 선물하니까, 그걸 바로 쓰시면서 “내 모자는 너 줄게”라고 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나의 자리 때문에 ‘내가 이 자리에서 이러면 안 되겠지?’라고 지레 겁을 먹는데, 교황님은 “왜 안 되는데?”라고 반문하는 것 같다. “너 왜 못하는데?”가 아니라, “다들 힘들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본인이 먼저 본을 보여주신다.

 

임의준: 어릴 때 학교에서 뜀틀 뛰기를 하면, 가까이 갈수록 뜀틀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 내가 넘을 수 있을까? 걱정을 하다가도,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주면 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교황님의  글을 읽으면 단순한 삶의 지혜인데도 그것이 단순하게 여겨지지 않고 생명력이 있게 느껴지는 건,  정말 그 분이 자신의 말대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해보리라’는 용기가 생긴다.

 

만나고-진슬기,임의준


임의준 신부는 2007년, 진슬기 신부는 2011년에 사제품을 받았다. 신부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임의준: 초등학생 때부터 성당에 다녔는데, 미사 때 성체라고 예수님의 몸을 나누어 먹는 의식이 있다. 신자들이 먹는 건 5백 원짜리 정도 크기의 빵인데, 신부님은 멀리서도 보여야 하기 때문에 두 세배 큰 크기의 빵을 드신다. 어린 나이에 그게 탐이 나서 신부님께 “나도 그걸 먹고 싶다”고 했더니, “그럼 신부가 돼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 이후부터 신부에 대한 마음이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웃음). 다른 직업들도 상상해봤지만 결국 신부가 되는 걸로 통합이 됐다. 멋있는 빵집을 만들고 싶기도 교사가 되고 싶기도 했는데, 신부가 하는 일을 보면 다르지 않다. 우리는 매일 빵을 쪼개고 강론을 하고 있으니까(웃음).

 

진슬기: 고등학교 2학년 때 영세를 받았으니 가톨릭계에 입문한 게 꽤 늦은 나이였다. 당시에는 가족들이 한 명도 신앙을 갖고 있지 않았다. 영세를 받으면서 무작정 신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는데, 지금 보면 신부의 제의가 기사 망토처럼 보이기도 한 것 같다. 나풀거리는 제의를 입어보고 싶은 마음과 함께 사제로 사는 게 그냥 막연하게 좋았는데, 중요한 건 그런 마음이 변치 않았다는 거다. 신부가 되기로 결심을 하고 신학교에 지원했는데, 당시 영세를 받은 지가 오래되지 않아서였는지 입학 원서를 받아주지 않았다. 일반대학을 들어가서 마음이 바뀌지 않으면 졸업하고 다시 오라고 대답을 받았는데, 성질이 급하고 마음이 자주 변하는 편인데도 신부에 대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웃음). 군대까지 다녀왔는데도 마음이 변하지 않아서 ‘나 같은 사람도 정말 불러주시는 구나’ 싶었다.

 

진슬기 신부는 현재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유학은 어떻게 가게 되었나?


진슬기: 관할주교님이 ‘너 어디를 가라’하면 우리는 따라야 한다. 첫 사제품을 받고 본당에 나가서 신나게 보좌 신부를 맡고 있었는데, 공부를 더 하고 오라고 하셨다. 일곱 살 때부터 계속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웃음) 또 다니라고 하셔서 공부하고 있다.

 

임의준 신부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에 있으면서, 태릉선수촌 성 세바스티아노 성당 담당 사제다. 태릉선수촌의 미사는 어떨지 궁금하다.


임의준: 강론을 길게 하면 선수들이 힘들어 한다. 새벽 6시부터 운동을 하고 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항상 경쟁에 노출되어 있는 선수들 아닌가. 힘든 생활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대부분 신앙이 하나씩 있는 경우가 많다. 성적이나 등수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따뜻하고 인간적인 관심이 필요한데 신앙을 통해 위로를 받는 것 같다.

 

만나고-진슬기,임의준

 

비종교인이 가톨릭에 대한 잘못 이해하고 있는 편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임의준: 오해는 무지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잘 알지 못해서 생기는 오해에 대해서는 책임이 쌍방에게 있다. 우리도 그만큼 알려주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부터 반성해야 한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한을 계기로 그동안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던 것들이 많이 알려지고 바로 세워졌으면 좋겠다.

 

진슬기: 한 가지는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기독교’라는 용어를 개신교를 지칭할 때만 사용하는데, ‘기독교’는 ‘그리스도’에서 파생된 말을 한자로 바꾼 단어다. 다른 나라에서는 개신교나 천주교, 성공회 등을 모두 포함한 단어로 사용하는데 우리나라만 다르다. 가끔 방송을 보다가 놀랄 때가 있는데, 성당을 소개하면서 개신교 용어로 다 바꿔서 프로그램을 만든다. 단순히 우리 것을 써야 한다가 아니라, 존중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언론, 출판계에서 자신의 신앙을 떠나서 기준을 잡아줬으면 좋겠다.

 

교회가 점점 부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인가?


진슬기: 우리가 속한 가톨릭교회가 가난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세계의 많은 난민들이 굶주리고 죽어가고 있는데, 신부, 목사가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으니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건,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이상을 좇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가 부자라고 한다면, 잔고액이 많다고 한다면, 줄이는 게 핵심이 아니라 그 돈을 필요로 하는 곳에 잘 쓰도록 하는 게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임의준: 뭔가 목적을 갖고 돈을 모을 때, 어느 순간에 그 돈을 써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 같다. 좀 더 모으면 더 중요한 곳에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머뭇거리는데,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것도 중요하다. 조금 더 모아서 더 좋은 일에 쓰자고 생각하다 보면,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우리가 좀 더 움직여야 하고, 돈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마음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 마음을 주려면 먼저 사람이 가야 한다.

 

어떤 독자들에게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를 추천하고 싶나?


임의준: 2주 전, 캄보디아에 살면서 선교를 하고 있는 신부님 가족들 만났다. 마침 책이 나온 타이밍이라 선물로 드렸는데, 무척 좋아하셨다. 이 분처럼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누군가가 읽더라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선물하고 싶다.

 

진슬기: 교황님의 이야기니까 너무 종교적이지 않을까?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 오히려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급박하게 돌아가는 세상에 살면서 ‘나는 왜 잘 안 풀리지?’라고 실망하고 낙담하는 분들이 읽으면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교황님의 말씀은 “너희들은 이걸 더 해야 해”가 아니라, “너 지금 잘하고 있어. 그런데 힘들지? 나도 같이 갈 테니까 조금 더 힘내 보자”다. 시대의 어른으로부터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많은 독자들이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주는 교황님의 마음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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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저/진슬기 역/임의준 그림 | 가톨릭출판사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람들에게 직접 전한 가르침을 모은 책이다. 그래서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우리 삶과 직결된 이야기들이다. 연인들에게 하는 이야기, 가족들에게 하는 이야기, 가난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책에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어렵지 않고 이해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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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저/<진슬기> 역/<임의준> 그림18,000원(10% + 1%)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람들에게 직접 전한 가르침을 모은 책이다. 그래서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우리 삶과 직결된 이야기들이다. 연인들에게 하는 이야기, 가족들에게 하는 이야기, 가난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책에서 우리 한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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