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 신작 소설과 아이티 혁명사
7월 1주 신간
영리해야 살아남는 세상,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투명인간』이 나왔다. 성석제가 2년만에 내놓는 장편소설이다. 인류에 자유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아이티 혁명사를 심도 깊게 다룬 역사책, 『아이티 혁명사』도 주목할 만한 신간이다.
투명인간
성석제 저 | 창비
영리한 세상, 바보 같은 한 사람이 있었다
우리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성석제가 2년만에 새 장편 『투명인간』으로 돌아왔다. 특유의 입담과 해학은 여전하고, 시대와 개인을 묘사하는 문장은 통쾌하다. 모두 영리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이 버텨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묵묵히 우리 곁을 지켜온 그의 일생이 우리가 잊고 있던 주변의 누군가를 돌아보게 하고, 굴곡의 역사 가운데 던져진 개인의 운명을 생각하게 한다.
아이티 혁명사
로런트 듀보이스 저/박윤덕 역 | 삼천리
식민지 독립전쟁과 노예해방
21세기 들어 노예무역, 이주, 인종, 탈식민주의 문제는 세계 역사학계의 가장 중요한 주제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이 책은 아이티혁명 200주년에 맞춰 하버드대학 출판부에서 출간되어 언론과 학계에 주목을 받았다. 『아이티혁명사』는 C. L. R 제임스의 『블랙 자코뱅』이 나온 뒤 오랜만에 나온 아이티혁명사 개설서이다. 큰 틀에서 제임스의 견해를 따르고 있지만, 혁명가 투생 루베르튀르의 전기 형식으로 서술된 『블랙 자코뱅』의 한계를 넘어 아이티 사회와 카리브 해 노예들의 삶을 복원했다는 평가다. 듀크대학 교수 로런트 듀보이스는 아이티혁명의 현재적 의미를 짚어 내며, 자신을 포함한 오늘날의 인류가 ‘아이티혁명의 후예’라고 표현했다. 그러고는 다양 문헌 사료와 편지, 일기, 구술 자료, 역사 그림 등을 바탕으로 치밀한 분석과 고증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한다.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
슈테판 클라인 저/전대호 역 | 청어람미디어
세계 최고의 과학자 13인이 들려주는 나의 삶과 존재 그리고 우주
우리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는 독일의 저명한 과학저널리스트 슈테판 클라인이 미국, 유럽, 인도 등에서 활약하는 과학자 13인과 나눈 대화를 묶은 책이다. 단순히 과학자의 삶과 이론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랑, 기억, 정의, 타인 등 주제별로 정리했다. 책에 실린 과학자 면모를 살펴보면, 대중적으로 알려진 제레드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다양한 과학자가 있다. 과학의 보편성과 과학자의 개별성에서 오는 팽팽한 긴장감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프라하, 소풍
전선명 저 | 북노마드
당신이 프라하에서 할 수 있는 것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인 전선명의 프라하 ‘생활 여행’ 에세이. 저자는 애니메이션 감독인 남편과 함께 공부하기 위해 체코 프라하로 떠났다. 1년 넘게 머물며 프라하 곳곳을 누비며 기록했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예술가 부부의 생활 여행답게 벼룩시장, 잡화점, 헌책방, 인형극장, 문방구 등 체코 특유의 문화 공간을 향한 애정이 드러난다. 찻잔, 인형, 문구에서 풍겨오는 동유럽 특유의 오래된, 느린, 빛바랜 느낌이 빚어내는 아스라한 분위기가 책 안에 잘 녹아 있다. 화려한 관광은 아니지만, ‘동유럽’이라는 이름의 정서를 기록해내기에 충분한 ‘일상 여행’이다.
하버드 중국사 청 중국 최후의 제국
윌리엄 로 저/기세찬 역 | 너머북스
하버드대 특별 기획, 중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21세기 화두는 단연 중국이다. 중국의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이 책은 하버드대에서 기획한 중국사, 청나라 편이다. 저자 윌리엄 로는 ‘청’이 근대 서구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쇠퇴한 내향적이고 폐쇄적인 ‘중국 왕조’라는 표준적인 학설에 도전한다. 서구 중심주의를 지양하고 새로운 중국사 서술을 개척한 조너선 스펜스의 계보를 이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청대사 전문가인 저자가 쓴 이 책은 기념비적인 연구서인 『케임브리지 중국사』의 청대사 3권을 포함한 최신의 국제적인 청대사 연구 성과를 종합했다다. 저자가 논의하는 청 제국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표적과도 같다.
공부방 창업 다이어리
김갑선 저 | 사물을봄
공부방 창업부터 안정적 유지까지
창업을 고민하고는 있으나 뚜렷한 아이디어가 없다면 공부방 창업으로 시선을 돌려보는 게 어떨까. 사상 초유의 취업난과 비정규직 시대에 평생직장의 꿈을 이룬 한 젊은이의 수기다. 20대 평범한 여성이 공부방을 열고 원장님이 되기까지, 이 책은 저자가 어떻게 창업을 준비하고 운영하였는지를 본인의 경험을 동원하여 설명한다. 공부방을 준비하는 예비 선생님뿐만 아니라 진로를 걱정하는 많은 청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도시 해킹
브래들리 L. 개럿 저/오수원 역 | 메디치미디어
정글 탐험보다 더 매혹적인 도시 탐험
2012년 3월, EU(유럽연합)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인 ‘더 샤드The Shard’가 완성되었다. 하지만 이 건물은 이미 개럿에 의해 완벽하게 ‘공간해킹’된 후였다. 젊은이 하나가 삼엄한 경계를 뚫고 시공 현장을 모두 둘러보고 글과 사진을 기록으로 남기자 언론은 개럿을 대서특필했다. 이후 수많은 도시해킹 팀이 탄생했다. 일본에도 폐허탐험이 유행하고, 중국에서 건축중인 상하이 타워도 점거 당했다. 이 책의 저자 브래들리 개럿은 도시탐험을 통해 평소에는 범접하기 어려운 고층 꼭대기부터, 깊숙한 지하터널까지 도시의 다양한 층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장을 덮고 나면, 평면과 직선의 도시가 뾰족뾰족한데다 지하미로를 갖춘 입체물로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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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모아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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