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고려진의 웹툰으로 들여다본 세상
첫사랑, 그 가슴속에 담아둔 이야기
『우연일까?』,『여자만화 구두』설렘 가득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
우리는 ‘첫사랑’이란 단어만으로도 풋풋하고 순수했던 추억을 쉽게 떠올린다.
우리는 ‘첫사랑’이란 단어만으로도 풋풋하고 순수했던 추억을 쉽게 떠올린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첫사랑의 이름과 모습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남성의 78%가, 여자는 90%가 선명하게 기억한다고 답했다, 우리는 왜 첫사랑을 가슴에 담아두고 지낼까?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첫사랑이 진화되어 가는지 여기 두 웹툰을 통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 작가 : 남지은(글), 김인호(그림)
- 내용 : 15살의 첫사랑을 28살이 되어서 만나게 된다면 우연일까, 운명일까? 오랜만에 후영과 홍주가 우연히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후영은 혜지의 첫사랑이었고, 홍주는 혜지와 친한 친구이다. 여기에 홍주를 바라보는 준호와 혜지를 바라보는 경택까지 더해지면서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다채로워진다.
- 감상 TIP : 만나야 할 사람은 결국 만난다는 ‘인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웹툰이다. 단행본에서는 각 주인공들의 심리묘사가 더해진 에피소드가 추가되어있는데,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하는데 도움을 준다.
- 작가 : 박윤영
- 내용 : 아픈 첫사랑으로 인해 사랑을 두려워하게 된 스물여덟 살의 신지후는 아픈 첫사랑으로 인해 사랑을 두려워한다. 그러던 중 직장 상사인 오태수를 좋아하게 되며 벌어지는 연애과정을 그렸다.
- 감상 TIP : 제목에도 알 수 있듯 여자가 그린, 여자를 위한 '여자만화'이다.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가지기도 하고, 때로는 사랑에 회의를 느끼기도 하는 여자의 심리를 여러 캐릭터를 통해 잘 그려냈다. 호감에서 시작해서 연애가 시작되는 모든 과정에서 연인이라면 느껴봤을 감정들을 세밀하게 포착했다.
그 아무것도 몰랐던 스무 살의 나는 학과 전체가 듣는 교양수업에서 하필 그 애가 내 옆자리에 앉게 되었을 때 그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미팅에서 만났던 남자애가 같은 수업 옆자리에 앉은 그 사소한 우연을.
<여자만화 구두> 외전
후영 : “진짜 전혀 몰랐어?”
홍주 : “어~ 진짜 몰랐지! 언제 그려서 붙인거야? 근데 미농지에 그린거 보니까 딱 대고 그린 그림 같던데? 맞지?”
‘내가 그림 그렸다는 거 말고... 내가 널 좋아했다는 사실 말야... 그걸 몰랐냐고 묻는거야... 이 바보야!’
<우연일까> 20화
첫사랑은 작은 우연을 타고 찾아온다. 수업시간에 옆자리에 앉게 된 상대처럼, 마음이 무방비인 상태에서 찾아오기 쉽다. 그래서 서투르고, 머뭇거리고, 때로는 후회하기도 하지만 그 과정자체가 첫사랑을 더 신비롭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작은 행동에 쉽게 들뜨기도 하고, 또 불쑥 던진 말에 좌절하기도 하며 그렇게 감정의 기복을 달린다. 다채로운 감정의 집합체, 그 다양한 감정이 공존하기에 첫사랑은 특별하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이다.
사실 난... 잊은 것도 아니고, 정리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뎌진 것도 아니고, 그때의 기억을 그대로 토막 낸 채 묻어뒀던 거다. 스스로 치유할 자신이 없어서...피가 철철 흐르는 모양 그대로... 내 안 가장 깊숙한 곳에 묻어뒀던 거다. 그리고 그 애를 잊는 대신 그 상처를 묻어뒀단 사실을 잊고 살았다.
<여자만화 구두> 14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흐르니까... 너와의 기억은 너무 어렸던 사랑에 대한 '경험'이 되더라. 세상에 흔해빠진 인연은 넘쳐나고 운명같은건 애초에 없었으니까. 그래도 세상 어딘가엔 꼭. 반드시. 반드시 있었으면 좋겠어. 그래도 결국은 서로 사랑하게 될 그런 두 사람이.
<여자만화 구두> 외전
첫사랑은 말 그대로 순서에 따라 처음한 사랑이라고 볼 수 있지만,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 사랑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매순간 기억하진 않더라도, 술에 취하거나 추억이 담긴 음악을 들으면 첫사랑은 또렷이 살아난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첫사랑은 더 진한 여운을 남긴다. 다가온 사랑에 겁을 내기도 하고, 가볍고 쉽게 마음을 열기도 하고... 이후의 사랑에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는 첫사랑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과장님... 저한테 뭐 하실 말씀 없으세요? 설마... 정말 머리 얘기하려고 저희 집 앞에서 기다리셨던 거예요? 집 앞까지 와서 그 시간까지 기다리고... 정작 하고 싶은 말은 하지도 못하고... 참 바보같네요... 우리 둘 다요...
<우연일까> 30화
지금 이 순간 비행기 안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하늘마저 모두 채워버리려 하는... 내 안에 넘치는... 설렘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뜻밖의 상대에게 전해 받은 한통의 러브레터처럼...내가 닿을 곳, 나와 함께하는 사람, 내 삶의 모든 것,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설렘과 함께 작은 확신하나가 고개를 들어 나직이 말하는 것 같다. 이모든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우연일까> 65화
누구나 사랑을 이루는 것은 어렵다. 첫사랑은 더욱 그렇다. 확률상 처음으로 하는 사랑을 이루는 게 쉽지 않아서도 있지만, 무언가에 ‘처음’이라는 것은 그만큼 아는 것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머리의 지식보다 가슴의 감정으로 순수하고 풋풋한 추억을 만들기에, 비록 이루어지지 않아도 첫사랑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 당신의 가슴속에 첫사랑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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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마음속에는 소녀감성이 있고, 익숙해진 삶의 패턴 속 에서도 여전히 서툴고 실수투성인... 어쩌면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저는 평범한 ‘그녀’입니다. 저를 포함한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의미 있게 되짚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공감과 이해를 통해 조금씩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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