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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좀 더 쉽게 발견하기 위한 방법
요리의 맛을 극대화 시켜주는 5가지 유용한 팁!
그동안 제가 요리를 하면서 터득한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재료에 따라 맛을 끌어내는 방법은 다 각각이지만, 재료와 상관없이 ‘맛을 발견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맛을 좀 더 쉽게 발견하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그동안 제가 요리를 하면서 터득한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재료에 따라 맛을 끌어내는 방법은 다 각각이지만, 재료와 상관없이 ‘맛을 발견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맛을 좀 더 쉽게 발견하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소금간을 마스터하자
소금간은 요리의 기본 중 기본입니다. 적당한 소금간은 음식의 맛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주지요. 그런데 요리책의 레시피를 보면 정확한 그램 수는 없고, ‘소금 약간’ ‘소금 적정량’이라고만 쓰여 있습니다. 처음 요리를 하시는 분은 참 당황스럽지요. 왜 그렇게 쓸까 저 역시 궁금해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 그러니 그렇게 쓰는 게 맞겠다 싶었습니다. ‘간’이야말로 ‘짜다, 싱겁다’를 느끼는 개인차가 너무 심한 부분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 소금간에 점수를 매긴다면 ‘커트라인’은 있겠지만 최고점은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 커트라인 안에 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리 혈액의 염도는 0.9%라고 합니다. (물 1리터에 소금 10그램을 녹인 것이 1%의 염도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간단히 말해 혈액의 염도보다 낮으면 싱겁게 느껴지고 높으면 짜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국물 한 그릇에 대략 어느 정도의 소금이 필요한지 감이 잡히시겠지요? 그래서 몇 그램을 넣었을 때 어떤 맛이 난다는 걸 알아내셔야 합니다.
그러면 이제 필요한 것은 본인만의 계량입니다. 어떻게 잡았을 때 1그램인지 2그램인지 알아봐야 합니다. 요리를 공부할 때는 그립테스트라고 해서 한 번씩 집어보고 그게 얼마나 되는 양인지를 알아보기도 하는데, 저는 디지털 저울을 쓰면서 연습을 합니다. 그런데 저울이 없다면? 좀 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연습하다보면 됩니다.
2. 제철을 알아두자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저는 꼭 쫄깃한 새조개를 먹습니다. 특히 샤부샤부는 진짜 맛있습니다. 껍데기를 벗겨내고 내장을 제거한 새조개를 야채와 함께 준비해두면 더 필요한 것은 다시마 육수뿐입니다. 새조개 제철이면 안면도까지 가서 먹을 때도 있습니다. 또 10월, 11월에는 가끔 꽃게가 풍년이라는 뉴스도 나오는데, 그럴 때면 저는 꼭 알이 찬 꽃게를 사다가 쪄먹습니다. 찜통에 찌기만 하면 되니 깨끗이 씻는 게 조리 과정의 전부입니다. 일본에서는 “소개팅 때 맘에 안 드는 사람이 나오면 게를 먹어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제철 꽃게는 맛이 좋아서 상대와 얘기할 시간도 없다는 뜻이랍니다. 저도 예전에 소개팅을 했을 때 맘에 드는 여자분이 나왔는데, 그분이 저더러 게를 먹으러 가자고 하더군요. 순간 당황했지만 막상 같이 먹어보니까 말을 더 잘했습니다. 정말 맛있다고 말이지요. 그분과는 게만 맛있게 먹고 헤어졌습니다만.
음식을 맛있게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좋은 재료를 쓴다는 것입니다. 좋은 재료라는 건 제철에 나는 재료이겠지요. 재료가 좋으면 반 이상 먹고 들어갑니다. 그 재료만으로도 맛이 풍부해지니까요. 새조개 철이다! 꽃게 철이다! 기억을 많이 해둘수록 요리의 기본점수가 올라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철재료에는 어떤 것이 있고 또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알아보려고 네이버에 ‘제철재료’라고 쳤더니,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자세히 알려주네요. 그림까지. 음... 취향대로 몇 개쯤은 외워두시면 좋겠습니다.
3. 귀찮음을 감수하자
요리를 하다보면 자신과의 싸움의 연속입니다. 이건 안 넣어도 될 거야, 이렇게 안 해도 될 거야. 하나하나 귀찮아집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빼다보면 나중에 맛도 단순한 초간편 요리가 되고 말지요. 당연한 말이지만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원칙을 지킬수록 요리의 퀄리티가 높아집니다.
<마스터셰프 코리아> 면접을 앞둔 때였습니다. 요리를 다 해가지고 가야 하는데, 마침 반찬가게는 폐업해서 전기도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가게에 있던 장비도 활용하지 못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요리를 해야 했습니다. 그때 제 최종목표는 ‘가지젤리를 곁들인 오리가슴살구이’였습니다. 오리고기를 수비드(밀폐한 후 저온으로 오래 조리하는 방법)로 하고 싶었는데, 기계가 없으니 지퍼백을 사서 펌프로 공기를 빼고 물을 끓여 온도계를 꽂고 적정온도를 맞춘 뒤 두 시간을 계속 지켜봐야 했습니다. 감자도 그렇게 했지요. 결국 그렇게 완성해서 면접 때 가져갔는데 강레오 셰프님이 오리고기를 보더니 “색이 잘나왔네요” 한말씀 해주셨습니다. 귀찮게 생각했다면 오리고기를 그냥 구워버렸겠지요. 그러면 그렇게 색이 안 나왔겠고, 저는 탈락했겠지요.
귀찮음에 무릎 꿇지 않으려면 요리를 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는 편이 좋습니다. 갑자기 생각나서 후다닥 해먹는 것도 좋지만, 제대로 요리를 하고 싶고 제대로 음식을 먹이고 싶으면 계획을 먼저 세워보는 겁니다. 재료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준비를 조금씩 해두고 순서를 정해놓고 해나가면 완성단계는 어렵지 않습니다.
4. 도구를 활용하자
요리책에서 무슨 채를 썰라고 했는데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그러면 그 순간 귀찮아지고 하기 싫어집니다. 실제로 해봐도 채 썰다가 싫증이 나기 십상입니다. 그럴 때 초퍼라는 도구를 사용해보세요. 정말 지겨운 일이면 도구를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건 푸드프로세서입니다. 전체 조리시간을 단축시켜줍니다. 좋은 걸 쓸수록 갈고 다지는 것은 물론 빵반죽까지 해주는 온갖 기능이 있지요. 능률이 오르면 그만큼 요리가 재미있어지고 가장 중요한 맛내기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투자하고 싶지 않다면, 게다가 손이 많이 가는 요리는 하고 싶지 않다면 계량컵, 계량스푼만이라도 꼭 준비해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요리책의 레시피를 보고 따라하는 단계라면 말이죠. 요리책에 나온 대로 만들어보려고 따라하는 건데, 계량이 제대로 안 되면 비슷한 맛이 나올 수 없겠고, 그러면 요리 자체가 재미도 없어질 테니까요.
그런데 도구를 쓰면 문제는 늘어나는 설거지입니다. 귀찮은 일이지요. 저의 노하우를 말씀드리자면, 같이 먹는 사람이 있다면 미리 말을 해둡니다. “요리는 내가 잘해줄 테니 설거지만은 네가 해줘.” 결벽증이 있는 사람은 설거지까지 자기가 해야 직성이 풀리던데, 저는 결벽증은 없지만 대부분 제가 하게 되더군요.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라는 말씀은 드리고 싶습니다.
5. 육수의 감칠맛을 이용하자
밍밍한 물 대신 감칠맛 나는 육수를 넣어주기만 해도 맛이 살아납니다. 국물맛이 중요한 한식이나 일식뿐만 아니라 양식과 중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육수에는 고기나 다시마, 멸치, 가쓰오부시 같은 것부터 토마토나 버섯 등 채소까지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가게를 할 때 감칠맛의 존재를 잘 몰랐습니다. 4~5년간 요리를 하면서 레시피에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도 맛이 안 나는 겁니다. 친구에게 먹여봤더니 “이게 뭐야 아무 맛도 없잖아.” “가쓰오부시 넣었는데?” 저는 친구에게 알지도 못하면서 말이 많다고 욕을 했습니다. 넣은 건 사실이었지만 넣으라니까 넣은 거였지,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몰랐던 것이죠.
그러다가 이론을 만납니다. 바로 감칠맛의 공식. 감칠맛이 나는 식물성 재료와 동물성 재료가 만나면 그 감칠맛이 몇 배로 높아지는 상승효과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다시마의 감칠맛 성분인 글루타민산나트륨과 가쓰오부시의 이노신산이 만나면 그 맛이 몇 배 풍부해지는 가쓰오부시육수가 되는 것입니다. 삼계탕을 끓일 때, 소고기뭇국의 육수를 낼 때 다시마 한 장 넣어주면 감칠맛이 더 우러나는 국물요리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국물맛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더 자세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다섯 가지 방법들만 알아두면 음식이 저절로 맛있어진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기본점수는 얻고 시작할 수 있다거나, 보너스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정도이겠지요.
다음 화부터는 본격적인 맛 탐험을 시작합니다. 냉장고며 찬장이며 부엌을 구석구석 뒤져보면서 그 속에서 찾아낸 재료들의 ‘맛’을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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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요리 전공. 한때 조림요정이라 불리던 <마스터셰프 코리아 2> 우승자. 지금은 은둔형 맛덕후. 집에 틀어박혀서 맛을 실험해보기를 좋아함. <최강록의 맛 공작소>에서는 부엌을 구석구석 뒤져볼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