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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아름답지 않지만, 솔직하게 말할 줄 알아야…”

방송인보다는 작가로 불리고 싶은 허지웅의 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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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8일 <썰전>, <마녀사냥>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가지며 “대세”로 떠오른 허지웅 작가의 강연회가 열렸다. 이 강연회에서는 글 쓰는 일에 대한 그에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들을 수 있었다.

불쌍하고 추하게 남아지는 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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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은 스스로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다. <썰전>, <마녀사냥>을 통해 허지웅은 매주 대중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허나 그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에는 다양한 의견과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허지웅의 이야기들은 시사, 대중문화, 연애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 것은 물론, 발언의 수위 역시 거르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기자이자 평론가 그리고 방송인으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진 것을 생각한다면 수위를 조절하며 이야기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는 자신의 발언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자신만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듣는 이를 불편하고 언짢게 만드는 그의 신랄하고 직설적인 화법은 반감과 논란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그 안에 담겨져 있는 날카로운 통찰과 뚜렷한 주관은 또 다른 이로 하여금 그를 ‘대세’로 만든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허지웅이란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방송을 넘어 책에서도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출간한 소설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은 출간함과 동시에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실 이 책은 <대학내일>에서 격주마다 연재되고 있었으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논란이 생기면서 연재가 중단되고 3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완결된 책이다. 이 책에 대한 언론들의 표현은 이미선정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춰진 것이 사실이다. 물론 성에 관련한 가감 없는 표현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러한 표현보다는 신선하고 재기발랄한 묘사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랑과 삶의 다양한 이야기가 독자의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지난 3월 28일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컨퍼런스홀에서 작가 허지웅의 강연회가 열렸다. 화창한 봄기운으로 가득 찼던 금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이 많은 분들, 특히 2~30대 여성분의 많은 참여 속에 강연회가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허지웅 작가는 자신의 소설이 인생에서 정말 잊지 말아야할 중요한 것들은 가끔 깨닫되 대개 까먹게 된다.”라는 책의 글귀처럼 중요한 것을 잊고 사는 김갑수 씨를 반면교사로 삼아 삶과 사랑에 관해 잊지 말아야할 것들을 깨닫는 우화이자 평범한 한 사람의 성장 소설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기를 당부했다.

 

“아름답고 근사하다고 생각되는 것 이외에 늘 불쌍하고 더럽고 추하게 남겨져 있는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제대로 접하지 않은 채 근사하고 고상한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사회통념상 아주 저급하다고 판단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고 이러한 이야기가 그나마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내용이 연애에 대한 내용이었다. 사랑이란 명목 아래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을 주변에서 많이 보았고 스스로도 그런 행동을 하고 후회한 적이 많을 것이다. 이렇듯 아름답고 미화된 사랑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행해왔고 경험했던 사랑의 또 다른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허지웅 작가는 음습하고 어두운 면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나름 자부심을 가지며 썼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둡고 추악한 면은 감추는 것보다는 가감 없이 드러내져야하고 그러한 모습을 사람들이 접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그들의 삶과 미래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그 나름대로의 견해였다. 이러한 이야기는 왠지 이번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에서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았다. 그동안 방송가에서 보여준 불편하고 언짢게 만드는 그의 직설적인 화법도 결국은 곪아터지기 전에 감춰져 있는 환부를 드러내고 치료하는 것의 일환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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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은 아니지만 잘 읽혀지는 글을 쓰려 노력한다


굉장히 시니컬하고 타인에 대한 무관심한 표정으로 대변되는 허지웅 작가의 평소 모습을 생각해본다면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이라는 소설 역시 굉장히 불친절하고 읽기 어려운 책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을 수 있다. 허나 이러한 선입견과는 달리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은 마치 만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할 만큼 리드미컬하고 쉽게 읽혀지는 책이다. 단순히 선정적인 소재를 요인으로 삼기에는 또 다른 무언가가 존재했다.

 

그는 강연회에서 “좋은 글은 아니지만 읽혀지기 쉬운 글을 쓴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가?”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동일선상의 이유로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을 우화의 형식에 빌려 글을 썼다고 한다. 최대한 독자들이 쉽게 접하고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기 위해 노력했고 그 구체적인 노하우도 공개했다.

 

“읽는 사람의 박자감이 굉장히 중요하다. 읽는 사람에게 부드럽게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쓰는 사람은 눈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소리 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직접 소리 내며 읽으면서 글의 박자감 뿐만 아니라 비문도 금방 찾아낼 수 있다.”

 

“작가는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한 줄의 글을 쓴다. 하지만 독자에게 자신의 오만가지 생각과 전제가 모두 이해되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소 위험한 발상이다. 세상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듯이 독자도 작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작가의 의도를 여러 번 보여주는 것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단문은 독자들의 주의를 쉽게 잡아끌 수 있는 굉장히 섹시하고 선정적인 문장 구조이다. 문장이 길어질수록 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는 무뎌지고 오역되기 쉽다. 단문과 장문을 적절하게 배치한다면 글의 가독성은 전략적으로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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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노하우는 그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사실 허지웅이라는 이름 앞에 작가보다는 방송인이란 수식어가 대중들에게 더 익숙하게 느껴진다. 허나 허지웅은 스스로를 작가, 글 쓰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사실 그가 방송인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근 1~2년에 불과하지만 그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훨씬 오래되었다. 대학 졸업 후 <오마이뉴스>에서 사회부 인턴으로 기자 일을 시작했으며 이후 영화평론가로 <GQ>, <프리미어>에서 오랫동안 일해 왔으며 지금도 방송일 못지않게 글 쓰는 일도 〈한겨레21〉, 〈주간경향〉과 같은 다양한 매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어떤 것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글을 쓰려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부딪치고 경험해야하는 것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앞에서 말한 노하우들이 단순히 얻어진 것이 아닌 그의 오랜 경험의 결과물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글 쓰는 일에 대한 애착도 직접적이진 않았지만 강연 내용에 잠깐 잠깐씩 드러났다. 스스로를 생계형 작가라고 칭하면서 먼저 자신에게 찾아와 돈을 주며 요청하는 것이 바로 글쓰기 일이었기 때문에 이 일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작가를 꿈꾸던 그를 향해 충고를 했던 할머니의 이야기도, IMF에 직격탄을 받으며 자신의 꿈보다는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상황도, 그리고 지금의 방송인으로 바쁜 나날을 지내는 지금 이 시점에서도 꾸준히 글 쓰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허지웅 작가가 가지고 있는 글 쓰는 일에 대해 애착이 굉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허지웅의 이야기가 끝나고 미리 받은 독자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 시간에서 허지웅 작가의 글 쓰는 일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를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타인의 시선이 무서워 쓰는 것을 두려워하는 한 독자의 질문에


“무언가를 퍼블리싱 한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이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러한 것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동기가 되지 않는 이상 그냥 받아드리고 극복할 줄 알아야 한다.”

 

스토리텔링의 범람으로 인한 진정성에 피로도를 느끼고 있다는 독자의 질문에는


“예능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스토리텔링이 대두되는 것이 사실이고 예민한 소비자라면 이러한 피로도를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하나, 아직까지 많은 진실들이 감춰진 상황에서 아직까지 솔직함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의 요구는 나타나고 있다. 허나 진정성도 의심받고 솔직함도 연기하는 이 상황에서 스토리텔링에 기반을 두는 것이 능사가 아닌 그 자체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대가 원하는 내용과 자신이 원하는 내용 중 어떤 내용을 주로 채택하느냐 하는 질문에서는


“별로 좋은 태도는 아니지만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주로 채택해왔다. 물론 두 개의 내용을 전략적으로 혼합하는 것이 좋겠지만 과연 시대가 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은 저버릴 수가 없다. 오늘의 시대정신처럼 나오는 것도 아니고 시대정신을 정의하는 것 자체도 굉장히 위험한 것이 아닐까 싶다. “

 

“오랫동안 영화 기자를 해왔으며 수많은 라이징 스타와 인터뷰를 해왔었지만 그 많은 배우 중 지금까지 스타로서 승승장구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오히려 인기에 휩쓸려 스스로조차도 감당할 수 없고 장담할 수 없는 일들에 묻혀 사라져간 사람들이 더 많았으며  스스로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내가 하지도 못할 일들을 벌여 놓은 일들을 감당하지 못한 채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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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작가의 사인회를 끝으로 오늘 강연은 끝이 났다. 그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긴 줄을 기다리는 독자들을 보면서 그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했다. 허나 역설적으로 당사자인 허지웅 작가는 지금의 자신을 “대세”, “라이징 스타”로 불러주는 지금의 상황은 일시적인 것이며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언론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라이징 스타 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 허나 오늘 강연회를 통해 보여준 솔직한 태도와 언술은 그가 왜 대중들의 관심과 인기를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아름다운 것만 보고 듣고 느끼려하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추악한 것에 귀 기울이며 함께 더 나은 삶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만의 가지는 특권”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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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 허지웅 저 | 아우름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은 ‘허지웅’이 가끔가다 술자리에서 마주치는 한 지인의 망한 연애담이다. 작품 속의 ‘허지웅’이 술자리에서 이따금 마주치는 개포동의 김갑수씨는 늘 연애에 망하고 “내가 지나간 옛사랑에게 얼마나 사무치게 쌍놈이라 하늘의 분노를 샀으면, 이제 와 이런 쌍년을 만나 개고생을 하느냐”며 소같이 울어대는 사람이다. 그는 늘 여자를 탐구해야겠다고 말하지만, 그에게서 파란만장한 연애 이야기를 전해 듣는 ‘허지웅’은 그가 정작 알고 싶은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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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용길(예스24 대학생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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