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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 책임을 진다는 것에 대하여

『애완의 시대』 김은산, 이승욱 저자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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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의 명사에게 듣는다! 2014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세 번째 시간은 지금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한편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인 ‘공포’에 대한 이야기부터 책임질 줄 아는 ‘어른’의 모습까지 네 가지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풀었다.



“어른은 책임을 질줄 아는 사람이다. 진정으로 책임지는 사람은 무엇을 했는지 항변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는 사람이다. 내가 아는 어른의 모습이고 책임지는 사람의 모습이다.”

『애완의 시대』 공저자 이승욱 공공상담소장이 지난 2월 18일, 저자와의 만남에서 건넨 말이었다. ‘어른(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연초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의 <한겨레> 기사를 떠올렸다.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라는 제목의 기사는 늙음과 낡음이 어떻게 다른지, 어른이라는 존재가 어떠해야하는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실상 그렇지 않은가. 젊은 세대에게 잘못 물려준 세상에 대해 사과할 줄 아는 어른은 극소수다. 듣는 이의 상황을 무시한 채 설교를 일삼거나, 멘토라고 거들먹대며 고작 자기 계발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꼰대들이 얼마나 많은가. 기사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을 보며, 진짜 어른, 진짜 노장의 품에 대한 갈증을 읽을 수 있었다. 영화평론가 최광희의 말마따나 노장에 대한 존경이 없는 사회의 노장은 불행하며, 존경의 대상을 갖지 못한 젊은이들은 더욱 불행한 법이다.

요즘 보기 드물게 어른의 면모를 가진 이승욱 소장은 이날 ‘마음의 연대체’를 강조했다. 김연아의 은메달이 부당하다며 청원운동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던 세 모녀에게 왜 어리석은 행동을 했느냐며 꾸짖거나, 이 사회의 비참에 책임이 전혀 없다는 양 관여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공포가 찢어놓은 마음의 연대. 스스로 질문하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을 잊은 ‘애완의 시대’를 극복할 기제다. 이날 서울 마포구 인사이트클래스에서 열린 ‘5인의 명사에게 듣는다! 2014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세 번째 시간은 지금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한편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인 ‘공포’에 대한 이야기부터 책임질 줄 아는 ‘어른’의 모습까지 네 가지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풀었다.




공포는 우리를 어떻게 길들였는가?

니트족(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ning). 일을 하지 않으면서, 교육이나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 김은산 저자, 니트족 이야기부터 꺼냈다. 서울시청년허브가 공공상담소에 니트족 청년에 대한 연구를 의뢰했다. 여러 청년들과 인터뷰를 해보니, 이들은 사회적인 압력을 많이 받고 있었다. 사회적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밖에 나가 뭔가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파고 들어보니 ‘공포’라는 감정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공포를 자각하지 못한 채 대인기피증, 공황장애 등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저자가 니트족과 인터뷰를 하면서 더 놀란 것이 있었다. 주변에 비슷한 사람이 많다고 말했던 것.

“우리는 공포를 느낀다고 소리 내어 말할 수 없다. 말한다면 공포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라는 책의 저자인 오찬호가 촛불집회 당시 20대들이 보인 반응과 그들에게 공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쓴 논문을 봤었다. 오찬호는 당시 20대가 왜 욕을 먹고도 도서관과 학원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로 공포에 주목했다. 공포의 원인을 인식할 수 있다면 싸울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하면 공포를 극복하지 못하고 가속화시키는 구조에 예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은산 저자는 1980년대 시위를 나간 경험을 끄집어냈다. 그 엄혹한 시절에도 그는 공포를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옆에 누군가 있었고, 불의가 보였으며, 싸움의 대상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공포의 원인을 밝힐 수 있었고, 모든 세대와 시절에는 마주했던 공포의 대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한 공포는 무엇일까. 저자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동하는 공포』 를 끄집어냈다. 바우만은 원인을 찾을 수 없고, 무력감이 가장 큰 공포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바우만이 원인으로 삼은 것이 ‘부정적인 세계관’. 그 실체는 신자유주의로서 유동하는 공포가 퍼질 수 있었던 것은 자본이 유동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깃들였다.

“부정적인 세계화의 결과가 우리에겐 IMF였다. 어떤 것이 무엇의 원인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연쇄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잠식했다. 그때의 아이들이 지금 청년이 됐다. 니트족 청년들을 인터뷰하면서 사회적 공포의 진앙지가 실은 가정임을 알고 놀랐다. IMF 때 사회가 강요한 가치를 그대로 자식에게 강요하는 부모, 경쟁과 성공에 모든 가치를 걸고 아이들에게 그것을 전수한 어른들, 그런 가치를 저버릴 수 없는 자녀들이 있었다. 사회적인 공포가 스며든 과정이었다. 낙오와 탈락에 대한 사회적인 공포는 대물림되고 전염된다. 많은 사람들에겐 사회에 대한 상이 없다. 경쟁하고, 싸워서 살아남아야 하는 비정한 곳, 그 외에 사회에 대한 상이 없다. 공적인 영역으로서의 사회가 우리에겐 없다. 가정 외에 만나는 사회가 학교나 회사인데, 공공성이 살아있음을 배우면 사회에 대한 공포가 누그러들거나 개선될 수 있으나 우리 교육의 상당부분은 경쟁이라는 기제를 통해 사회적 공포를 학습시키고 전염시킨다.”

저자는 연구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이었다. 니트족에게 사회는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거나 이겨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거나 유예하고 싶은 곳이 됐다는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잘 하자거나 해보자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사회에 대한 좋은 이미지나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선될 여지는 없었다.

“나는 IMF때 회사에서 잘렸다. 물론 그 전에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었는데, 그렇게 돼서 고맙다고 나왔으나, 다른 감정도 있었다. IMF이후 우리 사회는 평생직장이 없어졌다. 해고 이후 느낀 것은 우리의 삶이 ‘대체될 수 있는 삶’이라는 것이었다. 나라는 존재를 거부당하는 느낌이었다. 대체되는 삶, 대체되는 노동 속에 우리는 놓였다. 한편에는 그것을 극복하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열망이나 환상이 커졌다. 그것이 자기 계발하는 주체이자 존재다. 창의성 있고 스펙으로 무장한 뛰어난 존재가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김은산 저자는 최근의 이슈 중 하나였던 ‘빅토르 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빅토르 안이 자기 삶에 대한 보상을 원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 보상이 단지 돈은 아닐 것이라며 전제하면서 빅토르가 했던 인터뷰에서 단초를 찾았다. 쇼트트랙을 하는 동안 제대로 공부를 한 적이 없어서 공부도 하고 마음 편히 운동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 인터뷰를 보면서 한국사회의 불공정함 혹은 고통을 강요하는 구조를 참는 것이 턱까지 차오른 것이 아닐까 여겼다.

“안현수는 중요한 선택을 했다. 국적을 버릴 수 있다는 지점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고 있다. 최근 재밌는 설문조사가 있었다. 미국에서 조사했는데, 여러 나라 성인을 대상으로 노후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물었다. 한국이 내 노후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비율이 조사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비율이 53%에 달했다. 그 설문결과를 보면서 ‘국가는 왜 있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현수로 돌아가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기로에 놓여 있다. 이 고민을 젊은이들이 더 많이 할 것 같다.”

『애완의 시대』 는 그런 사회적공포에 대해 말하면서 그것이 전염되고 대물림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50~60대가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한편, 20~30대가 이 책을 읽는다면 부모세대의 삶을 생각하고, 스스로를 연구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전한 공포가 우리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그 와중에 무엇을 할 것인가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저자는 이에 공포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임을 강조했다. 불안에 매몰되지 말고, 그게 무엇인지부터 확인해하는 것. 그것을 통해 스스로를 연구하고 알아가는 것. 문제의 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나에게, 혹은 문제를 없애는 것이 가장 확실한 답이다.




왜 우리는 더 이상 ‘자신’에게 질문하지 않는가?
: 애완은 의문을 갖지 않는다


공동 저자인 이승욱 공공상담소장이 말을 이었다. 이 소장에 의하면, 공포를 만들어내는 방식은 약을 만들고 병을 강요하는 식이다. 즉, 해답을 만들고 문제를 준다는 것. 결국 이런 방식 속에서 가장 큰 문제는 질문하거나 의문을 갖지 않게 된다는 것. 따라서 우리는 질문하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 포박 당한다. 이 소장은 그런 지금을 ‘자아성형의 시대’라고 표현했다.

“정신분석자의 역할은 내면의 지혜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길어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변화하고 결심하도록 만드는 것이 정말 힘들다. 우리는 대개 결심하면 한다. 정신분석 현장에서 가장 힘든 것은 변화하겠다고 찾아오지만 변화하지 못하는 것이다. 고통 안에는 어떤 쾌락과 즐거움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고통스럽다고 하면서도 그 일을 한다. 물론 이것이 전부를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변화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변하겠다는 결심이 어렵다. 변해야 한다고 바깥에서 말하면, 돌직구라고 요즘 표현하는데, 그걸 맞으면 속은 시원하다. 언뜻 즐겁거나 시원할 수는 있어도 문제를 푸는 것이 진짜 가능할까?”

자아성형의 시대, 돌직구를 날린 타인의 말에 마음이 한 순간 시원할 수는 있다. 이 소장은 철학자라면 그렇게 돌직구를 날려도 될지 모르나, 정신분석가나 심리학자 입장에선, 어른이라면 타인에게 확정적인 답을 주는 것이 윤리적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에 의하면, 인간은 기본적으로 정신적 무정부주의적인 상태를 원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너무 강력한 국가를 너무 오랫동안 가져왔다. 너무 강력했던 정부는 우리에게 질문도 던지고 답도 주고, 모든 것을 허락하는 주체였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안의 지혜로부터 답을 길어 올리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안의 무정부주의를 허용하지 않고, 타자의 정부를 집어넣었다. 그럼으로써 폐해는 문제인지 아닌지를 고민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분석현장에서 느끼는 하나를 말하자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없애는 것이다. 먼저 이것이 문제인가, 아닌가를 물어봐야 한다. 그 문제가 정말 문제인가부터 봐야 한다.”

이승욱 소장은 요즘 어딜 가나 접할 수 있는 ‘멘토 현상’에 대한 이야기도 끄집어냈다. 실상 멘토는 (사촌)형이나 동네형 등의 존재였다. 그러나 지금 멘토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은 생물학적으로 너무 늙었단다. 더 문제는 멘티도 너무 늙었다는 것. 멘토는 아버지가 없는 자리, 그 자리를 정신적으로 채워주거나 대체한 사람이었다. 청소년에게나 필요한 것이 멘토였다.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멘토 열풍은 결국 아버지라는 존재가 없어졌음을 방증하는 지표다.

그에 앞서 우리는 통과의례도 잃어버렸다. 말인즉슨, 한국뿐 아니라 문명화된 사회는 성인식을 잃어버렸다. 성인이 되는 방법도 잃어버렸다. 과거 부족사회에선 성인식은 중요한 통과의례이자, 죽을힘을 다해야 통과할 수 있는 과정이었으나 지금은 그것이 없어졌다. 어른이 되는 중요한 통과의례가 없어졌으니 어른을 찾기 힘든 사회가 됐다.

“얼마 전 아들과 아이슬란드 여행을 가서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어떤 일이 발생하면 네 자신에게서 답이 나올 때까지 세 번 묻고 그래도 답이 안 나오면 묻고 또 물어보라고. 그러면 문제가 다르게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답이 나올 수도 있고, 문제를 해방시킬 수도 있다. 부처는 그것으로부터 해방됐다가 아니라 해방시켰다고 말한다. 진짜 주체가 말하는 거지. 다시 말하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것은 문제를 없애는 것일 수도 있다. 인간에 대한 고통과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봐 왔지만, 그건 여러분의 것이 아닐 수 있다. 답을 드릴 순 없다. 자신에게 물어라. 어떤 일이 나를 괴롭히면 가만히 고요하게 세 번만 물어라.”




책임에 대하여

이승욱 소장은 강연을 다니면서 20~30대에게 기성세대로서 사과를 했다. 자신도 세상을 바꾸고자 노력한 사람이었으나 결국 지금의 세상을 만든 공동 전범이라는 뼈아픈 자각 때문이었다. 세상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고자 공공상담소 등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으나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어른들의 행태는 너무 무책임하다. 어른은 없고 꼰대만 흘러넘친다.

“잉여에 대한 공포 때문에 우린 스스로에게 여유가 없다. 먹고사는 문제에 모든 걸 매몰시켰다.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청년에게 배가 불러서라거나, ‘내가 너희만할 때에는...’이라며 똑같은 레퍼토리를 읊는다. 요즘 부모는 아이에게 부족한 것이 뭐가 있느냐며 왜 열심히 공부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먹고사는 문제에 너무 많은 것을 매몰시켜서 그 외의 것들이 책임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돈 버는 모든 행위는 모욕을 참는 행위다. 그렇게 돈을 벌어오니 많은 남자들은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잘못됐다. 책임을 다하는 것은 자신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승욱 소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600만 명을 죽인 전범 아이히만을 꺼낸다. 아이히만은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며, 600만의 죽음은 부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상사가 보기엔 책임을 다한 것이지만 타인이 과연 어떤가.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재판을 보고 ‘악의 평범성’이라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행하는, 즉 ‘사유하지 않음’의 참혹한 결과를 지적했다.

“나는 우리가 정신의 무정부주의 상태가 되면 좋겠다. 문제와 해답을 다른 사람이 제공하지 않고, 주어진 것을 거부했으면 좋겠다. 그게 애완을 거부하는 방식이다. 야생 동물은 저기가 내가 갈 곳인지, 탐욕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생각한다. 애완은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주인이 정해주니까. 모든 것이, 즉 나의 정부가 외부에 있다. 그 어떤 외부적 정부도 인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하고 자신에게서 답을 찾아야 한다. 이게 애완의 시대로 명명한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내가 무엇을 책임지지 않았는지까지 질문하는 것. 인간의 본질적인 고통은 연대로서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린 너무 분절된 삶을 살아서 각자의 고통에만 매몰돼 있는데, 정서적인 공감과 배려, 말은 쉬우나 행하기는 어려운 그것들을 통해 연대가 가능하지 않을까. 각자의 자리에서 울기보다 같이 울면 좋겠다. 같이 울면 덜 외롭고 슬프다. 분절시켜 놓으면 통제하기가 정말 쉽다. 국가는 더 이상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 심지어 국가대표도 지켜주지 않는다(웃음). 그런데 국가가 자본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까? 아니다! 자본이 우리를 통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개인화다.”
“야성은 표백되어, 애완만 번성하는 시대가 되었다.… 진저리나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와 개발에 온 정신을 빼앗긴 동안 돌보지 못한 내 안의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p.195)



애완의 시대를 벗어나는 방법에 대하여

공교육의 문제는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

김은산 : 대안학교 교사로 있다가 그만두면서 내린 나의 결론은 공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공교육을 궁지로 몰아넣는 장본인이 학부모다. 공공상담소에서 프로젝트가 있어서, 그것을 위해 제7차 교과과정을 검토했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더라. 그대로만 실행된다면. 학부모들이 기본적으로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 많이 흔든다. 제대로 지켜야 할 것이 공교육이다. 다양한 아이들이 와서 공부하기 때문이다. 미우나 고우나, 잘하나 못하나, 잘 사나 못 사나 함께 하면서 배우는 공교육만큼 좋은 것이 없다. 우리는 중심을 흔들고 다른 것을 한다. 공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가져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공교육에 불어넣어야 한다. 혁신학교 등 쇄신 프로그램이 많으나 교육을 투기하듯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안타깝다. 교사,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를 가지는 것이 삶에서 공공적인 영역을 확보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대한민국이 개선의 여지가 있나?

이승욱 : 임계점을 넘나드는 것 같다. 비슷한 질문을 우리도 하는데, 나는 내가 하는 일에서 희망을 본다. 세상을 변화시키지는 못해도 사람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고 돕거든. 그 폭을 넓히기 위해 하는 것이 공공상담소다.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개인으로 분절되고 관계가 무너지는 것이다. 사이비 교주 같은, 바로 물으면 바로 답하는 사람을 따르지 말고, 독립된 개인의 자유로운 연대를 해봤으면 좋겠다.
“아픔과 고통마저도 자신의 감각과 경험의 언어가 아니라 타인에 의해, 그것이 아무리 부모라 할지라도, 타인의 언어를 통해 규정당하는 것이 실은 비극이다. 아픔이든, 고통이든 스스로 느끼고 결정해야 한다. 섣부른 위로는 한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더 이상 타인이 자신의 삶에 무례하지 않도록, 허락 없이 개입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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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의 시대 이승욱,김은산 공저 | 문학동네
제목인 ‘애완의 시대’는 우리 모두를 일컫는다. 물리적 전쟁을 경험한 부모 세대와 IMF로 정신적 내상을 겪은 자식 세대 모두 국가와 권력, 혹은 돈과 외적 성공에 길들여져 있으며 안정을 희구하는 ‘애완’의 세대인 것이다. 책에는 ‘외적 성공과 돈’이 유일한 안전장치이자 가치인 20, 30대의 삶과 철저하게 국가 권력에 길들여졌으나 청춘을 나라에 다 바치고도 여전히 하우스 푸어 신세를 면치 못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이야기가 절절하게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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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이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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