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꿈꾸는 해피엔딩, 그러나..
삶에서 꿈꾸는 모든 판타지를 우아하게 날리고 통쾌하게 부순다
<타인의 취향> <룩앳미> <레인>의 아네스 자우이 감독이 우아하고 지적인 유머와 마성의 매력이 넘치는 현대판 동화 <해피엔딩 네버엔딩>으로 돌아왔다.
데뷔작 <타인의 취향>으로 전세계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한 몸에 받으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명품 코미디의 여왕 '아네스 자우이'.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 그리고 감독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그녀가 신작 <해피엔딩 네버엔딩>에서도 각본, 연출, 주연을 넘나들며 다재다능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흔히들 마법에 빠진 사랑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아네스 자우이 감독의 직설화법과 냉소 앞에서는 마법도 동화도 무장해제된다. 로맨틱한 파리를 배경으로 온갖 신경강박 환자들의 집합을 퍼레이드로 보여주며, 그들의 깨알 같은 일상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해피엔딩 네버엔딩>은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헤피엔딩을 꿈꾸지만, 정작 현실은 네버엔딩과도 같은 어긋남의 연속으로, 늘 예상은 교묘히 빗나가고 동화적 판타지는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곱게 자란 공주님 같은 주인공 '로라'는 백마탄 왕자님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외로운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어느 날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산드로'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지위와 신분을 넘어 가난한 고학생이자 예술가인 산드로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사랑에 빠지는 누구나 그렇듯 산드로와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약혼까지 계획하지만, 또 다른 곳에서 우연히 만난 마성의 매력남 맥심에게 반하면서 그녀의 애정 전선은 꼬여만 간다.
결국 양다리의 늪에 빠진 그녀는 갈팡질팡하게 되고, 그녀의 운명과도 같던 해피엔딩엔 먹구름이 드리우게 된다. 한편 운명에 휘둘리는 또 다른 한사람이 있다. 점쟁이를 통해 우연히 자신이 죽는 날을 알게 되고, 그 날이 가까워옴에 따라 죽음에 사로잡히게 되는 신경쇠약직전의 남자 '피에르'는, '로라'의 첫 번째 왕자님인 '산드로'의 아빠다. 돈 문제로 아들에게 깐깐하게 굴어대고, 현재 여자친구의 아이들을 티나게 버거워하는 까칠한 남자이지만, 죽음을 앞두고 왠지 모르게 지난 과거를 반성하고 아들과 화해를 시도하려 한다.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운명을 믿던 그들의 예상을 통쾌하게 때로는 절묘하게 빗나가는 현실은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모두가 현실을 알고 있으면서 품게 되는 환상, 착각들로 인해 정작 우리가 놓쳐왔던 것들, 허비하게 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영화는 솔직 담백한 대사들과 촌철살인 같은 유머로 일깨워준다.
“아네스 자우이 스타일”로 완성된 현대판 동화 <해피엔딩 네버엔딩>은 오는 2월 13일, 국내 개봉하여 다시 한 번 그녀의 우아한 감각과 매력에 빠져들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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