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마녀> <닥터 프로스트>, 슬픔에 잠긴 이들에게 추천하는 웹툰

지금 슬픔에 잠긴 그대, 곁에 사람이 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슬픔이란 감정자체도 복합적이지만, 그 원인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결국 ‘사람’으로 인한 슬픔일 것이다. 여기 두 편 의 웹툰을 통해 내가 받거나 주었던 슬픔이 무엇이었는지, 그 슬픔들을 어떻게 매만져야 할지 생각해보자.

인간의 감정은 복잡 미묘하다. 이러한 인간의 기본적인 정서를 8가지로 나누고, 이 기본정서들이 섞여서 보다 복합적인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한다.(심리학자, Robert Plutchik) 그 중 ‘슬픔’은 ‘후회’와 ‘실망’의 조합이다. 슬픔이란 감정자체도 복합적이지만, 그 원인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결국 ‘사람’으로 인한 슬픔일 것이다. 여기 두 편 의 웹툰을 통해 내가 받거나 주었던 슬픔이 무엇이었는지, 그 슬픔들을 어떻게 매만져야 할지 생각해보자.


 『닥터 프로스트』

작가 : 이종범
내용 : 우리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용강대 심리학과 교수 ‘프로스트’의 눈으로 바라보고 풀어간다. 심리학의 재미와 현대인의 정신적 아픔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감상 TIP :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작가가 심리학 자문단의 감수까지 거쳐 완성도를 더했다. 제공하는 정보가 깊이 있는 웹툰이다.


 『마녀』

작가 : 강풀(강도영)
내용 : 한 여자(박미정)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로 그녀는 마녀라는 소문에 휩싸이고 세상과 고립되어 살아간다. 그녀를 사랑한 한 남자는 그녀가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목숨을 걸고 그녀에게 다가간다.
감상 TIP : 믿고 보는 작가라는 강풀의 명성을 다시 느낄 수 있는, 미스터리와 로맨스가 잘 어울려져 두 가지 매력이 살아있는 웹툰이다.


* 고통스러운 마음의 외침을 억지로 감추는 것은 때로는 자신의 마음에 대한 가장 큰 폭력이 되기도 한다. (22회 검은 파도)

* 학업, 양육, 인간관게. 인간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상황은 끝없이 많다. 괴로움 속 인간은 긴 터널 속에 있는 것과 같다. 그 끝에 있는 출구만이 유일한 탈출구로 보이듯 오직 자살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될 때 인간은 잃어버린 통제력을 회복하기 위해 자해, 자살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과 달리 그들이 가는 길은, 우리가 가는 길은 터널이 아니다. (121회 : 터널의 끝에는 빛이 있는가)
-「닥터 프로스트」
슬픔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상실감이다. 물을 머금은 스펀지처럼, 슬픔은 자기 내부에 담아두기 쉽다. 특히 사람으로 인한 슬픔은 더욱 그렇다. 내 선택에 대한 ‘후회’와 그 사람 혹은 나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범벅이 된 슬픔은 마음속 깊은 곳에 감춰둔다. 상황이나 타인의 탓으로 돌려 공격해버리는 분노가 ‘표출’되는 감정이라면, 슬픔은 ‘은폐’된다. 무거워진 마음은 무기력감을 자아내고, 그 상처는 다시 자신을 때려 더욱 슬프게 한다.

소문은 죽지 않는다. 소문은 살아있다. “쟤를 좋아한 애 다쳤대.” 같은 단어에 조사가 바뀌어도 살아있다. “쟤를 좋아하면 다친대.” 소문이란 단어가 바뀌어도 살아있다. “쟤를 좋아하면 다 끔찍하게 죽는대.” 모든 단어가 처음과 달라도 소문은 살아 움직인다. “말만 걸어도 죽는대.” 모든 것이 달라도 소문은 살아있다. “주변사람들은 다 죽는대.” 소문은 그렇게 자란다.
-「마녀」 제4화 소문
슬픔의 당사자에게는 커다란 마음의 상처이지만, 그 슬픔을 함께 공감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타인의 슬픔에 대해 참고 견디면 극복할 수 있다며 영혼 없는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오히려 하나의 흔한 가십거리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당사자에게는 슬픔의 크기는 배가 되어 더 아프게 다가오고, 슬픔의 감정은 더 꽁꽁 숨기며 억누르게 된다.

내가 별 생각없이,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던 말에 미정이는 무녀졌다. 나는 몰랐다. 미정이의 외로움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나는 그 외로움을 짐작만 했다. 짐작보다 훨씬 더 큰 외로움이 눈 앞에 앉아 있었다. 내가 그 외로움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을 때 미정이는 나에게 마음을 열었다. 내가 아무리 미루어 짐작해도 미정이의 괴로움을 온전히 느끼진 못할 것이다. 나는 짐작만 할 뿐,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가만히 미정이를 안아주었다.
-「마녀」 제7화 고립
그러나 결국에는 그 슬픔을 치유해 주는 것 역시 사람이다. 슬픔에 잠긴 원인은 다양하고 복잡해도 그 해결책은 의의로 간단할 수 있다. 슬퍼하는 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만으로도, 닫힌 마음이 열리고 숨겨뒀던 슬픔이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직접적인 슬픔의 원인을 직접 제거하지 못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슬픈이에게 따뜻하게 내민 손길이, 진심어린 포옹 한번은 강력한 위안의 힘을 가지고 있다.

* 인간은 누구나 똑같다. 인간의 심리, 무의식은 언제나 어떻게든 겉으로 드러나게 되어 있다. 마치 숨은그림찾기 같아서 쉽게 알아채지 못할 뿐.

* 사람들은 ‘거울에 비추듯’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자신의 속마음과 무의식을 표현하죠.
-「닥터 프로스트」 1회 예고편
한 시인은 연탄재를 보며 이렇게 물었다.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안도현 시인, 「너에게 묻는다」) 하얗게 타버린 연탄재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슬픔에 힘겨워 하는 이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알아챈 게 몇 번이나 있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의 슬픔에는 주관적으로 민감하면서도, 타인의 슬픔에는 객관적으로 냉정하지는 않았는지. 슬픔과 기쁨은 동전의 양면처럼 반대감정이지만, 동전을 뒤집는 것처럼 바뀌는 것 역시 한 순간이다. 포기하지 않고 시간이 선물하는 망각의 힘을 믿고, 따뜻한 사람들 안에 있는 나를 발견한다면 말이다. 지금 슬픔에 잠긴 그대, 곁에 사람이 있다.


[관련 기사]

-“처음 데뷔할 때 만화가로서 결격 사유 많았죠” - 만화가 강풀
-이종범 “평일엔 웹툰, 주말에는 결혼축가로 생계 이어갑니다”
-‘웹툰’은 TV보다 재미있는 매체
-석우 “웹툰 작가 안 됐으면, 애니메이션 감독 준비생”
-동시에 여러 사람을 좋아한다고 죄가 되나요? - 송형석 『까칠하게 힐링』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2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고려진

30대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마음속에는 소녀감성이 있고, 익숙해진 삶의 패턴 속 에서도 여전히 서툴고 실수투성인... 어쩌면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저는 평범한 ‘그녀’입니다. 저를 포함한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의미 있게 되짚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공감과 이해를 통해 조금씩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