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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우 “웹툰 작가 안 됐으면, 애니메이션 감독 준비생”

『오렌지 마말레이드』 단행본 출간한 석우 작가
윤태호, 하일권, 추혜연 작가의 웹툰, 질투 난다
읽다가 너무 재밌으면 안 본다.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을 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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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연재되고 있는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단행본이 출간됐다. 2008년 웹툰 <향수>로 데뷔해 <17살, 그 여름날의 기적>에 이어 <오렌지 마말레이드>를 그린 석우 작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안노 히데아키를 동경하며 애니메이션 감독의 꿈을 키웠던 청년이다.

소녀감성이라고는 애당초 없었는데 두 편의 학원물을 그렸다. 판타지 로맨스 『17살, 그 여름날의 기적』에 이어 순정 로맨스 『오렌지 마말레이드』를 연재하고 있는 석우 작가. 그는 오래 전부터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뱀파이어라는 정체를 숨긴 채 일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여고생 ‘백마리’의 이야기다. 마리는 인간을 좋아하지만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들킬 까봐 스스로를 세상 속에서 소외시킨다. 석우 작가는 마리의 성장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속삭인다. ‘너의 비밀을 알게 되도 너를 좋아할 거야’.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어떻게 탄생한 작품인가요? ‘뱀파이어와 로맨스’를 학원물로 다뤘다는 점이 색다릅니다.

차기작을 선택하던 중 우연히 나온 작품입니다. 차기작 중 하나였던 뱀파이어 가족의 이야기를 짜보다가(<아담스 패밀리> 분위기의) 딸의 이야기를 쓸 때 즈음 학교에서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딸의 심정이 마치 사회에서 차별당하는 소수자, 그리고 더 넓게는 다문화 가족 아이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아 그 후, 그 콘셉트에 맞춰 시놉을 여주인공 중심의 성장이야기로 다시 재정비하기 시작했고, 『오렌지 마말레이드』란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뱀파이어 로맨스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미 뱀파이어와의 로맨스는 많이 나온 상태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특이할 만한 점이라고 한다면 여자 뱀파이어와 인간남자의 사랑이야기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웃음).


뱀파이어 학원물인 셈인데 주인공은 퀸카, 킹카이고 밴드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오렌지 마말레이드』를 그리면서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나요?

차별화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밝은 분위기로 이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 구조도 아니었고 밴드부의 이야기를 크게 부각시킬 생각도 없었거든요. 제 목표는 단 한 가지. 여자주인공 마리의 성장이었습니다. 만약 여주인공 마리가 정체를 모두에게 밝히고 사회에서도 존재를 인정 받은 상태였다면, 학원물 분위기에 맞게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더 해보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소녀감성을 갖고 웹툰을 그리는 게 힘들다고 말하셨는데요. 소녀감성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작품을 시작하기 전엔 소녀감성의 만화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대사 하나 행동 하나에도 엄청난 신경을 써야하더군요. 조금만 노선에서 어긋나 버리면 느낌이 확 달라져 버려서요 가끔은 작품의 감성에 맞지 않는 저의 남성스러운 대사나 행동들이 나와 버려서 곤란할 때도 있었습니다(웃음). 그래서 매주 스토리를 갈아엎고 다시 쓰고를 반복하죠. 주로 새벽에 스토리를 쓰는데 이 시간 때가 사람이 감성적이 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얼굴 표정에 가장 많은 신경을 씁니다. 대사와 감정에 맞는 표정을 그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죠. 캐릭터의 표정을 통해 독자들이 보다 더 캐릭터의 처한 상황이나 감정에 공감하고 또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들고 싶거든요. 그리고 습관이라고 하면 그림을 그리면서 저도 모르게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불러서 같은 작업실을 쓰는 동료 작가들이 매우 심기 불편해 만들고 있죠(웃음).




주인공 백마리는 뱀파이어라는 정체성을 숨기고 학교생활을 하는데요. 작가님도 혹시 숨기고 싶은 정체성 같은 것이 있나요?

딱히 크게 숨기고 싶은 건, 아쉽게도 없네요(웃음). 다만 우리 주위에서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많았죠. 그런 관심들이 제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간 것 같습니다.


마리를 좋아하는 정재민은 킹카이고 훈남인데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훈남’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훈남은 “못생겼지만 정이 가는 남자를 일컫는 말”이라고 하네요(웃음). ‘정재민’이란 캐릭터는 정말 잘 생긴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음, 제가 생각하는 훈남의 정의는 외모가 딱히 모나지 않고 잘생겼다고 하기엔 약간 모자란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전작 『17살 그 여름날의 기적』도 그렇고 사랑, 우정, 연애 같은 부분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요.

사랑이야기에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웃음). 학원물도 그렇게 좋아하진 않고, 본 작품도 많은 편은 아니에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학원물을 연달아 두 작품 하게 되었네요. 아마 다음 작품을 하게 된다면 이제까지의 작품들과 분위기가 많이 다른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 감독 지망생이었는데, 웹툰 작가가 안 됐다면 어떤 직업을 가졌을 것 같나요?

애니메이션 감독의 꿈은 꿈으로 남겨둔 지 오래입니다. 제가 감당하기엔 너무 어려운 직업이고 능력도 많이 모자라죠. 지금도 열심히 애니메이션 쪽의 일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고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 웹툰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도 계속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하는 성격이거든요(웃음).


<웹툰 라디오> 진행을 맡고 계신데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신다면? 팟캐스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꼭 초대하고 싶은 작가가 있다면요?

<웹툰 라디오>의 DJ는 모두 현재 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만화가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5개의 채널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만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방송은 팟캐스트나 팟빵, 그리고 <웹툰 라디오> 블로그와 카페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거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라디오의 매력은 자주 접할 수 없는 웹툰 작가들의 생각들을 들어볼 수 있다는 거고요. 또한 유명작가들을 섭외해 인터뷰를 하는 ‘추궁 60분’이란 채널을 통해 DJ들 외에 여러 작가들의 작품적인 이야기와 노하우 등도 들어 보실 수 있습니다. 매우 재밌다고 하더군요(웃음). 초대하고 싶은 작가는 『미생』의 윤태호 작가님. 존경합니다. 또 『방과후 전쟁활동』의 하일권 작가님, 『창백한 말』의 추혜연 작가님, 『치즈인더트랩』의 순끼 작가님 등을 좋아합니다. 제가 너무 재밌어 하는 작품은 영향을 받을 까봐, 또 질투심에 일부러 보지 않는 것도 있는데, 이 작가님들의 작품들 역시 보지 않게 되더군요. 음, 참 이상한 답변이네요. 아, 보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안 본거지 아예 안 본 건 아닙니다(웃음).


현재 대한민국의 웹툰 시장을 작가로서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웹툰 시장은 지금 현재 황금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작품들의 이름이 사람들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으며 또한 영상화 진행도 되고 있는 작품들도 많고요 관심도가 매우 높아진 상태죠. 그리고 웹툰의 유료화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데요. 우려했던 바와 달리 독자들 사이에서 유료화의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완화된 것 같아서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이 꾸준히 나와 주고 독자 분들의 기대에 부흥할 수만 있다면 웹툰 시장의 미래가 밝지 않나 생각합니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나요? 웹툰작가는 연재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을 텐데요.

보통 술로 풉니다. 동료 작가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작품에 대한 생각을 잠시나마 지우려고 노력하고 있죠. 매주 스토리를 짜내려면 머리를 비울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요즘엔 술도 조금씩 버거워지기 시작해서 게임을 해볼까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어떤 일본 작가를 보니 게임에 빠져 마감을 안 한다고 하던데, 무섭지만 한번 시도해볼까 생각합니다. 평소 취미는 영화보기 입니다. 마감을 하고 집에서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며 휴식을 즐기고 있죠. 보통 작가들이 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에 취미생활을 하기가 어려운데 그나마 내 스케줄에 맞춘 가장 적절한 게 영화를 보는 거더라고요. 마감을 하고 나면 그냥 누워 있고만 싶어서(웃음).


앞으로 꼭 그리고 싶은 작품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밝고 풋풋한 내용을 많이 해서 그런지 반대되는 장르에 갈증을 많이 느껴 다음에는 그동안과 분위기가 많이 다른 공포물을 해보고 싶습니다. 짜놓은 시놉시스 초안은 있지만 아직 공개 할 수는 없고요. 공포와 스릴러가 섞인 한 인간의 처절한 복수극이라는 것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번에 『오렌지 마말레이드』가 단행본으로 출간되고 나서, 굉장히 뿌듯했어요. 자신의 작품을 종이책으로 본다는 게 컴퓨터로 볼 때랑 느낌이 남다르더군요. 책으로 예쁘게 엮어주신 세미콜론 출판사 정말 감사 드리고, 『오렌지 마말레이드』를 좋아해주시는 독자 여러분이 실망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열심히 작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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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마말레이드 석우 글,그림 | 세미콜론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재민과 마리의 사연 있는 밀당, 그리고 다른 존재들과 어우러지는 방법을 배워가는 소년소녀의 풋풋한 성장담이 펼쳐지는 학원 순정 만화이다. 뱀파이어라는 이질적인 존재가 등장하지만, 도시 속 뱀파이어 가족의 일상, 뱀파이어와 가족을 이룬 인간들을 등장시켜 판타지적 요소보다는 각 캐릭터가 갖고 있는 현실성 있는 고민과 순정 만화 특유의 정서를 최대한으로 보여준다. 또한 작가가 직접 편집을 하고 부록을 추가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구성된 단행본은 독자들을 위한 작가의 노력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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