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만들기가 소품 만드는 것보다 더 쉬워요
바느질의 여왕, 곰이의 이지쏘잉
옷 만들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블로그 ‘GomE's 이지쏘잉’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블로그 주인 이인숙 저자는 가족이 함께 입을 수 있는 이지룩을 주로 만든다. 기본 티셔츠, 원피스, 바지 등이 그것이다. 블로그와 함께 운영 중인 온라인 패턴샵 '이지쏘잉'에서는 누구나 옷 제작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패턴을 소개하고 판매하기도 한다. 어느새 바느질을 시작한 지 11년이 되었고 열렬한 독자 팬들의 의견을 모아 『바느질의 여왕』을 출간했다.
7월 12일, 송파 가든 파이브 패션관에서 저자 이인숙의 쏘잉클래스가 열렸다. 자리에 참석한 독자들은 20대 대학생부터 아이 엄마까지 다양했다. 서로 소개도 하고 대화도 나누며 자연스레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저자는 아이용 반바지 제작법을 설명했고 손수 떠온 원단을 나누어 주었다. 독자들은 저자의 지시에 따라 바느질을 시작했다.
바지 제작 방법
1. 바지 패턴 원단의 안쪽을 펼쳐두고 밑위에서 1센티, 옆선에서 1센티 정도의 시접선을 표시한다.
2. 겉감끼리 맞대고 밑위와 옆선에 그린 시접선을 따라 박음질한다.
3. 앞판의 시접은 겉에서 볼 때 남아는 오른쪽(여아는 왼쪽)으로 넘기고 모양지퍼를 상침한다.
4. 밑아래를 박음질 하고, 옆선에 고무줄 넣을 창구멍을 남기고 박음질 한다.
5. 허리를 2cm 접어서 한 번, 3cm 접어서 한 번 다려준다. 다린 선을 둘러 박음질 한다.
6. 바지밑단을 3센티씩 두 번 접어 다리고 박음질 한다.
7. 모양지퍼 부분에 단추를 달아 장식하고 창구멍에 고무줄을 넣고 박음질로 고정하면 끝.
*허리 주름을 골고루 펴주고 4군데 정도에 세로로 눌러 박아주면 세탁 시, 고무줄이 꼬이지 않아 편하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작업이었다. 보통은 재봉틀로 박음질하면서 옷을 제작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역시 그렇게 제작하면 시간은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재봉틀 고수가 아니고서는 모양이 흐트러지기에 십상이고 정성이 덜 들어가 보이기도 한다. 저자의 요령을 들으며 차근차근 해내니 바느질로도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제작할 수 있었다. 저자는 참석자 한명 한명을 모두 봐주며 친절한 설명과 시범을 보였다.
『바느질의 여왕』은 수록된 사진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진 속 주인공은 모두 이인숙 저자의 가족과 친척이다. 물론 저자도 사진모델과 촬영까지 직접 했다. 책은 작년 여름에 제작했지만, 편집이 가을쯤에나 끝났다고 한다. 더울 땐 바느질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시기를 맞춰야 하는 탓도 있었고, 실무패턴이 담긴 삽화와 부록을 편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렇게 정성들여 만든 책이 올 봄 출간된 것이다. 블로그로 시작하여 책 출간까지. 저자는 충분히 보람을 느끼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바느질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바느질을 열심히 하던 독자 중 한 명은 책에 들어있는 부록을 칭찬했다. 자신이 보던 옷 제작과 관련된 책에서는 스몰이나 미디움 치수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저자의 책에는 미디움과 라지 치수까지 나와서 좋다고 말했다. 『바느질의 여왕』 부록을 보면 아이용 옷 패턴은 키 100, 110, 120cm를 기준으로 세 치수가, 어른 옷은 미디움, 라지 치수가 수록되어있어 다양한 치수 선택이 가능하다. 책에 수록된 30가지의 이지룩 중 자신이 만들 옷 패턴을 부록에서 찾아 패턴지를 위에 대고 따라 그리면 쉽다. 그리고 원하는 원단을 구매하여 시접을 남긴 뒤 패턴을 따라 자르고 제작하면 된다. 패턴샵 '이지쏘잉(www.easy-sewing.co.kr)'에서 패턴을 구매하는 것도 또 한 가지 방법이다.
독자들의 질문
곰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내 스스로 정신없고 모자라는 모습이 꽤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동물 '곰'을 떠올렸고, 사람들이 기억하기도 쉽게 '곰이'라고 짓게 되었다.
바느질을 처음 시작한 때는?
결혼 전에 시작했으니 20대 중반이다. 대학에서 전공한 것은 프로그래밍이었고 사회에 나와 전산계통의 일을 했다. 바느질과는 전혀 연관 없는 전공이었다. 어느 날 옷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바느질에 푹 빠졌다. 홈패션을 두 달 수강했고 그 후에는 옷 제작과 관련한 책을 보며 독학했다. 지금은 개인 블로그와 온라인 패턴샵을 통해서 엄마와 아이들이 입을 수 있는 이지룩 제작법에 관한 정보를 주고 있다. 많은 보람을 느낀다.
저자의 자녀들은 모두 직접 제작한 옷을 입나?
대부분 그렇다. (웃음) 내가 직접 만들어 입히는 걸 좋아하기도 해서. 얼마 전에는 남편에게 여름용 기본 반팔셔츠를 만들어 주었다. 실수로 목 둘레가 조금 작게 나와 당황했지만, 어울리니 그냥 입으라고 했다. (웃음) 시중에 파는 옷이 제작 원가보다 싸게 나오면 그것을 사서 입힌다. 모두 만들어 입히지는 않는다.
바느질을 처음 시작하는 독자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옷 만들기라고 하면 겁을 많이 내는 것 같다. 실제로 하다 보면 오히려 소품보다 간단한 바느질일 수 있다. 겁내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하고 싶다. 자신이 만든 작품을 보면 뿌듯함도 느껴지고, 직접 입고 다닐 수도, 정성스러운 선물도 할 수 있으니 좋은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100세의 바느질 마니아 할머니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이인숙 저자. 꼭 정해진 원단으로만 만들 필요는 없다고 말하며 여러 가지 원단을 사용해 만들어 보길 권했다. 실패도 경험이므로 겁을 내지 말라는 말과 함께. 소품을 만드는 것보다 어쩌면 옷을 만드는 것이 더 간단할 수도 있다. 원단의 표면적이 더 넓은 이유도 있겠고, 내 몸에 맞춘 기본적인 옷 패턴을 만들어 보기에도 쉽기 때문이다. 『바느질의 여왕』에는 제작설명과 방법이 삽화와 함께 곁들여져 알아듣기 쉽게 나와 있다. 30가지의 이지룩 중에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골라 가족끼리 커플 옷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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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은 가젤. 눈망울이 가젤을 닮았다고 친구가 붙여준 별명이다. 실제로 잘 뛰어다니며, 벌려놓은 일에 쫓기기도 한다.
인생 최대의 목표는 '재미'다. 문화와 예술, 철학과 심리학에 관심을 두고, 학습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리듬감 있고 담백한, 그리고 위트있는 문장으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 채사모 4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