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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종석처럼 될 수 있을까

눈을 쳐다보기 힘들다면 귀를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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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어디 있을까? 현실적으로도 가능할까? 의문이 들지만 그의 능력이 부러운 것은 사실이다. 때로는 독이든 성배처럼 고통스러운 능력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능력을 갖고 싶어한다.

연하남 신드롬을 가지고 온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지인들과 모임에서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이종석” 이다. “이종석을 위해서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연하남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이보영이 부럽다.” 의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MBC <라디오스타>에서도 연하남과 만나는 연상녀에 대한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비록 안선영의 부적절한 발언이 많은 남성을 불편하게 했지만,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연하남 신드롬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기회주의자라는 비난을 받겠지만 이번 기회에 누나(?)를 만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눈앞의 현실과 나이를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한 장면. 이날 누나들은 밤잠을 설쳤다.

지인들에게 “다음 생에는 이종석으로 태워나야겠다.”라 말을 하곤 한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예상치 못한 테러에 대비한다. 짧은 테러 후(?) 사람들은 나에게 이런 말을 한다. “이종석의 우월한 외모와 기럭지가 부럽지?” 전적으로 부인할 수 없지만 부러운 것은 드라마 속 이종석의 ‘능력’이다.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어디 있을까? 현실적으로도 가능할까? 의문이 들지만 그의 능력이 부러운 것은 사실이다. 때로는 독이든 성배처럼 고통스러운 능력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능력을 갖고 싶어한다.


이종석이 될 수 없지만 흉내는 낼 수 있다.

드라마 속에 나오는 이종석의 능력은 상대방의 생각을 읽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이 능력이 존재하지 않지만, 흉내는 낼 수 있다. 상대방의 행동과 생각을 바탕으로 추론하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예상은 할 수 있다.

앞선 칼럼에서 인지과학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인지과학은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지과학으로 본다면 인지체계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분석할 수 있다. 마음을 분석할 수 있다면 생각 또한 분석이 가능하다. 시각적인 분석방법이 그 중 하나의 과정이 된다.

사람들은 망막에 맺힌 사물을 시신경으로 인지한다. 인지과정을 고려한다면 상대방이 바라보고 있는 사물을 통해서 생각을 알 수 있다. 뜬구름 같은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다. 다음과 같은 예를 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로 붐비는 은행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번호표를 뽑는 사람들,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들,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 입출금과 관련된 서류를 작성하는 사람들처럼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때 한 사람이 은행 안으로 들어왔다.

은행에 들어선 한 남자는 주변의 환경을 살핀다. 그리고 그 사람은 두 가지 행동을 한다. 첫 번째는 CCTV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청원경찰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다. 남자의 행동을 보고 우리는 무엇을 예상할 수 있을까? 남자의 어떤 생각을 읽을 수 있을까? 은행 강도를 계획한 사람이라 예상을 할 수 있다. 그 사람의 머릿속은 온통 은행 강도와 관련된 생각뿐이다. 무엇이 이런 추론을 가능하게 할까? 추론의 근거는 그 사람이 머무르는 시각을 통해서 본 인지체계의 분석이다. 은행으로 들어온 사람의 눈이 머무른 곳을 통해서 은행강도라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분석을 아이트래킹(Eye Tracking) 또는 시선 추적이라 한다. 시선의 위치와 시선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시선이 머무는 시간 또한 측정한다. 시선의 움직임으로만 은행강도라 단정지을 수 없다. 하지만 CCTV나 청원경찰에 시선이 머무르는 시간을 측정한다면 머무는 시간에 따라서 높아진 확률로 은행강도라 예상할 수 있다.

눈은 사람의 창이라고 했다. 창문을 통해서 밖을 볼 수 있듯이, 눈을 통해서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상대방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볼 수 없다. 사람마다 개인차는 존재하겠지만 불특정다수의 눈을 본다면 분명하게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눈을 쳐다보기 힘들다면 귀를 기울여라.

이종석처럼 잘 생긴 외모를 가진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여성의 눈을 마음껏 볼 수 있다. 여성들도 불쾌감을 느끼지 않는다. 우스운 소리지만 굳이 생각을 읽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종석이 될 수 없다. 귀를 기울여 이런 현실을 조금이나마 벗어나야 한다.

왜 하필 귀를 기울어야 하는 걸까? 글이 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 논란이 된 기성용과 뮤지컬배우 백민정의 SNS계정에 올린 글을 생각해보자. 논란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글이 전달해주는 한계 때문에 생긴 오해일 수 있다. 시시비비를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들의 글을 객관적으로 분석해보고 심리상태를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백민정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백민정의 심리상태가 SNS을 통해서 어떻게 나타난 것일까? 글 그대로 팬이 귀찮을 수도 있고 숨겨진 뜻을 생각한다면 힘들어서 하소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뮤지컬 제작사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다. 결국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오해를 낳는 주된 원인은 글로 모든 걸 표현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글만으로는 그 사람의 감정을 100%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이 점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귀를 기울인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면, “밥 먹어.”의 한마디로 상대방의 다양한 생각을 글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다. 힘들게 음식을 준비했는데 오락에만 빠져있는 자식에게 하는 말, 식탁에 반찬을 놓는 일도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게 하는 말, 새로운 요리를 맛있게 만들어서 기분이 좋아하는 말.

글처럼 오해를 살만한 여지가 있을까? 말은 어조나 분위기들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다면 이제부터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리고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점도 명심하자.


트루먼쇼(The Truman Show) 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상대방의 생각을 읽는다는 것은 짜릿하다. 반대로 상대방이 나의 생각을 꿰뚫어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영화 <트루먼쇼>의 주인공처럼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이다. 현실에서도 범죄예방의 목적으로 수많은 CCTV가 설치되어 있지만 생각이 들키지는 않는다.


트루먼쇼(The Truman Show, 1998). 짐캐리의 연기가 빛났다.

사람들은 서로를 감시하고 산다. 공부를 하고 있는지,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지 다양한 이유로 감시를 한다. 감시를 받는 사람에서 때로는 감시를 하는 사람이 역할이 된다.

만약 상대방의 생각을 읽는 능력이 있다면 행복할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연인관계에서는 불필요한 싸움을 막을 수 있고 다른 문제도 분명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계속해서 상대방의 생각을 읽으려고 한다면 문제점이 발생한다. 사람들은 생각을 들키지 않기 위해 생각하기를 꺼려할 것이다. 극단적으로는 생각을 원천봉쇄 할 수 있다. 생각이 없는 기계로 전락하게 될 것이며 사회는 기계로 가득한 획일화된 모습이 될 것이다.

사회는 다양성을 바탕으로 성장한다. 획일화된 모습의 사회는 제자리걸음만 할 것이다. 언어가 보편성과 상대성을 갖는 거처럼 이상적인 사회도 보편성을 바탕으로 한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상대방의 생각을 분석하려고 애쓰지 말자. 나와 같은 생각을 강요하지 말자. 상대방을 인정하고 이해하자. 왜냐하면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생각을 읽었기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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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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