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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듀오! 어떠한 변화에도 여전하네

1년 6개월만에 선보이는 7집 정규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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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우면서도 짜임새 있는 구성의 앨범을 들고 돌아온 다이나믹 듀오의 <Luckynumbers>를 소개합니다.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Luckynumbers>


군 제대 후 발매한 첫 번째 앨범 <Digilog>에서 오랜만에 돌아온 힙합 신이 ‘살발’하다며 수록곡 「살발해」로 엄살을 피우더니 이제는 어느 정도 감을 되찾은 듯하다. 어떤 측면에선 감동의 정도가 약해졌지만 약해져봐야 가요계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다. 기대치가 어느 정도가 있어도 항상 그 어느 정도는 만족을 시켜주는 다이나믹 듀오다. 언제나 그래왔듯 앨범 구성이 자연스럽다. 누구나 한 번에 들을 수 있는 편한 라디오 같은 매력, 따로따로 곡 단위로 놓고 봐도 훌륭하다. 이번에도 비트와 랩, 트랜드와 클래식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대다수의 노력은 성공으로 이어졌지만 그렇지 못한 곡들이 몇 있다. 덥스텝이 세계적인 유행으로 떠오르자 많은 힙합 뮤지션이 덥스텝 위에 랩을 시도했다. 워낙 강력한 비트이다 보니 랩이 녹아들기가 쉽지 않아 성공작은 거의 없다. 다이나믹 듀오 역시 「슛 골인」에서 덥스텝 위에 랩을 시도하면서 실패사례를 하나 더 추가했다. 단지 신날 뿐 새롭지 않다. 「비극 Pt.2」에선 시류에 따라 후렴구의 피치를 다운시키기도 했지만 이 역시 결과는 좋지 않았다. 과연 에이삽 록키의 「Wild for the night」은 절대 쉽게 나온 것이 아니며 따라 하기도 어렵다.

위의 두 곡 외의 나머지 곡들에선 별 탈 없이 트랜드를 그들만의 음악으로 소화했다. 특히 「아침사랑」의 짜임이 재미있다. 1분 30초가량의 분위기 환기용 곡으로 미구엘, 프랭크 오션 같은 피비알앤비를 차용했으나 ‘다이나믹 듀오화’ 시켰다. 섹스를 기타 솔로로 표현한 것도 재치 있다. 「쌔끈해」의 샘플링 방식 또한 유행하는 스타일을 영리하게 사용한 사례 중 하나다.

다이나믹 듀오만의 스타일이 짙은 곡들도 있다. 타이틀 곡 「Baaam」의 세련된 감각이나 「거품 안 넘치게 따라줘」, 「가끔씩 오래 보자」의 소소한 행복도 있지만 그 중 「만루홈런」은 다이나믹 듀오 팬들의 오랜 기다림을 장외로 시원하게 날려준다. 타이거제이케이와 셔니슬로우가 합세한 1집 수록곡 「Superstar」의 속편이다. 기존에 그들이 하던 소울 샘플링 실력 역시 녹슬지 않았다.

랩 실력도 여전하지만 스타일이 조금 달라졌다. 잘 짜여진 라임과 플로우로 찬사를 받던 그들이 정규 앨범을 낼수록 오마쥬와 펀치라인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번 앨범도 랩의 본질적인 요소들보단 소소한 재치에 신경을 썼다. 정성을 다한 결과 듣는 재미가 부가되었지만 「비극 Pt.2」같은 스토리텔링은 Pt.1보다 못하다. 이미 개코의 「될 대로 되라고 해」에서 라임과 플로우, 오마쥬와 펀치라인을 모두 완성하는 것이 가능함을 입증했지만 앨범 수록곡 중엔 그 수준의 감동은 없다. 감탄하고 놀라진 못해도 다만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다이나믹 듀오의 앨범은 항상 좋은 책 같았다. 일곱 번째인 이번 앨범도 소설책인지 시집인지 잡지인지 불분명하지만 분명 재미있다. 음악을 하는 것이 행운이라는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우리나라 대중에게 마찬가지로 행운이다. 이센스 사건이후 주춤 하는가 싶더니 프라이머리와 자이언티로 막강해진 아메바 컬쳐처럼 군대에 다녀오고 결혼을 하는 등 어떠한 변화에도 그들은 여전한 다이나믹 듀오다.

글/ 전민석(lego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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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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