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원의 대안학교 기행』 저자가 말하는 대안학교 A부터 Z까지
아이의 성향에 맞는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 개교한 6개교를 포함해 현재 교육부가 인가한 대안학교 및 대안교육 특성화중고등학교는 총 48개교다. 억압적인 입시교육에서 벗어나 자연친화적이고 다양한 교육을 가르치기 위해 설립된 대안학교. 부모들은 왜 대안학교에서 교육의 해답을 찾으려 할까. 대안학교가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 그리고 현재를 강순원 한신대 교수에게 물었다.
사람들은 왜 대안학교를 꿈꾸고 찾아 다닐까. 대학에서 교육사회학, 평생교육, 평화교육, 인권교육 등을 가르쳐온 강순원 한신대 교수는 대안학교들의 노력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자는 생각으로 2010년 가을부터 대안학교 기행을 떠났다. 동북 지역의 대안학교를 시작으로 영남, 부산, 전라도, 충청도, 수도권 지역에 이르기까지, 여러 모습을 띠고 있는 대안학교들의 정체성과 교육 목표를 살펴보았다. 학교마다 가지고 있는 색깔은 제각기 지만, 모두 아이들을 공교육에 맡기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출발한 학교들이다. 배움과 사랑의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 학교가 경쟁과 재미 없는 시험준비로 매몰되어 버린 현 상황에서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준비하도록 새로운 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강순원 교수는 50여 개의 대안학교를 취재하며, 대안학교 아이들은 대학진학과는 별도로 내가 왜 이런 삶을 살려고 하는지, 그리고 그런 삶을 살아가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아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인 삶을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하는 모습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느꼈다.
일반적으로 공교육은 국가가 모든 국민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간주하는 교육내용을 차별 없이 균형 있게 제공하기 위해 만든 대중교육의 성격을 지닌다. 이러한 공교육이 사회적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서 좋은 학교 출신들이 좋은 직장을 가게 되고 그러면서 학교간 서열화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결국 선발과 밀접하게 관련하여 운영되는 학교는 아이들의 다양한 능력을 균형감 있게 다뤄주기보다는 획일적인 지식을 기준으로 서열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나 교사들 모두가 학교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경향은 1990년대 들어와 더욱 심화되었고 자연스럽게 공교육이 아닌 대안을 스스로 만들자는 운동이 일어났다. 우리나라 대안학교운동은 그런 면에서 훨씬 더 적극적인 교육활동가들에 의해 촉발된 교육운동의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대안학교는 그 수만큼 다양한 학교들로 구성된다. 하나도 같은 학교가 없다. 때문에 반드시 자녀들의 성향을 잘 고려하여 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론 대안학교 중에도 잘 나가는 학교가 있고 거의 알려지지 않은 학교가 있지만, 이것은 의미가 없는 분류다. 일류대안학교를 간다는 기분으로 가려고 하지 말고 충분히 학교를 방문하여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학교를 찾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최근 설립된 대안학교들은 과거의 대안학교들과 어떻게 다른가?
대안학교로서 인가 받는 것이 가능해진 2007년 이후로는 비인가보다는 인가형 대안학교를 희망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혁신학교가 지역에서 자리잡게 되면서 대안학교를 꼭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신중하게 재고하는 부모들이 많아진 것도 대안학교 설립을 신중하게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이런 환경에서도 기존의 대안학교들은 비인가를 고수하면서 더욱 자신들의 교육적 가치를 잘 지켜나가고 있지만, 최근 신설되는 대안학교들은 기독교대안학교라는 범주로 돈독한 신앙교육 위에서 입시교육을 준비시키는 그런 경향을 보인다. 기독교대안학교의 급격한 신장은 눈여겨볼만한 경향이다. 이러한 기독교대안학교들은 1990년대 이후 대안교육을 공동으로 추구하는 노력의 결사체인 대안교육연대에는 참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가치 추구형 대안학교들의 설립은 위축되는 반면 신앙교육 바탕 위에 대학진학을 연계시키는 기독교대안학교의 설립은 활발하다고 보여진다.
해외 대안학교는 국내와 어떻게 다른가?
일본의 경우 공교육의 구조가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부등교 학교의 대표격인 도쿄슐레 같은 자유형 대안학교가 있는가 하면 일본 형 섬머스쿨이라고 불려지는 키노쿠니 학교 같은 유형이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학교구조로서 획일적이고 관료적인 학교문화를 거부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사립 대안학교유형과 비인가 부등교 대안교육시설로 이원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일본에서는 대안학교를 학교생활에 부적응하는 청소년들이 가는 학교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은 워낙 사립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보니까 무엇을 기준으로 대안과 일반학교로 분류하느냐가 실제로 고민이다. 홈스쿨링을 비롯하여 상당히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홈스쿨링은 경건을 강조하는 미국 개신교가정에서 학교의 세속화 교육과정에 반대하면서 중산층부모주도로 가정교육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홈스쿨링을 최근 우리나라 대형교회에서 많이 소개하는 경향이 있다. 유럽의 경우엔 학교교육권이 아니라 일반 교육권을 국가가 보장하는 것이 기본 인권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어서 유렵형 홈스쿨링인 Education otherwise나 다른 작은 학교들도 교육청으로부터 교육적 활동을 인정받으면 교육재정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같이 전적으로 대안교육을 주관하는 분들만의 비용으로 비인가학교의 형태를 취하면서 헌신적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소개된 부르더호프 공동체의 경우엔 신앙적 요소가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러시아의 톨스토이학교, 미국의 챠터스쿨 등은 대안학교의 범주에서 접근하려면 상당히 고려할 점이 많다. 실제로 챠터스쿨의 경우는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의 한 시도로 간주되며 비판 받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아주 의욕적인 교육개혁활동가들은 챠터스쿨을 우리 식의 대안교육적 의미로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대안학교 졸업생들과 일반공립학교 졸업생들과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한 마디로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간디나 민들레학교 같이 대학을 의도적으로 권장하지 않는 대안학교들이 있지만 많은 대안학교에서는 자기주도적인 결정으로 대학진학을 원하면 굳이 만류하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대안학교 졸업 후 바로 대학진학을 결정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기의 진로와 연계하여 대학을 가거나 아니면 취업을 하거나 아니면 해외에 나가 제3의 길을 찾아보거나 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학교와 같이 획일적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성적에 따라 대학 진학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강순원 교수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낸 부모들은 교사에 대한 기대 심리도 크다. 교사는 어떻게 선발하는가?
일반학교의 경우 교사들은 모두 교사자격증을 가져야 한다. 중등의 경우엔 교과별로 중등2급 정교사자격증을 가져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교직의 헌신성 부분은 2차적이다. 가려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대안학교의 경우엔 일반학교와 달리 급여도 그렇고 위치도 대도시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헌신성과 대안학교 교사로서의 의미부여가 없으면 하루도 견디기 어렵다. 대부분 교사선발에 있어서 제일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도 교사자격증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학교에서 일하려고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학생들과 늘 함께 살고, 함께 노동하고 함께 고민하는 교육공동체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실력보다는 바로 이러한 가치추구를 제일 높게 고려한다.
학부모들이 대안학교에 갖고 있는 가장 큰 편견, 오해는 무엇인가.
여전히 대안학교를 일반학교에 부적응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로 보는 경향이 있고 교육부에서도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렇게 시작한 학교들도 있다. 하지만 『강순원의 대안학교 기행』에서 탐방한 대부분의 대안학교들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 어떤 교육이 최선인가를 늘 추구하는 가치추구형 학교들이다. 대부분 대안학교에서는 체벌이 없습니다. 비폭력적 평화를 학교에서도 추구하고 이를 사회에서 실현하기 위해 교육내용을 많이 평화교육적으로 구성한다. 인권 역시 중요한 주제고, 진로선택도 많이 고려한다. 경쟁도 필요하지만 왜 내 역량을 길러야 하는가 하는 데 대해 스스로 고민하게 만든다. 따라서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에 대해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경우엔 대안학교 보내는 것을 좀 재고해야 한다. 대체로 대안학교 아이들은 일반 아이들에 비해 훨씬 더 적극적이다. 자칫 그렇지 못한 경우엔 자기 아이가 대안학교에 가서 더욱 더 위축될 수도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작은 학교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도와주긴 하지만 일단 아이와 함께 먼저 대안학교를 충분히 탐방해보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대안학교들의 대학진학률도 좋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심각한 불이익이 있지 않다. 검정고시도 원하면 별 어려움 없이 치를 수 있어서 대학진학에 걸림돌이 되지도 않는다. 단지 일반학교는 교육비가 없는 반면에 대안학교는 운영비용을 거의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교에 내는 교육비가 많이 든다. 따라서 여러 조건들을 충분히 고려하고 아이하고 원하는 학교에 대해 그리고 자기 진로에 대해 충분히 상의한 후 학교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다.
대안학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대안학교마다 성격이 많이 다르다. 인격수양을 강조하는 학교도 있고, 자유학교를 지향하는 곳도 있고, 노동의 가치를 강조하기도 하고, 경건한 신앙을 강조하기도 하고, 지역과 함께 하는 시민정신을 강조하기도 하고, 사회적 비판정신을 강조하기도 하고, 심지어 대학진학을 강조하는 곳도 있다. 그러니 자녀들의 특성에 맞춰 아이들이 희망하는 학교를 함께 찾아보고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 내 경우도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고 싶었는데 정작 아이는 집에서 가까운 학교를 다니고 싶어했다.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자기로서는 중요하다며 자기 의사를 존중해달라고 하여 결국 대안학교에 보내지 못하고 동네 학교에 다니게 했다. 어떤 경우이든 부모의 가치나 희망보다는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안학교 입학, 이것이 궁금해요(자료 출처: 서울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대안학교는 어떻게 나눠지나요?
대안학교의 종류는 첫 번째, 학력인증 유무와 두 번째, 지역 세 번째, 학교특성으로 나뉘어집니다. 학력인증 유무에 따른 분류는 인증과 미인증을 하는 학교로 나뉠 수 있는데 인증이 되는 학교는 위탁형 대안학교, 특성화학교(중ㆍ고등), 각종학교가 있습니다. 위탁형 대안학교는 서울시교육청 소속의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청이 인정하는 대안학교에 과정을 이수하면 원적학교의 졸업장을 수여받는 형식으로 학력 인증을 받는 학교입니다. 미인증 학교는 서울 등의 도시에 위치한 도시형(미인가) 대안학교로 학력 인증이 되지 않지만, 도시형(미인가) 대안학교에서도 학력인증을 위한 검정고시 준비를 하거나 지원하는 과정이 개설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도시를 벗어나 생태적 학습을 하는 ‘전원형학교’와 도시 안에서도 생태적 학습의 시도를 하고 있는 ‘도시형학교’가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특성으로 그룹홈학교, 마을학교, 창의성학교, 치유와 성장을 중점으로 하는 학교들로 나뉠 수 있습니다.
강순원의 대안학교 기행강순원 저 | 한신대학교출판부
2010년 8월 말에서 12월까지 이루어졌던 대안학교 기행 이야기를 담은 탐방문이다. 전국 각지 50여 개의 대안학교들을 찾아가서 왜 학교를 만들었는지, 이 학교만의 특색은 무엇인지, 어떤 사람들이 주로 이 학교를 찾는지, 이 학교의 교육과정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등의 교육적 질문을 통해 이상적인 학교의 모습을 구현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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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