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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라고 놀림 받던 내 아들이 전교 1등이 됐다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 저자 김민숙 칭찬과 격려의 힘은 아이에게 추진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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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소득 격차가 곧 교육 수준의 차이로 이어지는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어떻게 사교육 없이 아이를 전교 1등으로 키워낼 수 있을까.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의 저자 김민숙 모자의 성공 스토리를 들은 엄마들이 가장 의아해하는 부분이다. 동시에 두 주인공을 부러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왜 사교육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그 자리를 대신 메운 대안은 무엇이었을까. 독자와의 만남에서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언제나 주변 엄마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어느 학원에서 혹은 어떤 과외 선생님을 두고 공부했을까, 엄마들은 궁금해 한다. 만약 그 아이가 단 한 번도 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면, 아마도 엄마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좀처럼 믿을 수 없는, 이 기적과도 같은 이야기를 써내려간 주인공이 있다.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의 저자 김민숙과 그의 아들 심재웅 군이다. 그들의 놀라운 이야기는 교육과학부에서 주최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녀 교육하기 수기 공모전’ 입상을 통해 알려지며, 각종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수상작의 내용과 함께, 저자가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던 교육 칼럼의 내용을 더해 완성되었다.



괜찮아, 넌 훌륭하게 될 거야

김민숙 씨에게 사교육은 선택 가능한 문제가 아니었다. 아들 재웅이가 유치원에 다니던 무렵 IMF가 찾아왔고 갑작스럽게 사업 실패를 맞게 되었다. 집안 곳곳에는 빨간 압류 딱지가 붙었고, 부잣집 사모님이던 저자는 생계를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삶의 무게가 버거워 아이들의 교육에는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그 때는 마음속으로 한 번 웃어보는 게 소원이었어요. 얼굴은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어떻게 오늘 하루를 또 버틸까’ 하는 생각뿐이었죠. 하루는 딸아이 친구의 엄마가 찾아와 이렇게 말하더군요. 돈 버느라 바쁜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도 좀 돌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당시 저희 집안 사정을 몰랐기에 한 이야기였죠. 저는 이렇게 물었어요. 아이를 굶기지 않는 것과 교육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냐고 말이죠.”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견디는 삶을 살아야 했던 시절,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재웅이는 한글도 떼지 못한 상태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아이들의 놀림을 받아야 했다. 입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재웅이는 바보. 재웅이는 빵점짜리’라고 쓰인 쪽지가 현관문 틈 사이로 들어와 있었다. 학교에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해 선생님 옆자리에 책상을 두고 혼자 공부해야 했고, 방과 후에는 고양이 굴을 찾아다니며 새끼 고양이들과 어울려 놀고는 했다. 그렇게 아이는 방치되어 있었다. 새벽에 나가 밤늦게 돌아오는 재웅이 엄마와 마주칠 기회가 없었던 이웃들은 2년여 동안이나 재웅이를 엄마 없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엄마, 친구 엄마들이 나보고 엄마가 없는 애라고 놀지 말라고 그랬대.’ 귀를 의심하게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미어져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거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힘을 내자’ 희망의 증거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막연하게 품었던 그 희망이 그녀와 가족들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엄마의 희망은 곧 아이들에게로 옮아갔다. 아이들은 항상 부모를 본다고 생각했기에, 고단한 생활 속에서도 아이들에게만큼은 밝은 표정으로 희망을 이야기했다. 재웅이가 받아쓰기 10점을 받아오더라도 결코 꾸짖는 법이 없었다. 오히려 가족들은 아이를 ‘심박사’라고 불렀다. ‘괜찮아, 지금은 놀아도 돼. 5학년, 6학년이 되면 1등도 할 수 있어. 넌 훌륭하게 될 거야’ 재웅이에게 엄마는 늘 칭찬을 아끼지 않고 응원을 보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아이가 5, 6학년이 될 때쯤엔 형편도 나아질 거라고, 그래서 마음껏 공부 뒷바라지를 해줄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믿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덕분에 재웅이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고 낙천적인 성격의 아이로 자라났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자 ‘지금은 놀아도 된다’는 말을 듣던 아이는 정말로 노는 아이가 되었다. 학교 공부와는 점점 멀어지고 어울리는 친구들도 하나같이 공부와는 거리가 먼 아이들이었다. 초조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번 일만 잘 되면 돈을 벌 수 있어, 그 다음에 공부를 시켜야지’ 하는 마음으로 1년을 흘려보냈다.

5학년이 되어서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도 1등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던 그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여전히 사교육은 엄두를 낼 수 없는 형편이었다. 저자가 사회생활을 하며 만났던 고객들 중에는 과외 선생님들도 여럿 있었는데, 열정을 갖고 가르치는 분들도 있었지만 개중에는 마지못해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더군다나 재웅이는 당장 학원을 보내거나 과외를 시작한다고 해도 학습 내용을 따라가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았다. 누구보다 아이의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자신이 직접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내용이라면 어떻게 아이가 공부할 수 있겠어요. 우리나라 아이들이 다 천재도 아닌데 어른들도 풀지 못하는 문제들을 아이들이 푸는 건 아니겠죠. 그러니까 제가 공부해서 아이를 가르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과정이야 저도 배웠던 거니까 다시 복습하면 될 거라고 생각한 거죠.”

그 길로 서점에 간 저자는 초등학교 5학년 문제집과 전과를 잔뜩 사왔다. 출퇴근길에도 중간에 이동할 때에도 언제나 가방 속에서 문제집과 전과를 꺼내 공부했다. 모든 과목을 10번 이상 반복 학습했다. 국어와 사회 과목의 경우 거듭 읽고 외우는 것으로 해결이 되었지만, 수학은 달랐다. 도대체 무엇을 묻는 문제인지, 어떤 답을 요구하는지 알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문제가 익숙해 질 때까지 반복해서 푸는 것 외에는 해결 방법이 없었다. 자신이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아이에게 가르쳐줄 수 없기에 많은 시간을 들여 ‘될 때까지’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TV 옆에 역사 연대표와 지도를 붙이세요

그러는 사이 한 학기가 훌쩍 지나가고, 5학년 2학기가 되어서야 재웅이와의 공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제대로 공부해 본 경험이 없었던 아이에게는 책상에 앉아 있는 것부터가 고역이었다.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고 딴청을 피웠다. 하지만 엄마는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함께 공부를 시작한 첫 날에는 교과서를 펼치는 것에 만족해야 했지만, 갈수록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국어 교과서를 읽어주는 엄마의 목소리에 집중하지 못하면, 과감하게 책을 덮고 교과서의 내용을 동화 들려주듯 이야기해 주었다. 수학 과목을 계산식으로 가르치려 하자 아이가 거부감을 보여, 문구점으로 슈퍼로 심부름을 보내서 자연스럽게 계산을 배우도록 했다. 도형에 대해 가르치기 위해 우유팩을 잘라 직접 모형을 만들어 보여주었다. 덕분에 도형은 지금까지도 재웅이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분야다. 과학 역시 생활 속에서 관찰할 수 있는 사례들을 통해 학습해 나갔다. 유리컵에 물을 담아 이슬을 관찰하게 하고 소금과 설탕, 물감 등을 이용해 용액에 대해 가르쳤다.

암기할 내용이 너무 많은 사회 과목의 경우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고심 끝에 선택한 방법은 TV 옆에 역사 연대표와 우리나라 지도, 세계지도를 붙여 놓는 것이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역사드라마를 볼 때면, 재웅이는 TV 옆의 연대표에 정리되어 있는 인물들의 이름과 사건들을 확인하곤 했다. 드라마에서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자신이 미리 알고 있다는 사실에 재미를 느끼고 점차 역사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세계대회 중계방송을 보면서 세계지도에서 각 나라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렇게 거의 모든 과목의 공부가 생활 속에서 이루어졌다. 스스로 찾아보고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학습한 모든 내용을 아이는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




바보에서 전교1등으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5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목표했던 반 5등을 차지한 것이다. 시험에 앞서 김민숙 씨는 아이로 하여금 도화지에 목표 등수를 적어 벽에 붙이도록 했다. 매일 두 번씩 큰 소리로 목표를 읽으며 아이가 꿈을 꾸도록 도왔다. 지금도 재웅이는 자신의 목표를 써서 붙이는 것으로 시험 공부를 시작한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 자신이 꿈꾸던 것을 이루는 것이 안겨주는 성취감을 알게 된 것이다. 엄마의 지원 사격도 계속되었다. 이번에는 ‘칭찬 릴레이’였다. 아이의 노력과 그 결과에 대해 칭찬의 한마디를 해달라고 지인들에게 부탁했다. 칭찬과 격려의 힘은 아이에게 추진력이 되었다. 다음 시험에서는 반 3등을 이뤄내고 중학교 입학 때까지 우수한 성적을 이어갔다. 중학생이 된 후 전교 석차 상위권을 기록했던 아이는 마침내 중학교 2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이 되었다.

지금 재웅이는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다. 한글을 읽고 쓸 줄도 몰라서 바보라고 놀림 받던 아이는 엄마와 함께하는 공부를 통해 성취감이 무엇인지 아는 우등생으로 성장했다.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 는 그 시간들의 기록이다. 그 안에 담긴 김민숙 씨와 재웅이의 성공 스토리는 현재 진행형이다.


저자와의 만남을 위해 강연장을 찾은 독자들 대부분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었다. 김민숙 씨가 들려주는 이야기 역시 심재웅 군의 초등학교ㆍ중학교 시절의 경험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 안에는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경험들은 물론, 엄마와의 공부를 밑바탕으로 자기주도 학습으로 발전되는 과정, 그 과정에서 엄마가 해주어야 할 역할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사춘기의 자녀를 대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유념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고, 반 배치고사를 알차게 대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학부모 선배로서 저자가 들려주는 깨알 같은 팁들로 가득하다.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에게 ‘친구 같은 부모’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공부에 있어서만은 친구가 아닌 트레이너의 역할에 머무르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 그 길을 함께 걷기를 꿈꾸는 부모들에게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를 추천한다. 저자와 같은 방향의 길을 걷지는 않더라도 그 안에 숨어있는 희망과 열정, 사랑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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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 김민숙 저 | 예담friend
벼랑 끝에서 절망하고 좌절했던 순간을 뒤로하고 아이의 미래를 일으켜 세운 보통 엄마의 특별한 자녀교육 이야기,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가 출간되었다.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고도 아이를 우등생으로 키운 김민숙 씨의 감동 실화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녀 교육하기’ 교과부 수기 공모전 당선작을 기초로 다시 쓴 것이다. 수기 당선작에서 다하지 못했던 눈물과 땀이 서린 모든 이야기를 진솔하고 꾸밈없이 엮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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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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