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서진의 위대한 남자들의 러브레터
멀리서는 제임스 딘, 가까이서는 강동원 - 바이런의 러브레터
낭만주의의 영원한 신화 ‘완전히 미친데다가 친하게 지내기엔 너무 나쁜’ 남자
당신은 알겠지요. 내가 기쁜 마음으로 이곳에서 그리고 저승해서 당신을 포기할 거란 것을 말입니다. 그것을 막으려는 나의 동기가 왜 오해받아야 하는지요? 나는 이 사실을 누가 아는지 상관하지 않아요.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오직 당신에게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나는 그대의 것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유롭게 전적으로 순종하고, 존중하고 사랑할 겁니다.
캐롤라인 램 부인에게 내 사랑 캐롤라인, 만약 당신이 나의 눈물을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쉽게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알 겁니다. 내가 당신과 헤어질 때, 이 가장 불안하고 불안한 연애 전체를 통해 당신이 느낀 불안은, 당신이 떠나는 그 순간이 다가올 때에 이르러서야 생기기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나는 많은 것을 말했고, 행했지만 아직 말하지 못하고, 행하지 못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을 향한 나의 진심을 전하기엔 부족했고 앞으로도 영원히 부족하겠지요. 나는 더 이상 증거를 댈 것이 없어요. 당신이 행복하길 하나님께 빕니다. 내가 당신을 포기할 때 혹은 당신이 남편 때문에 혹은 어머니의 의무 때문에 나를 포기하게 될 때, 내가 거듭 약속하고 맹세한 것이 진실임을 알 겁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때까지 당신에게 가장 성스러운 것이 될 나의 애정은 어떤 말이나 행동으로도 표현할 수 없습니다. 나는 그 순간까지 가장 친애하고 사랑하는 친구의 광기를 모르고 있었소. 내 기분을 표현할 수 없고-지금은 말을 할 때가 아니지만-당신이 나를 모르기 때문에, 당신이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자긍심과 우울한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외출을 해 볼까 합니다. 오늘밤 내가 나타나면 오늘 생길지도 모르는 그 때의 사건에 대한 불합리한 이야기가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냉정하고 가혹하고 교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다른 사람들, 심지어 당신의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당신의 어머니가 전혀 알 수도 없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가 많이 희생해야 하고, 내가 더욱 더 희생해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해요” 아 캐롤라인, 그건 과거의 약속이고, 하지만 모든 양보에는 적절한 동기가 있다고 생각하겠지요. 당신이 이미 알게 된 모든 것을 외면하지 마세요. 내 마음과 어쩌면 당신의 마음도 잘 알게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신이 당신을 언제나 용서하고 축복하기를 빕니다. 당신과 떨어질 수 없는 바이런. P.S. 이런 조롱들이 당신을 여기까지 몰고 왔소, 사랑스러운 캐롤라인, 당신의 어머니가 없었다면, 그 모든 친지들의 친절이 없었다면, 내가 도대체 어떻게 오래 전에 당신을 내 것으로 만든 기쁨을 누릴 수 있었겠습니까? 그 때보다 지금이 덜 행복한 것은 아니라 더 행복합니다. 당신은 알겠지요. 내가 기쁜 마음으로 이곳에서 그리고 저승해서 당신을 포기할 거란 것을 말입니다. 그것을 막으려는 나의 동기가 왜 오해받아야 하는지요? 나는 이 사실을 누가 아는지 상관하지 않아요.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오직 당신에게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나는 그대의 것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유롭게 전적으로 순종하고, 존중하고 사랑할 겁니다. 언제 어디든, 어떻게 당신이 결정하든 당신과 함께 날아갈 겁니다. | ||||
귀치올리 테레사 백작부인에게 1819 라벤나, 이태리 사랑하는 테레사, 나는 이 책을 당신의 정원에서 읽었습니다. 나의 사랑, 당신은 그 자리에 없었지만, 있었더라면 그걸 읽지도 못했겠지요. 그건 내가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입니다. 당신은 영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것을 이탈리아어로 적지 않았던 이유지요. 하지만 당신은 열정적으로 당신을 사랑했던 사람의 필체를 알아차릴 것이고, 당신의 것이었던 책에서 오직 그 사람은 사랑만을 생각했다는 것을 간파하겠지요. 그 말 속에, 모든 언어 중에 가장 아름다운, 무엇보다 당신이 사용하는 말 속에, “내 사랑(Amore mio)", 이라는 말은 나의 존재를 영원히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나는 내 사랑에서 존재하는 것을 느끼고, 당신이 어떠한 의도를 가지던 간에 앞으로도 내 사랑에서 존재할 것을 느낍니다. 나의 운명은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당신은 열 여덟살의 여인이고 수도원에서 나온 지 두 해 가 지냈지요. 나는 진심으로 당신이 그곳에서 지냈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혹은 최소한 결혼한 당신을 절대로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너무 늦었겠지요.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은 나를 사랑하니까요. 최소한 당신은 그렇게 말했고 마치 그런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그것이 무엇보다도 내게 큰 위안이 됩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 이상이고 당신을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알프스와 바다가 우리를 갈라놓더라도, 당신이 바라기 전에는 결코 그럴 일이 없겠지만, 때때로 나를 생각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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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페이지 단편소설 운영자. 장편소설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로 12회 한겨레 문학상 수상. 2010년 에세이와 소설을 결합한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 출간. 세상의 가장 큰 의문을 풀 책을 찾아 헤매는 북원더러.(Book Wanderer) 개인 홈페이지 3nightsonly.com
<조지 고든 바이런> 저/<황동규> 역7,200원(10% + 5%)
바이런은 동시대 시인 가운데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영국적인 예술가였다. 우울하며 동시에 정열적이고, 아프게 참회하면서 동시에 후회 없이 죄를 저지르는 은 시대의 분위기를 이루고 니체의 을 통해 오늘날까지 이어온다. 그에게 생을 부여하는 바이런의 시는 단순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