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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공연하니까 이무송 씨 스킨십이 늘었어요” - 노사연의 <메노포즈>

석 달 간의 완경 파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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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여자들이 나이 먹으면 거치는 시기라는 걸 알게 되면 훨씬 사는 게 쉬워요. 이 시기를 잘 지내면 또 다른 인생의 해결점이 보여요.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막을 여는 게 이 시기니까요. <메노포즈> 환영합니다.”







네시 공연을 마치고 식사를 한 뒤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 노사연, 데뷔한지 며칠 밖에 되지 않지만 여배우의 포스가 물씬 풍겼다. 하지만 첫 무대의 떨림은 그 역시 피할 수 없었다는데…

“정말 오랜만에 긴장하고 떨었어요. 35년이 흘렀지만 1978년 대학가요제 때 나갔던 느낌이었죠. 사실 뮤지컬 첫 무대, 제가 무척 하고 싶었던 건데 능력의 한계도 느꼈어요. 나이가 있으니까 기억해야 할 것도 많고 노래, 연기, 춤 다 종합해야 하니까 틀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무척 떨었는데 그런 떨림이 오랜만이라 묘했어요.”

그렇다면 혹시 실수는 없었을까?

“있었죠. 그런데 노래할 때 실수하는 것과 달리 뮤지컬 하면서 실수하는 건 관객들이 잘 모른다는 이점이 있더라고요. 물론 틀리면 안 되겠지만 대사도 자신 있게 틀리면 잘 모르시더라고요.”







그녀의 노래실력이나 입담은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아는 바, 하지만 연기에 대한 도전은 다소 늦은 감이 있어 의아한 편.

“참 어려웠어요. 죽을 때까지 연기는 못할 거라고, 연기는 내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뮤지컬은 그래도 음악이 있으니까 꼭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어요. 지금도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더 늦기 전에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거죠.”

뮤지컬 하면 빠지지 않는 춤을 소화하는 덴 무리가 없었을까?

“춤은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뮤지컬에 나오는 춤이 옛날에 우리가 추던 춤이거든요. 디스코가 한창일 때 제가 디스코의 여왕이었거든요. 순서 외우고, 안 쓰던 몸을 쓰면서 익히는 게 좀 힘들었죠.”





많은 이들이 가수 노사연을 직접 만나 보면 그리 얼굴이 크지도, 살집이 많지도 않아 보인다고들 한다. 기자 역시 비슷한 심정, 혹시 이번 뮤지컬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 걸까?

“아뇨. 이번에 제가 저를 확실히 알았어요. 이은하 씨는 이번 무대를 준비하면서 10kg이 빠졌어요. 그런데 저는 힘드니까 먹더라고요. 제가 평생 왜 살이 안 빠지는지 이제야 안거죠. 연습 끝나고 새벽 2, 3시에도 몸이 땡기는 대로 먹으니까 안 빠지더라고요. 그래도 근육량은 늘었어요. 무릎도 덜 아프고요. 뮤지컬을 하니까 건강해지는 매력은 있어요.”





7년 전 한국에 상륙한 뮤지컬 <메노포즈>의 제작진은 처음부터 노사연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 땐 제가 갱년기가 아니었어요. 갱년기 전이라 사실 더 예민했죠. 지금 생각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기분 나쁘게 왜 내가 메노포즈를 해.’ 하면서. 교만했죠. 뭐.”

7년이 지나고 지금 <메노포즈> 시기를 겪고 있는 노사연에게 이 뮤지컬은 선물 같았다.

“제 나이의 저를 사랑했던 여성 팬들을 위로해줄 수 있잖아요. 갱년기 때 솔직히 나만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잖아요. 여자라면 누구나 겪는 시기가 갱년기인데 이 시기엔 왠지 위축되고 끝인 것 같고 우울하고. 그런 증상이 이 뮤지컬에 다 나오거든요. ‘나만 이런 게 아니었구나.’를 공감하게 하고 싶어요. 제가 직접 겪고 있으니까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노사연과 같은 감정이구나.’ 생각하면서 위안을 받는 거죠. 그런 게 참 감사하고 기뻐요. 저도 마음에 더 잘 담을 수 있고요. 그래서 참 묘해요. ‘내가 아닌 나가 아니라 그냥 나로 무대에 서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만히 서서 노래만 하는 그녀의 정적인 무대에 활기를 주고픈 생각에 언젠가 한 번 쯤 도전하고 싶었다던 뮤지컬, 이번에 마음먹고 시작한 뮤지컬 도전은 가족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나 보다.

“연습이 밤 10시, 11시에 끝나 제가 집에 없어도 남편, 아들이 많이 도와줬고요. 제가 힘들어서 울 때도 있었어요. 그러면 이무송 씨가 왜 힘들게 하냐고 얘기도 해요. 그러면서 첫 무대에 서니까 만감이 교차하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무송 씨도 첫 무대 서고 나서 칭찬해줬어요. ‘이제까지 연습한 것 마음껏 펼쳐보렴.’하고 격려해줬어요.”

노사연 씨, 인터뷰 내내 캠페인 나온 사람처럼 <메노포즈>는 온가족이 와서 봐야한다고 주장하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

“제가 지금 갱년기를 겪고 있거든요. 저도 제가 왜 이렇게 힘들고 짜증나나 했죠. 이무송 씨도 작품을 보고나서 ‘그동안 참 힘들었겠구나.’ 그러거든요. 제가 공연을 마치고 오면 어깨도 주물러주고 등도 만져주고 스킨십이 늘었습니다.”

첫 무대를 마친 뒤에도 이무송 씨의 애정 공세는 계속 됐다.

“포옹해주더라고요. 볼에 뽀뽀도 해주고요. 아들도 포옹해줬어요. 우리 남편이 제가 예뻐 보였나 봐요. 기특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제 첫 무대는 이무송 씨도 보면서 틀릴까봐 긴장했었대요. 목에 근육이 뭉쳤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풀어주고 그랬는데 다음에 제가 좀 더 무대에 익숙해지면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와서 보겠대요.”




함께 공연하는 또 한 명의 수퍼 디바, 이은하가 <메노포즈>에서 맡은 역은 전문직 여성 PW. 노사연과 30여 년간 언니, 동생하며 지냈지만 이번에 뮤지컬을 하면서 오랜 시간 붙어있는 건 처음이었다.

“이은하 씨가 정말 잘 하고 있어요. 처음에 연습할 땐 오히려 저보다 정신도 없고 대사도 못 외우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며칠 연습 못 오고 그런 사이에 확 잘 하더라고요.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하는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그 친구는 원래 노래할 때도 무대를 휘어잡잖아요. 그런 파워가 있더라고요. 이은하 씨는 몇 마리 토끼를 잡았는지 모르겠어요. 살도 빼, 뮤지컬도 도전해, 안 쓰던 뇌를 쓰면 젊어진다더니 훨씬 젊어졌어요.”




관객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오는 중년여성들이 물론 많다. 게다가 파티의 주인공들은 복장도 남다르다.

“한껏 멋을 부리셨어요. 모자 쓰시고, 망사 스타킹 신으신 분도 있더라고요. 공연이 끝나고 만나보면 관객 분들이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풀고들 가신다고들 하더라고요. 청량음료 마신 것처럼 기분도 좋고요. 그래서 앞으론 커튼 콜할 때 저도 관객들에게 더 다가가려고요.”

약속한 인터뷰 시간이 끝나고 그녀는 다시 유쾌한 현모양처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했다.

“언젠가 여자들이 나이 먹으면 거치는 시기라는 걸 알게 되면 훨씬 사는 게 쉬워요. 이 시기를 잘 지내면 또 다른 인생의 해결점이 보여요.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막을 여는 게 이 시기니까요. <메노포즈> 환영합니다.”



가수 노사연이 정말 딱 한 번만 해보고 싶었다던 뮤지컬, 그래도 또 제의가 들어온다면 무대에 서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은 이걸로 충분하단다.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할 수 있어 <메노포즈>를 통해 뮤지컬 배우 노사연으로 행복한 변신이 가능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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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예진

일로 사람을 만나고 현장을 쏘다닌 지 벌써 15년.
취미는 일탈, 특기는 일탈을 일로 승화하기.
어떻게하면 인디밴드들과 친해질까 궁리하던 중 만난 < 이예진의 Stage Story >
그래서 오늘도 수다 떨러 간다. 꽃무늬 원피스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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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메노포즈]
    • 부제: 뮤지컬 [메노포즈]
    • 장르: 뮤지컬
    • 장소: CGV신한카드아트홀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중학생이상 관람가능)
    공연정보 관람후기 한줄 기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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