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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_비빔국수(국수거리/진우네집국수)

대나무밭에서 멸치향이 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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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국수거리는 죽녹원에서 지척에 있다.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주메뉴로 내건 골목이다. 이 거리의 터줏대감은 ‘진우네집국수’이다. 50년 가까이 되는 국수전문점이다. 어머니가 운영하던 것을 아들 이진우씨가 맡아 2대째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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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저 | 브레인스토어
우리나라 전국 팔도를 여행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여행은 두 배로 즐거워진다. 특히 간단하고, 부담 없이 그 지역의 별미 국수를 먹을 수 있다면? 1석 2조, 환상적인 여행이다. 이 여행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국수의 대동여지도를 따라가면 된다. 바로 이 책이 정답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미영 기자는 잔치국수, 칼국수, 냉면 등 서울에서 흔히 맛보던 국수의 맛에 취해 전국 팔도를 돌았다.

메타세쿼이아 길은 담양에서 순창으로 이어지는 34번 국도에 위치한다. 사계절 언제 걸어도 아름다운 길이다. 백양사에서 들어오는 이 길을 차로 달리며 창문을 열었더니 시원한 바람이 훅 들어왔다. 묵은 때가 벗겨지는 듯 시원한 바람이다. 대나무 숲 우거진 죽녹원에서도 이런 바람이 불겠지 기대가 됐다.

담양 죽녹원은 약 16만m2에 조성된 울창한 대나무 숲이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8개 주제로 꾸며져 있다. 이어진 길을 따라 1시간 정도 걸으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죽녹원은 방송과 영화로 유명해진 곳이다. 영화 <알포인트>, 드라마 <일지매>, 오락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촬영장소 푯말이 곳곳에 붙어있다. 이승기가 빠졌다는 한옥체험장 옆 ‘이승기 연못’은 수학여행을 온 십대들에게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 셀카 삼매경이다.

대나무 숲인 죽녹원 가는 길.
죽녹원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시내를 내려다보는 정자에 올라섰다.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만났던 시원한 바람을 기대하고 섰는데 코끝을 어지르는 향을 만났다. 비릿한 멸치향이다. 죽녹원을 채운 대나무밭까지 불어온 수상한 멸치향의 진원지는 가까운 국수거리였다.

담양국수거리는 죽녹원에서 지척에 있다.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주메뉴로 내건 골목이다. 이 거리의 터줏대감은 ‘진우네집국수’이다. 50년 가까이 되는 국수전문점이다. 어머니가 운영하던 것을 아들 이진우씨가 맡아 2대째 운영중이다. 담양국수거리는 죽녹원, 관방제림 탓에 관광객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거리다. 진우네집국수를 시작으로 국숫집이 하나둘씩 생기더니 지금은 10개가 채 안 되는 가게들이 줄지어 장사중이다. 그 자체로 관광명소가 된 먹자골목이다. 아침 일찍 죽녹원을 찾는 관광객이 많은지 영업시간도 빠르다. 여름엔 대개 오전 8시에 문을 열어 밤 8시쯤 끝난다.

진우네집국수 메뉴는 선택이 쉽다. 식사류는 멸치국물국수와 비빔국수 두 개다. 멸치국물국수는 이름 그대로 멸치육수로 끓인 잔치국수다. 육수는 멸치, 청양고추, 양파, 대파, 다진 마늘 등을 넣고 15시간 이상 푹 우려낸다. 면은 두툼한 중면을 사용한다. 면에 국물을 붓고 대파와 간장양념장을 올려준다. 멋부리지 않은 소박한 서민국수다.

진우네집국수에 대한 인터넷 평은 멸치국물국수보다 비빔국수에 더 후한 점수를 줬다. 인터넷 맛객들의 평을 믿고 비빔국수를 시켰다. 비빔국수는 송송 썰은 쪽파와 깨를 올려 푸짐하게 비벼 나온다. 경기도 연천 ‘망향비빔국수’처럼 묽은 양념장을 듬뿍 담아낸다. 보기엔 빨개서 엄청 매워 보이지만 망향비빔국수보다 덜 맵다. 매콤새콤한 맛이 자극적이다. 두툼해서 식감이 있는 중면은 양념과 잘 어울린다. 후루룩 마시면 쫄깃한 면발이 입가에 양념을 묻히며 입속으로 쓱 빨려 들어간다. 자장면 먹으면 짬뽕 생각나고, 짬뽕 먹으면 자장면 생각난다했던가. 비빔국수 먹으니 멸치국물국수가 생각난다. 비빔국수에 함께 마실 육수를 주지 않는 게 아쉽다.

진우네집국수와 어울려 인기있는
약달걀과 비빔국수.

국숫집에 곁들이는 음식이 없으면 섭섭한 법. 진우네집국수에서는 국수와 함께 즐기라고 약달걀을 판다. 3개에 1,000원이다. 약달걀은 멸치국물과 한약재를 넣은 물에 삶아낸다. 겉껍질을 벗기면 황톳빛 속살이 뽀얗게 드러난다. 찜질방 맥반석 달걀과 비슷할까 싶다. 맛은 맥반석 달걀이 더 쫀득하고 맛있는 듯하다. 보기보다 특별한 맛이 없어도 안 먹으면 서운하다. 비빔국수를 먹을 땐 그 맛이 절실하다. 국수그릇에 바닥이 보일수록 땀이 뻘뻘 나는데 달걀을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상쇄된다. 매운 혀와 속을 달래기엔 달걀 노른자만한 게 없나보다.

진우네집국수의 비빔국수가 멸치국수보다 더 인기가 있다.

국숫집들은 에어컨 나오는 가게 안쪽 자리보다 자연바람이 부는 가게 밖 노천자리가 상석이다. 특별한 풍경 하나 없지만 나무 아래 그늘에 놓인 대청마루가 여간 시원한 게 아니다. 집에서 해먹는 소박한 국수맛을 보이는 게 담양국수거리의 장점인 듯하다. 흥이 나면 술 한 잔 아니 들어갈 수 없는 법. 술안주는 기본 밑반찬이 몫을 한다. 익은 김치와 김무침, 콩나물무침, 단무지무침이 한 접시에 담겨 나온다. 남도 특유의 곰삭은 맛이 담긴 반찬들이다.


진우네집국수는 매달 15일이 휴무일이다. 입구 초입에 있는 진우네집국수를 지나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메뉴들을 만날 수 있다. 집집마다 콩물국수, 대잎달걀 등 원조집과 다른 차별한 메뉴들을 내놓는다.


주소 전남 담양군 담양읍 객사리 211-34
전화 061-381-5344
메뉴 멸치국수?비빔국수 3,500원, 약달걀 3개 1,000원
영업 09:00~19:00(동절기), 08:00~20:00(하절기), 15일날 휴무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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