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으로 국내 구석구석 숨은 먹거리를 정복한 허영만 화백이 일본으로 떠났다. 그리고 그만의 초감각 더듬이로 일본의 숨겨진 명소들을 잘도 찾아냈다. 허영만 화백은 휴식 그대로의 휴식이 되는 여행을 제안한다. 그래서 제목도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다. 바쁜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여행조차 피곤함이 되어야 한다면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올겨울 휴가만큼은 편안히 쉬고 싶다면 먼저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비행기를 타지 않더라도 책장을 넘기는 순간 당신의 달콤한 휴가가 시작된다.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서울 홍대의 레스토랑에서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의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가인 허영만 화백이 난생처음 하는 출판기념회라는 사실이 놀랍다.
“제가 출판기념회가 처음입니다. 좀 얼떨떨하고 굉장히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이 책이 여러분에게 많이 알려져서 일본 곳곳의 아름다움과 맛있는 음식이 널리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허영만)
국내 맛집을 두루 섭렵한 허영만 화백이 식객의 스토리 작업을 함께한 이호준 작가와 함께 이번에는 일본으로 떠났다. 지난 2년간의 취재를 통해 탄생한 이 책에는 일본이 자랑하는 13개 지방의 진짜 기막힌 음식과 쉬기 좋은 온천들이 소개된다. 또한 ‘맛’을 찾아 떠났지만, 그들은 일본 곳곳에 숨어 있는 달인들을 만나 인생의 작은 ‘깨달음’까지 덤으로 얻게 되었다.
또한, 지금까지의 일본 여행서적은 도쿄나 오사카 그리고 교토와 같은 도시 위주였다. 그러나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고 알아도 정보를 구하기 어려운 명소들을 골라서 소개한다. 일본의 알짜배기 명소들을 구석구석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여행을 통해서 여유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 여행 가서 바쁘게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라 진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쉼을 원하는 사람들이 꼭 봐야 하는 책입니다.”(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는 출간과 동시에 여행서적 판매순위 1위를 기록했지만 단순한 여행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좋은 것을 보면 하루가 행복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한 달이 행복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면 평생 행복하다”라는 말처럼 허영만 화백의 책은 하루의 여행으로 평생이 행복해질 수 있는 책이다.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는 몸은 상쾌해지고, 마음은 유쾌해지고, 입안에서는 군침이 도는 책이라는 콘셉트로 만들었습니다. 13개 일본 현에 숨겨진 ‘맛’과 ‘온천’ 그리고 ‘사람이야기’가 이호준 작가님의 날카로운 필치와 사진. 그리고 허영만 화백님의 위트 넘치고 통찰력 깊은 그림과 어울려, 책을 한번 잡으면 쉽게 놓지 못할 것입니다.”(편집장)
허영만 화백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 그리고 입도 즐거운 여행, 즉 먹고 쉬고, 잠시 걷고, 자는 원초적인 여행을 권한다. 때로는 소년 같은 감수성으로, 때로는 재치 넘치는 유머로, 때로는 날카로운 풍자로 재미를 선사하는 허영만 화백을 보고 있으면 당장 짐을 싸서 떠나고 싶은 유혹에 빠질 것이다.
“나이가 마흔이 넘어가면서 젊었을 때처럼 전투적인 여행하기가 힘들어요. 그런데도 여행을 떠나면 사진 한 장이라도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정신없이 돌아다니기 일쑤죠. 여행가면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데, 정말 여행에서 돌아오면 남아 있는 게 사진밖에 없어요(웃음). 나중에는 ‘내가 여기도 갔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지요. 그러다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를 보고 여행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올겨울은 출장 같은 여행이 아닌, 정말 푹 쉴 수 있는 여행을 떠나볼 생각입니다. 준비물은 비행기표와 약간의 경비 그리고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한 권이면 충분할 거 같네요.”(이시우 씨_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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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가디언 제공 | |
남들이 사는 속도와 상관없이 천천히, 잠시 일손을 놓고,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긴 채 먹고, 쉬고, 걷고, 자보자. 어떤 방식으로든 스스로를 충전하고 앞으로 살아갈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게끔 지친 영혼에 휴식을 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행복한 여행이라고 결론 내렸다. (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이호준, 작가의 말 中) |
“일본의 숨겨진 맛과 온천 그리고 사람 이야기”
우선 맛을 찾는 것은 자신 있었다. 그동안 『식객』을 작업하면서 숨겨진 맛집을 찾는 데 우리는 이미 달인이었다. 이제 일본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곳만 찾으면 됐다. 이 걱정도 잠시, 마음을 바꾸니 해답은 바로 눈앞에 있었다. 바로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어 지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덕분에 온천이 곳곳에 샘솟는 나라. 일본이었다. ‘일본’ 하면 ‘온천’이고, 온천만큼 쉬기 좋은 곳도 없으리라. (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이호준, 작가의 말 中) |
허영만의 온천욕법 ♨
“온천욕은 하루에 3번이 좋다”
1번은 피로가 빠져나가고 2번은 때가 빠져나가고 3번은 근심이 빠져나가고 4번은 힘이 빠져나간다.
사실 하루에 3번도 체력이 없으면 무리다. 탕에 오래 들어가 있지 말고 나와서 쉬었다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하면서 여유를, 주위경관을 즐겨야 한다. 내일 출근 걱정하면 분위기 확 떨어진다.
허영만 曰 “최고의 온천욕은 노천탕에서 벚꽃 잎이 눈과 함께 떨어지고 탕 위에는 일본 술을 띄워놓고 한잔하는 것이다.” |
“대지진과 방사능, 일본여행 안전한 걸까?”
일본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고 많이 방문한 국가다. 쇼핑, 음식, 온천, 스키 등의 다양한 여행 테마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고, 안전한 치안 때문에 처음 외국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알맞다. 그리고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음에도 한 언론에서 시행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외국여행 희망국가 1위는 변함없이 일본이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는 당장 여행을 떠나겠다는 것이 아니고, 가고 싶지만 망설여진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지진, 방사능의 영향으로 사실상 여행을 갈 수 없게 된 지역은 일본의 동북부 지역이다. 지진의 영향이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정확히 안다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데 문제가 없다. 그렇기에 허영만 화백이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를 통해 사전 탐방을 마치고 자신 있게 권해주는 지역은 일본 여행의 ‘안전지대’라 해도 좋을 것이다.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 때문에 일본인들은 굉장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죠. 일본인들이 가끔 정치적인 문제로 우리 비위를 거스르기는 하지만, 일본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아무쪼록 방사능 피해가 적은 지역을 찾아서라도 여행을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허영만)
이 외에도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에는 허영만 화백의 야릇한(?) 혼욕 체험기, 밀가루 음식이라면 질색하는 허영만 화백를 우동마니아로 만들어버린 ‘환상의 맛’ 이나니와 우동. 다른 여행 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일본의 숨겨진 명소와 음식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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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가디언 제공 | |
우리는 지난 2년간 취재한 22개의 현 가운데 노곤함을 씻어주는 온천이 있고, 입 안 가득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며, 여행의 깊이를 더해준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13개의 지방을 엄선했다. 이 책은 허영만 선생님의 삽화와 함께 여행의 ‘참맛’을 알게 해줄 것이다. (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이호준, 작가의 말 中) |
끝으로 한 가지 더. 이 기사에 나오는 허영만 화백의 얼굴을 꼼꼼히 봐두었다가 혹시 길에서 허영만 화백을 사칭하며 돈을 꿔달라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신고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