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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 ㅇ난감』 엔딩이 연재와 다른 이유? 차기작은 12월 시작! - 꼬마비·노마비

인정하기 싫지만, 세상의 근간은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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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할 필요는 없다. 세상엔 이보다 더한 폭력(의 기술)이 난무하니까. 악(惡)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냐고?

인정하기 싫지만, 세상의 근간은 폭력이다. 자, 스크린을 지켜보자. 주먹을 휘두른다. 손가락을 자른다. 칼로 얼굴을 긋는다. 치과용 드릴로 입 안을 휘젓는다. 젓가락으로 귀를 쑤신다. 몸에 칼을 넣는다. 총을 쏜다. 좀 더 나가볼까? 머리에 보자기를 씌우고 길가의 기둥에 줄을 매달아 달리는 차에서 떨어져 죽게 한다.

상상할 필요는 없다. 세상엔 이보다 더한 폭력(의 기술)이 난무하니까. 악(惡)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냐고? 저건 조직폭력배(갱, 야쿠자)의 것이 아니냐고? 그렇게 믿고 싶을 수도 있겠다. 가카의 통치 아래 세상이 얼마나 평화롭고 안온하냔 말이다. 뭔 일이 터지든, 가카는 그러실 분이 아니다! 광화문에 산성을 쌓고, 용산에 불을 지르는 일 따위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분이 하실 일이 아니다.

강력한 위계에 따른 명령과 복종으로 유지되는 조직. 조직폭력배를 생각할 수도 있겠고, 군대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 어디든, 겉으론 그렇다. 허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물리적 행위만 폭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의리? 그건 이미 박물관에 박제된 유적이다. 탐욕과 배신, 협박이 난무한다. 이권 때문이다. 그것이 폭력과 악을 때론 혹은 수시로 추동한다.

장담하건대, 지금 세상에 순수한 악이나 온전한 폭력은 거의 없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아웃레이지>는 그것을 증명한다. 혹은 선언한다. 악의 순정한 결정체로서, 마초적 폭력의 완성체는 없다! 그래서 여느 갱스터 영화와 다르다. 멋있게 죽는 법이 없다. 하나같이 동정 없이 죽어간다. 죽음과 죽음 사이엔 냉혹함만 흐른다.

영화 <아웃레이지> 포스터

참, 많이도 죽는다. 영화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죽임과 죽음을 보여준다. 감정을 동반하지도 않는다. 건조하다. 더구나 그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협박을 밥 먹듯 하고 폭력은 몸에 배인 행위다. 배신은 일상다반사다. 이권을 향한 생존본능만 번뜩이는 수컷들 앞에 다른 명분이나 정서의 흔들림은 사치다.

<아웃레이지>의 원제가 ‘全員惡人(전원악인)’이라고 했다. 글쎄, 순정한 악인조차 될 수없는 이들에게 그런 타이틀이 한편으로 사치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장삼이사 아닌가? 어쩌면 내가 너무 비관적인가? 정서적으로 피폐한 건가? 모르겠다. 일상에서 나는 늘 폭력(물리적이진 않아도)을 목격하고, 협잡을 목도한다. 분칠한 협박은 표백제를 뒤집어 쓸 정도고, 악의 평범성은 이제 식상하다.

기타노 다케시의 세계는 여전하면서도 더 촘촘하고 냉정한 유머를 발산한다. <아웃레이지>의 결말은 그래서 섬뜩하면서도 지독하게 현실적이다. 이권을 향한 대물림. 사람이 바뀔 뿐, 세상의 근간은 뿌리 깊다. 어디서부터 잘라내야 할지 당최 알 수 없는 견고한 시스템.


서늘했다. 어디서 이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계절. 『살인자 ㅇ난감』은 서늘함을 한 뼘 더 했다. 분명, 재미있다. 네 컷 만화의 서사가 이렇게 잘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의 증명. 스릴러적 묘사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이 서늘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파란색 분칠을 한 이탕(『살인자 ㅇ난감』의 주인공)에 기인한 것일까. 작가가 독자들과 함께 본 영화가 <아웃레이지>여서일까.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는 작가가 독자들 앞에 섰다. 지난달 28일, 서울 홍대부근 상상마당. 꼬마비?노마비 작가가 추천한 <아웃레이지>를 함께 보고, 오로지 이권의 신성동맹만 남은 채 모두 다 죽은 스크린 앞에서 작가와 독자들이 이야기를 나눴다.

참고로, 3권짜리 단행본 『살인자 ㅇ난감』은 네이버 연재와 다른 결말이다. 작가가 진짜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의 끝.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그 이상이다. 아니면 말고. 책을 사보면 알 일이다.

(꼬마비?노마비 작가는 이날 독자들과의 만남 이후인 11월3일 제11회 만화의 날을 맞아 ‘2011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다. 축하해주시라. 축하인사를 전하기 어렵거든 책을 사든가.)


사진촬영을 금지한 이유가 있나?
만화 팬이었을 때, 작가를 실제로 보니 선입견이 생기더라. 남자니까 저런 이야기를 하고, 여자니까 저런 만화가 가능하고, 외모가 이러니까 이럴 거야 하는 식의. 그런 선입견이 생기지 않게, 독자를 배려하기 위해, 내 멋대로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웃음)
(주. 그래서 작가의 사진을 싣지 않는다.)

‘꼬마비?노마비’라는 필명이 궁금하다
2003년 ‘꼬마비’라는 필명으로 만화를 시작했다. 배우들이 역을 맡을 때처럼, 만화가들도 때에 따라 필명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번에 센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인격의 이름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노할 노자를 붙여서 ‘노마비’라는 이름을 더 붙였다. 다음 이야기에는 또 다른 이름으로 할 수도 있다.
꼬마비는 대학 입학 후 처음으로 내 돈 내고 술 사먹은 가게 이름이다.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웃음) 내 청춘을 불사른 곳을 필명으로 하자, 이런 생각이었다. 나는 대전에 사는 데 실제로 그 술집이 있다. 사장님과도 잘 지낸다. (웃음)

<아웃레이지>를 독자들과 보기로 한 이유가 있나?
일본 개봉 제목이 <전원악인(全員惡人)>이었다. 영화엔 착한 사람이 안 나오는데, 그게 내 이야기랑 맞닿아 있었다. <아웃레이지> 제작 당시 기타노 다케시는 스태프들과 모여 영화에서 어떻게 하면 잔인하게 죽일까 회의를 했다더라. 회의를 통해 이렇게 살인을 하자 정하고 다음날 신문을 보면, 더 끔찍한 살인이 일어나고 그랬단 얘기가 있다. 픽션이 결국 현실을 뛰어넘을 수 없었다는 거다. 나도 연재할 때, 십자가 살인이 일어나고 망치로 뮤지컬 배우를 죽이거나, 모텔이 불타는 등이 일어났었다. 그래서 <아웃레이지>를 함께 보고 싶었다.

<아웃레이지> 스틸컷

제목을 놓고 말이 많다. 어떻게 부르나?
살인자 ‘이응’ 난감이라고 부른다. 어떻게 읽는지는 독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 다만 검색이 힘들어서 나도 어떨 땐 좀 곤란한 면도 있다. (웃음)

“살인자ㅇ난감. 어떻게 읽나요?” 장난감 형사의 마지막 행동이 이해하기 어렵다면 이 이야기는 ‘살인자 난감’이 될 수 있습니다. 탕이의 무차별적, 노빈의 무법적 행위에 감화되었다면 이 이야기의 제목은 ‘살인 장난감’일 겁니다. 송촌의 사연에 마음이 움직였다면 ‘살인자의 난감’이 될 수도 있겠네요. 혹자는 그러더군요. “살인자O(알파벳 오)난감” 그렇게 읽혔을 때는 그런 내심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읽고 싶은 대로 읽으시면 됩니다.(下권, p.206)




현재 영화화 되고 있는데…
<이끼>를 기획?제작한 영화사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도 받았다.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다행히 원작에 대해 열려 있어서 미팅 등이 있으면 항상 날 불러준다. 고맙지. 영화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은데, 어떤 감독이 맡느냐에 따라 나의 참여도는 달라질 것 같다. 영화는 다른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 원작자 의견은 빠지라고 하면 차기작을 하면 되고, 필요하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다. 음, 그리고 하나 밝히자면,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타게 됐다. (박수) 내년엔 대종상을 목표로… (웃음)

인터넷상에선 영화의 가상 캐스팅이 활발한데, 생각한 배우가 있나?
장난감 형사는 기존 이미지와 상관없는데, 이탕은 기존에 어떤 이미지도 없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던 평범한 분이 연기를 해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 있다.

이 작품 만든 계기가 있나? 혹은 주변에서 받은 영향이 있다면?
정의를 논하거나 세상의 가치관을 흔들겠다는 의도는 없었다. (웃음) 호기심이 많은 편인데, 절대 풀리지 않는 호기심이 죽음이 아닐까. 그런 호기심을 이야기로 풀어보고자 하는 3가지 이야기가 있다. 그 가운데 『살인자 ㅇ난감』이 제일 처음 나온 거다. 나올 때, 독자들 호응이 없으면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대중성 차원에서 『살인자 ㅇ난감』을 처음 내세웠고, 이제 두 번째 세 번째 이야기도 나올 거다.

‘귀여운 스릴러’ ‘4컷 반전물’ ‘선정적인 이야기’ 이 이야기를 말하는 여러 수식어가 있었지만 글쎄요… 의뭉스러운 주제와 껄끄러운 소재로 이야기를 만든다는 건 고백컨대 신나는 일이었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고백이지만-저는 꿍꿍이가 있는 또라이, 사이코도 아니고 도덕적 딜레마를 미끼로 체제의 전복을 노리는 선동가도 아닙니다.(下권, p.204)



잘 그릴 수 있고, 어차피 19금인데, 그림체를 지금과 같이 한 이유가 있나?
내가 그림을 못 그리는 건 아닌 것 같다. (웃음) 작가마다 본인이 가진 무기가 있는데, 2003년 데뷔하고 일상적인 그림을 많이 그렸다. 그런데 열심히 그린 그림은 관심을 못 끌고, 낙서 같은 그림을 더 좋아하더라. 내가 가진 무기 중 가장 좋은 게 이것 아닐까 생각했다.
제대로 된 그림으로 이야기할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는데, 지금 고료의 10배를 주면 해 보겠다. (웃음) 내가 찾아낸,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그림체가 이게 아닐까 생각한다. 차기작도 그렇게 하라고 하더라. 오늘 네이버를 다녀왔는데, 차기작 실마리가 잡혔다. 12월초, 연재가 들어갈 것 같다. 그쪽에서도 그 그림으로 하라더라.


차기작 ‘S라인’에 대한 팁을 준다면?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열길 물속은 할리우드에서 잘 하고 있으니, 나는 한길 사람속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단행본에서 노빈이 생존하는 엔딩을 추가한 이유는?
그 부분이 원래 설정된 엔딩이었다. 네이버 연재분은 불친절했다. 지금의 엔딩이 맞다. 단행본을 구입한 사람들에게 일종의 우월의식을 갖게끔 하기 위해서도 그렇게 했다. 그리고 작화의 문제 같은데, 마지막을 노빈으로 많이 읽는다. 자세히 보면 입에 보철을 끼고 있고, 눈 밑에 점이 있다. 머리를 쥐어뜯어서 (노빈과) 비슷하게 만들어놓은 거다. 이탕이 노빈 행사를 하고 있는 거다.

작품이 선악 구도에 대해 논란을 일으키고, 이탕이 정의인가, 아닌가 논란도 있다. 요즘 많은 작품이 권선징악 내러티브보다 선악을 구분 짓지 않더라. 작가가 생각하는 정의는?
어렵고 철학적인 질문이다. 권선징악은 실제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바라는 게 아닐까. 결국 판타지라는 거지. 세상을 오랜 산 건 아니지만, 권선징악을 별로 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사형제에 대한 이야길 하자면, 자기의 소중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했다고 치자. 국가에서 사형을 시키고 마네 하는 게, 아무리 국가라지만 그것이 가능할까? 그러면 누가 판단할까? 망상에 불과하지만 주민등록증을 발급하면서 누군가에게 살해당한다면 그 범인에 대한 처벌권을 미리 작성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고 치자. 나는 누가 날 죽이면 그 사람을 사형시키라고 할 것 같다. 그런 카드가 있다면, 나는 그렇게 하겠다.

연쇄살인범 이탕이 행복하게 살까?
일상툰을 할 때 ‘누구나 나름대로 행복하게’라는 말을 썼었다. 요즘은 그런 부분에서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야기꾼으로서 『살인자 ㅇ난감』의 영화가 잘 된다는 가정 하에 속편을 찍을 수밖에 없다면, 영화 2편에서는 이탕을 죽일 것 같다.

그리면서 자료조사나 사전조사를 했고, 폭력과 연관된 친구가 있었는지? 고등학생들이 담배 필 때 훈계하는지, 그냥 지나가는지 궁금하다. (웃음)
자료조사는 지인을 통해서 했다. 우리나라에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살인사건이 많다. 너무 끔찍해서 (미디어에)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 범죄자들이 가장 도망을 많이 가는 지역이 어딘 줄 아나? 강원도다. 강원도 강력계 형사들이 그래서 고생을 많이 한다더라. 그래서 강원도 가서 형사랑 만나서 끔찍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이런 실험(?)도 했다. 친구에게 차를 빌린 뒤 친구에게 (경찰에) 도난당했다고 신고를 하라고 했다. 어디서 걸리는지 보자고. (웃음) 이탕이 일본에 가서 얼굴에 퍼렇게 칠한 것도 취재한 결과다. 일본 오타쿠의 성지인 아키하바라에 가서 본능에 이끌려 성인백화점에 갔더니 (웃음) 직원들이 얼굴을 퍼렇게 칠하고 일하더라. 취재는 굉장히 중요하다.
고등학생들이 담배를 피면, 평소 맨 정신으로는 (훈계를) 못하고 술이 들어가면 한다. 하루는 술을 엄청 먹고 걸어가는데, 모교 학생들이 거리에서 담배 피더라. 훈계를 했다. 나도 어릴 때부터 담배 폈지만, 대로변에서 교복 입고 담배는 안 폈다며. 왜 상관이냐고 묻기에, 그러게, 하고 돌아갔다. (웃음) 할 일은 했다고 생각했다.

제목에서 ‘살인장난감’이라고도 읽히는데, 불쾌한 사람도 있다
이야기를 구상하고 제일 먼저 떠오른 단어가 장난감이었다. 일본어 버전이 나오는데, 장난감이라는 단어를 부각시킬 것 같다. 이야기가 열려 있긴 하나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중의적인 이미지를 넣고 싶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한글의 위대함을 살려 말장난을 좀 쳤다. (웃음)


인상적인 독자반응이 있다면?
블로그에서 16회까지 진행하고 정식 연재 제의를 받았다.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는 독자반응이 있었다. 그런데, 다른 독자가 말하길, 산에서 할 얘기가 있어서 산에 갔다는 얘기를 해줬다. 힘이 되더라.

미국드라마 <덱스터> 주인공이 연쇄살인마를 죽이는 연쇄살인마인데, 살인마라고 들키지 않는다. 이탕은 신분을 감추고 부모, 친구랑 연락을 끊었는데, <덱스터>처럼 오픈하고 살아가는 건 생각해봤나?
정식연재한 뒤 <덱스터> 이야길 듣고 봤다. 불쾌했던 게, <덱스터>는 외롭지 않더라. 나는 이탕에게 삶의 즐거움을 주고 싶지 않았다. 결말 부분에서 노빈을 죽인 건, 살인이라는 명제만 놓고 봤을 때 가장 큰 벌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이탕에게 외로움을 선사했다.

초창기부터 19금이었는데, 왜 19금이냐는 논란도 있었다. 작가의 의도였나?
내가 달자고 했다. 섹스신 등이 있는데, 이대로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해서 19금을 달았다. 다른 이야기지만, 아버지께서 19금을 달았으면 잔인하게 가지, 숨기고 감추느냐고 하셔서 어르신 말씀을 들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도 했다. 차기작은 19금을 달지 않는다. 다 모자이크 처리 할 거다. (웃음) 단행본에선 다 걷고. 왜냐 고료를 더 많이 주니까.

연애나 사랑을 못해본 사람은 연애 이야길 못 쓴다는데, 살인자가 아님에도 어떻게 살인자 이야길 리얼하게 쓸 수 있었나?
다른 작가에게 실례가 되는 얘긴데, 연기를 잘 하고 못하는 작가가 있다. 그림 실력이 아니라. 옛날에 나는 문방구를 털어본 적이 있다. 밤에 드라이버로 문을 따서 다 쓸어온 적이 있다. 공소시효 지났다. (웃음) 나는 전과자는 아니지만, 착한 삶을 살아온 것 같진 않다. 일을 저지르고 두근두근하는 경우를 메모했다. 어릴 때, 달리기하기 전의 두근거림이 처음 느낀 불쾌함이었다. 그 이후, 일을 저지른 후의 두근거림이 그와 비슷하더라.
범죄 심리묘사는 상상을 많이 했다. 내가 사람을 죽이면 어떻게 되지? 내가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 난 어떤 상황일까? 그런 상상을 요즘 한다. 그게 표현이 가능하다면 텍스트든 그림이든 남겨둔다. 나중에 그건 소스로 쓰이게 되더라. 잘 겪을 수 없는 감정을 만나면 메모를 한다. 맥박이나 거친 숨소리 같은 거.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준다면
좋은 이야기라고 말씀 못 드리겠지만 재밌는 이야기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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