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이야기는 책과 강연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렇게 넓은 세상이 있는데, 왜 여기에만 머물러야 하나
안녕, 반가워. 나는 김수영이라고 해. 채널예스 취재기자 김수영이 아니라, 『멈추지마, 다시 꿈부터 써봐』. 책의 저자 김수영이야. 이렇게 소개하면 어떨까? 난 어딜 가든 나를 이렇게 소개해. “저는 73개의 꿈을 가진 김수영입니다.”라고 말이야. 아마 어떤 사람들은 날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1999년, KBS <도전, 골든벨> 여수 정보과학고등학교 편에서, CD 한 장을 이마에 붙이고 이정현의 ‘와’ 춤을 추던 그 ‘사이버 공주’ 기억나지 않니? 그게 나였는데. 그래, 그때 골든벨도 울렸었지. 실업계 사상 골든벨은 내가 처음이었어. 그때만 해도 내 앞날에 어떤 일이 있을지 상상도 할 수 없었어. 그래도 그때, 그 골든벨이 내 인생에 많은 기회를 열어준 것은 분명해. 무엇보다 그때 손미나 아나운서를 멘토 삼을 수 있었으니까 나로서는 골든벨보다 소중한 인연을 얻었지.
학창 시절 동안 일진 생활도 하고, 가출도 하고 선생님에게 두드려 맞기도 하던 내가 연세대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다 비웃었어. 하지만 이듬해 나는 당당히 연세대에 입학했어. 대학 생활을 즐겁게 하면서 나는 기자를 꿈꾸기 시작했어. 방학 때마다 여행을 다녔는데, 세계를 돌아다닐수록,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이렇게 넓은 세상이 있는데 왜 여기에만 머물러야 하나. 아쉬웠어. 그래서 또 꿈꾸기 시작했지. 인생의 3분의 1은 여기에서 살았으니, 다음 3분의 1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또 나머지 3분의 1은 가장 사랑하는 곳에서 사는 꿈을 말이야.
세계 어딘가에서 활동하고 싶었지만 정확히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역마살이 단단히 들어버렸는지 한국은 너무 좁다며 몸부림을 치고 있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취업의 현실이었다.(p.26)
취업을 해야 할 때가 되었는데, 국내 취업은 내게도 만만치 않았어. 우연히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골드만 삭스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정말 거기만 합격했어. 입사를 준비하며 건강검진을 받는데, 세상에 이럴 수가! 내가 암 초기라는 걸 알았어. 너무나 충격적이었지. 치료는 무사히 마쳤지만, 정신적인 충격이 가시질 않아 일을 할 수가 없었어.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인지, 자꾸만 여행 다닐 때의 행복한 기억만 떠오르는 거야. 그래. 이럴 거면, 죽기 전에 해보자!
꿈을 명확히 알고 있다면
일단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매겨보니까, 무엇보다 해외에 나가는 일이 우선이었어. 3분의 1의 시간 동안 세계를 떠돌아야 한다는 목표 때문에 해외 취업을 알아보기 시작했지. 3년 전부터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해외취업에 관한 정보를 올리고 있는데, 사람들이 해외취업에 관심이 꽤 많다는 걸 느꼈어. 많은 사람들이 답답해하고 무작정 떠나고 싶어한다는 것도 알았고. 그런데 있지. 잘 생각해봐야 해. 무조건 떠나고 싶은 마음, 외국에의 동경이라면, 분명 거기에 가서도 비슷하게 답답하고 힘들 테니까. 사실 진짜 중요한 것은 외국이냐 한국이냐 하는 것이 아니라,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것이잖아. 만약 자기 꿈을 명확히 알고 있다면 해외 취업에 대한 고민도 많이 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이 책을 썼어.
『멈추지마, 다시 꿈부터 써봐』. 집이 감옥 같다는 친구, 학교가 답답하다는 친구들의 메일을 볼 때마다 남 얘기 같지가 않더라. 중학교 중퇴에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시절의 내가 하던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 내가 여러 나라를 배우면서 겪은 것, 꿈을 하나씩 이뤄가며 느낀 것들을 이 책을 통해 전해주고 싶었어. 꿈을 적은 지 5년이 되었는데, 어느덧 35가지의 꿈을 이뤄냈어. 어떻게 그랬냐고? 이 꿈들은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 적은 것이거든. 우선 내 꿈들부터 몇 가지 소개해볼게. 가로 안에는 달성목표기한과 달성 여부를 표시한 거야.
해외에서 커리어 쌓기. (2010/ 달성)
고향에 부모님 집 사드리기(2010/ 달성)
살사 퀸으로 무대에 서기(2010/ 달성)
인도의 아쉬람 체험(2020/ 달성)
요가와 명상을 생활화하기 (2015/ 현재 진행중)
사람들과 교류하며 열정을 나누기(평생/ 현재 진행중)
나, 이렇게 73개의 꿈을 가지고 있는 여자야. ^^ 너도 원하는 게 있다면 이렇게 적어 봐. 꿈을 적는 일이, 단순히 바라는 것보다 큰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건 너도 알 거야. 내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는 꿈에 대한 얘기야. 사람들이 ‘꿈’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주고 싶어. 꿈은 사치일까? 꿈은 꼭 하나여야만 하는 걸까? 꿈은 어디까지나 꿈인 걸까? 어떻게 생각해? 난 이렇게 생각해!
세상에 나보다 잘난 사람들, 더 좋은 여건에 있는 사람들은 수억 명인데 그들과 자신을 계속 비교하면 한평생 핑계만 대고 살 수밖에 없다. 그건 마치 마라톤에서 나보다 앞서 달리는 사람들을 보며 ‘저 사람은 나보다 좋은 운동화를 신었어’ ‘저 사람은 나보다 응원해주는 사람이 더 많아’ ‘저 사람은 나보다 먼저 출발했단 말이야’, 하고 불평하며 달리는 것을 중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불평불만과 핑계를 늘어놓고 있을 시간에 어떻게 하면 돈을 벌고, 학위를 따고, 살을 빼 예뻐질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 꿈을 이루는 데 장벽이 있다면 그 장벽을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지를 고민해야지, 고민거리 자체를 고민한다고 뭐가 달라지지는 않는다.(p.109)
꿈은 사치일까?
꿈이라는 목적지는 사치가 아닌 필수품이야. 살다가 지칠 때 주저앉지 않고 한번 더 달릴 수 있는 동력이 되어주잖아. 이런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는 친구들이 있더라. 꿈은 전염되는 거니까. 영화
<맨발의 꿈>을 보면, 주인공 박희순이 이런 말을 하잖아. “가난하면 꿈도 가난해야 돼?” 그 뭉클한 대사. 완전 공감이야. 그래. 어떤 꿈을 꾸더라도 그건 사치가 될 수 없어. 그 얘길 꼭 전해주고 싶었어.
꿈은 꼭 하나여야만 하는 걸까?
아니, 이 지구별에 얼마나 즐길 게 많은데, 하나만 꿈꾸고 하나만을 위해서 살 수 있겠어. 여행이 즐거운 이유를 생각해봐. 여행은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즐거운 거야. 인생이라는 것도 결국 제한되어 있는 여행이잖아. 유한한 삶을 최대한 즐겨야지. 넌 무엇을 하며 즐기고 싶니? 그게 한 가지만으로 괜찮겠어? 난 말이지, 꿈을 많이 꾸면 꿀수록 많이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 여행이라는 게 아무리 계획을 잘 세우고 떠나도, 일정이 달라지기 마련이잖아. 인생이라는 여행에도 한 가지 길, 한 가지 꿈만 정해두지 말고 도전해 봐. 우리의 무궁한 재능을 발휘하기에, 하나의 꿈은 너무 적어!
꿈은 어디까지나 꿈인 걸까?
막연하게만 생각만 하면, 꿈은 그저 꿈이야. 생텍쥐페리도 말했지. “계획이 없는 목표는 바람일 뿐이다.” 바람wish마저도 결국 바람wind처럼 달아나고 말걸. 말하고 쓰면 현실이 돼. 꿈을 이룰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내 꿈을 사람들에게 말해보는 거야. 그것만으로도 좋은 기회가 네게 다가올 수 있다니까? 나는 발리우드 영화에 꼭 한 번 출연해보고 싶었어. 인도에 가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힌두어로 말했지. “저는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 의미의 힌두어를 가장 먼저 배웠어. 거기에다 장기자랑을 하며 어필했더니, 두 세 사람이 다가와서 내게 연락처를 주고 가더라. 영화사 관계자였어. 결국, 한국 영화
<조폭 마누라>를 인도에 수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어
『10년 후』의 작가 그레그 레이드는 “꿈을 날짜와 함께 적어놓으면 목표가 되고, 목표를 잘게 나누면 계획이 된다.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꿈이 현실이 된다”고 했다. 머릿속에 담아둔 생각을 글로 써두면 자신과의 약속이 되고, 의식적으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내 73가지 목표 중 5년도 채 되지 않아 32가지가 벌써 이루어지거나 이루어지는 과정 중이니 내 스스로 강력한 마법의 주문을 건 셈이다.(p.261)
마지막으로 꿈을 이렇게 정의해보고 싶어. 꿈은? 보석이다! 보석이 돌과 다른 이유는 얻기 힘들기 때문이야. 지금 당장의 현실이 원석처럼 거칠지라도 깎고 또 깎다 보면 보석이 될 테니, Chreer up! 호접지몽이라고 알지? 장자가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는데, 꿈에서 깨고 보니 내가 꿈을 꾸어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을 꾸어 내가 된 것인지 모르겠더래. 장자의 만물일원론처럼 꿈과 현실도 그런 것 같아. 꿈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꿈이 되며, 또 동시에 꿈과 현실을 거머쥘 수 있다고 믿는 것. 이것이야 말로, 지구별이라는 멋진 곳에 태어난 우리들의 특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