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킴 '한강에서 (Feat. 빅 나티)'
'모든 날, 모든 순간 (Every day, every moment)'와 '너를 만나'의 연이은 히트에 이문세와 변진섭, 성시경으로 이어지는 한국 발라더 계보에 이름이 거론될 정도였다. 흡인력 있는 음색과 가창에 2020년대 초반 발라드 왕좌는 폴킴의 차지였다. 선율감이 빼어난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그는 '비'와 '안녕' 등 히트곡 대부분을 작곡하기도 했다.
대새 래퍼 빅나티와 함께한 '한강에서'는 감각적인 팝 록이다. 젊은이들의 대표적 데이트 코스 한강을 소재로 설레는 감정을 형상화한다. 힘을 뺀 가창은 봄과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그리고, 빅나티의 랩은 "잠실보다 잠원이 더 좋지만, 잠이 많은 네 침실에서 가까우니까"란 구절로 공감을 끌어낸다. 절절한 발라드 이외에도 다양한 장르에 두루 능함을 입증했다.
두아 리파(Dua Lipa) 'Dance the night'
마크 론슨의 지휘 아래 테임 임팔라, 리조, 찰리 XCX 등의 팝 스타들은 물론 K팝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까지. 화려하고 다양한 라인업으로 영화 팬들뿐 아니라 음악 팬들의 기대도 한 몸에 모은 영화 <바비>의 사운드트랙이 그 베일을 살짝 들추어냈다.
그 첫발을 '팝의 새로운 바비' 두아 리파의 몫으로 돌린 것은 확실히 탁월한 선택이다. 영화를 위해 제작된 곡임에도 불구, 레트로 디스코 열풍을 주도한 전작
드림캐쳐(DREAMCATCHER) 'Bonvoyage'
차가운 '디스토피아'마저 쇠락하고 사회를 지탱하는 모든 것이 무너진 종말의 세계, '아포칼립스' 3부작에 돌입한 드림캐쳐의 최근 핵심 악기는 바로 기타다. 문명의 상징인 전자음의 비중을 줄이고 인간미를 대동한 강렬한 록 사운드로 재건 의지를 내비치는 것이다.
강한 디스토션 효과와 메탈 풍의 'Maison'과 'Vision'이 그 현장을 묘사했다면, 서사의 마무리를 장식하고 희망찬 미래를 그리는 'Bonvoyage'의 걸음은 한결 가볍다. 쨍한 선율과 잔잔한 어쿠스틱 연출은 본래 어둡던 작풍에 따스한 햇빛을 쬐고, 'Sleep-walking'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 공격적인 브레이크비트는 기존의 용법과 달리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코어적인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통해 신선함과 대중성을 부여했다.
하이라이트 전후로 등장하는 보컬 배분이 그렇다. 지유가 쏘아 올린 사뿐하고 밝은 토스를 유현이 부드럽게 받고, 뒤이어 메인보컬 시연의 폭발적인 성량이 스파이크를 날리는 콤보는 충분히 편안하면서도 분명한 인상을 남긴다. 그룹에 순풍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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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