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제품과 서비스가 팔리지 않는 이유』는 저자 강재상이 그동안 진행해온 육성 프로그램과 컨설팅의 정수를 모아 만든 책이다. 그는 고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제품과 서비스의 기획과 마케팅에서 고객을 중심에 두고 근본적인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고객과 시장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의 도입, 사업 전반의 프로세스와 전략에 마케팅이 깊숙이 관여하는 비즈니스 기반 마케팅의 개념, 트렌드를 찾아내고 분석하는 것에서 나아가 새로운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고 사업에 활용하는 방법, 궁극적으로 유의미한 매출을 이끌어내고 사업을 지속하는 열쇠가 될 제품의 시장 적합성을 찾아내는 방법을 책 속에 담아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창업가를 만난 사람', '비즈니스 마케팅의 일타강사'라는 여러 창업가와 대표들의 추천사가 눈길을 끕니다. 작가님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아무래도 추천사다보니 저를 좋게 말씀해주셔서 그런 듯합니다. 기분은 좋지만 너무 화려한 수식어라 솔직히 많이 부담스럽고 쥐구멍에 숨고 싶네요. 스타트업이나 기업 내의 신사업 육성, 사내 벤처,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 전략과 마케팅 컨설팅과 멘토링 및 교육을 담당하다 보니 여러 창업가와 대표들을 만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현재 교육 컨설팅 회사 패스파인더넷에 공동 대표로 있고, 창업가와 직장인들의 커뮤니티 미매뉴얼의 공동 운영자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몇몇 스타트업에 작은 금액이지만 투자도 하고 자문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종종 이렇게 글을 써서 책도 내고요. 브런치북 6회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이번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가 팔리지 않는 이유』까지 총 4권의 책을 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설명하다보니 전형적인 N잡러네요.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가 팔리지 않는 이유'. 시장 경제 체제를 유지하는 국가나 사회라면 어디의 누구라도 손이 가지 않을 수 없는 도발적인 제목입니다. 어떤 배경에서 이러한 책 제목이 나왔을까요?
항상 모든 책이 그렇듯 제목이 너무 중요해서 고민이 정말 많았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제목을 정하고 책을 집필하지는 않았습니다. 책으로 정리한 기간은 두 달 정도지만, 책에 담을 내용은 약 2년 전부터 써 왔습니다. '비즈니스 기반 마케팅'이라는 대전제 하에서 기존 마케팅 방법론이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는 수많은 사례들을 직간접적으로 겪어오면서 마케팅을 다른 시각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편 한 편 글로 남겨왔습니다. 직장에서 마케팅 담당자나 파트장, 본부장 역할을 맡아 실제로 문제를 해결해오면서, 지금 하는 일을 시작하고서는 고객사나 스타트업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면서 벌어진 일들의 과정과 결과를 기록해왔습니다.
결국, 고객과 시장은 이미 21세기로 넘어왔는데, 마케팅이나 사업 전략은 여전히 20세기에 머물러 있어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를 컨설팅이나 멘토링, 강연 혹은 교육으로 다시 풀어왔고, 최근 오픈한 강연 제목이 바로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가 팔리지 않는 이유'였습니다. 저희 직원이 교육 내용 중 이 제목을 특강 제목으로 밀자고 아이디어를 냈는데,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편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후 책 제목을 정할 때 출판사 담당자분들과도 수십 가지 제목을 아이데이션해서 심사숙고했고, 결국 만장일치로 이 제목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을 홀리는 일, 사람들이 흔쾌히 지갑을 열면서도 행복해하는 것이 마케팅이었고, 하고 싶었던 일'이라는 말을 저자 소개에서 언급하셨습니다. 작가님께 '마케팅'이란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마케팅의 정의는 수십 수백 가지가 있습니다. 검색만 해봐도 유명하신 분들의 명쾌한 정의가 참 많습니다. 저 역시 그 정의들을 상황에 맞춰서 쓰고 있기는 하지만, 저만의 정의는 따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덕업일치 상태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10대 때부터 하고 싶은 일을 찾아다녔고 이런 저런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20대 때 마케팅이 천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준비한 것을 단순히 사람들에게 보여줬다거나 그들이 썼다는 사실보다는, 보거나 쓰기 전에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기대를 품은 뒤 경험하고 나면 더 좋아하는 것 그 자체에 마음이 끌린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런 일이 바로 마케팅과 사업 전략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게 마케팅은 고객이 처음에는 잠시 의심을 하더라도 결국에는 기업이나 상품 및 서비스에 흔쾌히 마음을 여는 일, 고객이 자기 돈을 쓰면서도 경험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기업이나 상품 및 서비스에 자신이 연결되어 있기를 바라게 만드는 것입니다.
「고객은 거짓말을 한다」, 「고객은 게으르다」, '고객은 친환경을 말하면서 최저가 제품을 찾고, 비건을 말하면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자기 계발을 말하면서 넷플릭스를 본다.' 목차와 본문을 보면 고객에 관한 분석이 무척 신랄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러한 문구만 본다면 이 책이 고객에 대해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여 있을 것이라고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고객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일정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과 패턴이 있습니다. 비즈니스 기반 마케팅에서는 그것을 찾는 게 중요한 과제입니다. 문제는 그런 유형화된 행동양식을 고객 스스로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고객 인터뷰나 리서치를 한 결과만으로는 제대로 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없습니다. 고객 스스로도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 수 없으니 고객의 말만으로는 어떤 것도 알 수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반복적으로 깊게 파고들어서 고객 생각과 행동의 본질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것을 알아야 마케팅을 하고 사업을 할 수가 있습니다. 모든 마케팅과 사업의 출발점은 '고객'이기 때문에 고객을 잘 모르면 나머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고객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판타지란 어떤 것을 의미할까요?
고객 스스로도 모를 수 있는 본능과 감정을 건드리는 것을 '판타지를 충족시켜준다'고 표현합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고객은 이미 본능과 감정에 따라 결정을 내린 뒤 자기 판단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논리와 합리를 끌어옵니다. 예를 들면 갖고 싶은 명품 가방을 사야겠다고 마음먹고 나서 왜 사야만 하는지 수많은 이유들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이때 마케터나 사업가는 '사야만 하는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이유'를 찾아 자극해주는 한편으로 고객이 이를 해소하면서 자신을 합리화할 근거 또한 함께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이 전반적인 과정을 저는 판타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아마존 워킹 백워드'는 아직 국내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개념입니다. 이를 실제로 기업에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 적용한 사례를 책에서 소개하셨는데, 여기에서 한번 간략히 설명해주실 수 있는지요?
'아마존 워킹 백워드'는 극단적으로 고객 중심, 고객 기반으로 신사업과 신제품 등을 개발하는 철학이자 방법론입니다. 국내에서도 앞서가는 몇몇 대기업들이 2~3년 전부터 도입하여 신성장 동력을 찾거나 신제품과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용하기에는 까다로운 부분이 많고 현실적으로 완전히 적용하기 어려운 면도 많지만, 저는 보통 '린 스타트업(Lean Startup)'과 같은 스타트업 방법론 및 기업들의 기존 'NPD(New Product Development)' 방법론과 엮어서 국내 현실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신사업과 신제품을 개발하다 보면 처음에는 고객과 시장을 출발점으로 삼다가 어느 순간 사업을 위한 사업, 제품을 위한 제품, 기술을 위한 기술에 빠지게 되는데 이를 막아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즉 시작부터 끝까지 고객이 중심에 있도록 만드는 데 유용합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가 팔리지 않는 이유』를 필요로 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기존 마케팅 전략이나 사업 전략 등으로 열심히 구사해도 결과가 예상한 바와 너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성과를 얻기 위한 힌트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습니다. 이 책 자체가 하나의 바이블이나 방법론은 아닙니다. 기존 방법으로 당면한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생각과 관점을 바꿔서 해결책을 찾을 계기나 기회가 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입니다.
더 나아가 단순히 사업이나 일뿐 아니라 삶과 세상을 보는 눈을 색다르게 바꿔 봄으로써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자극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조심스럽게 담아보았습니다. 이렇게 거창한 목표에 비해서 정작 집필하고 출간까지 하고 보니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았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함께 고민을 나누고 해결책을 찾아갈 기회는 꼭 지면이 아니어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으려 합니다.
*강재상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치열한 10대와 20대를 보냈다. 하고 싶은 일은 운명적으로 마주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도전해가며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도전의 종착점이 마케팅이었다. 사람들을 홀리는 일, 사람들이 흔쾌히 지갑을 열면서도 행복해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자 마케팅이었다. 20대 중반에 방향을 정하고 대기업에서 스타트업, B2B에서 B2C, 제조업에서 금융업, 컨설팅과 교육 등 각종 산업을 넘나들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노하우를 축적하는 즐거움으로 살아왔다. 현재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트렌드, 마케팅, 브랜딩, 시장과 고객 기반 사업 전략과 사업 모델 설계를 주제로 육성과 컨설팅 및 자문 일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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