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원더우먼,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모두가 슈퍼 초능력에 열광할 때, 7초 독심술, 3분 냉각술, 1킬로그램 염력 같은 소소한 초능력인 소능력에 주목한 작가가 있다. 김하연 작가는 엄청난 초능력을 가진 절대 초능력자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소능력자들>에서는 보잘것없는 능력을 가진 이들도 힘을 합친다면 얼마든지 세상을 구할 수 있다!
<소능력자들> 시리즈가 얼마 전 완간이 되었어요. 2017년 12월에 첫 번째 이야기가 출간된 이래 6년을 함께해 왔는데요. 기분이 어떠세요?
6년 동안 제 디폴트값은 <소능력자들> 시리즈였어요. 다른 책을 쓰는 동안에도 머릿속 한 귀퉁이에는 늘 이 시리즈가 있었죠. 완간이 실감 나지 않아서 여전히 다음 이야기를 구상해야 할 것 같아요. 첫 권을 쓸 때만 해도 갓 데뷔한 새내기 작가였는데, 소능력자들이 자라는 동안 저도 등장인물들과 함께 조금씩 성장했다는 기분이 듭니다. 글쓰기는 늘 어렵지만 이 시리즈는 저와 독자들의 재미를 위해 썼기에 집필하는 동안 혼자 깔깔거린 적도 많았어요. 이렇게 신나게 쓸 수 있는 책은 두 번 다시 없을 겁니다.
초능력을 모티프 삼은 컨텐츠는 무척 많아요. '초능력인데 아주 소소한 능력'이란 설정이 너무 재미있는데요,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셨나요? 첫 권을 쓰실 때부터 시리즈를 염두에 두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슈퍼 히어로 영화를 좋아해서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인데 어느 날 영화를 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엄청난 능력이 있어야만 슈퍼 히어로일까? 소소한 능력으로는 좋은 일을 할 수 없을까? 그리고 슈퍼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은 다 어른이잖아요. 어린이는 세상을 구할 수 없을까, 하는 의문도 품게 됐죠.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소능력자들의 발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고요. 첫 권을 쓸 때부터 시리즈를 염두에 두긴 했지만 8권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어요. 어린이 독자님들이 보내 주신 사랑과 응원 덕분이겠죠.
<소능력자들> 시리즈에는 염력, 공중 부양, 투명 능력처럼 많이 알려진 초능력도 나오지만, 염림력, 냉각술, 인형 조종술처럼 조금 낯선 초능력도 등장해요. 각 권마다 새로운 소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소능력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어렸을 때부터 이것저것 많이 읽고, 많이 봤어요. 장르물을 특히 좋아해서 추리, 공포, 모험 이야기가 담긴 책과 영화를 끼고 살았는데요. 그때 접했던 작품들이 지금까지도 창작의 밑바탕이 되고 있어요. 소재는 물론이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법, 긴장감을 부여하는 법 등을 자연스럽게 배운 것 같아요. 강연에서 만난 학부모님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한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종종 질문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책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좋은 작품을 많이 보여 주시라고 대답합니다. 소능력자들 8권에서는 인형을 조종하는 소녀 '척희'가 나오는데요.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척희는 공포 영화 <처키> 시리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완결편인 8권 작가의 말에 '우리는 모두 소능력자들입니다!'라고 쓰셨어요. 이 메시지를 포함해서 작가님이 <소능력자들> 시리즈를 통해 어린이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재능이 있어요. 나만 가지고 있는 소능력이죠. 우리의 인생은 자신의 소능력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전시켜 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어린이들이 자신만의 소능력을 찾고, 그 능력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소능력자들이 작은 능력으로 엄청난 일들을 해냈듯이 세상에 쓸모없는 재능이란 없으니까요. 한편으로는 꼭 이런 메시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도 어린이들이 그저 이 시리즈를 즐겁게 읽어 주면 좋겠어요. '이 책 재밌네. 그럼 다른 책도 읽어 볼까?'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작가님은 <소능력자들> 시리즈를 비롯하여 여러 동화책을 쓰셨고, 청소년 소설도 출간하신 후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시지요. <소능력자들> 시리즈를 포함하여, 작품을 쓰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유튜브, OTT, 게임 등등 책보다 훨씬 간편하게 접할 수 있는 매체들이 많은 세상이죠. 작가인 저조차도 피곤할 때는 책을 펼치기보다는 소파에 누워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니까요. 그래서 제 경쟁자는 다른 작가가 아니라 유튜브와 넷플릭스라는 다짐으로 글을 쓰는데요. 책을 읽다가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보더라도, 책의 뒷부분이 궁금하면 어쩔 수 없이 다시 책을 펼치게 됩니다. 저도 그렇게 머릿속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어떤 장르의 이야기든, 이야기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능력자들> 시리즈로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많은 어린이들을 만나셨는데요, 기억에 남는 어린이들의 반응이 있나요?
얼마 전에 받았던 DM이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완간이 아쉽다며 '제 초등 생활을 책임져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받고 눈물이 핑 돌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 밖에도 이민을 가는데 <소능력자들> 시리즈를 제일 먼저 챙겼다는 어린이, 100권까지 써 달라던 어린이, 시리즈를 몇 번이나 재독했다는 어린이들도 많았어요. 어른들은 책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같은 책을 또 읽지는 않는데 아이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작가는 기본적으로 혼자 일하는 직업이라 쓸쓸할 때도 많은데 이런 응원을 받으면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세요?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균형있게 써 나가고 싶어요. 엄청 부지런해야 가능한 일이겠죠? 학교 강연에서 독자분들도 계속 만날 계획이고요. 도전해 보고 싶은 글감이 몇 개 떠올라,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굴려 보는 중입니다. 어떤 책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김하연 프랑스 리옹3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공부했다.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장편 동화를 연재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추리 소설과 슈퍼 히어로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며, 게임과 유튜브보다 재미있는 책을 쓰기 위해 날마다 소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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