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빛나는 순간들을 모으는 취미 수집가, 작은 기쁨을 차곡차곡 쌓아 커다란 행복을 만드는 『사계절 취미 잡화점, 호비클럽으로 오세요』의 작가 황지혜. 새로운 세계에 망설임 없이 뛰어드는 그는 혼자 도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호비클럽'을 열어 사람들을 초대한다. 화분에 씨앗을 심어 싹을 틔우고, 막걸리를 만들어 나눠 마시고, 필름 카메라로 일상을 기록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취미를 즐기고, 나만의 취향을 찾아간다.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 나를 발견하는 이 모든 여정의 끝에서 작가는 결론 내린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잘하는지와 상관없이, 내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모든 게 바로 취미라고. 햇볕을 쬐며 식물을 바라볼 때 느끼는 뿌듯함, 달릴 때 느껴지는 생생한 감각,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차분해지는 마음들. 한 단어로는 정리될 수 없는, 반짝이고 아름다운 취미의 순간들을 정성스럽게 써내려간다.
『사계절 취미 잡화점, 호비클럽으로 오세요』라는 제목이 인상적이에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취미가 뭐예요?"라고 물으면 답하기가 은근히 어려워요. 좋아하는 건 많은데, '취미'라는 말을 붙이는 순간 쉽게 입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호비클럽'은 이 질문에 확신 있게 대답하고 싶어서 만든, 사계절 따라 취미를 탐험하는 커뮤니티예요. 갑자기 빈 시간이 생겼을 때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거든요. 계절별로 멤버들과 모여서 새로운 취미에 도전하고 있어요. 이 책에는 호비클럽을 하면서 켜켜이 쌓인 취미에 대한 제 생각과 경험이 녹아 있어요. 작지만, 반짝이는 순간들을 독자분들께 선물하고 싶었어요. 저처럼 '내 취미가 뭐지?' 하고 고민하는 분들에게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취미를 수집해온 제 이야기가 작은 힌트가 되길 바랍니다.
취미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바로 대답하기가 어렵다는 분들이 많아요. 왠지 취미라고 부르려면 푹 빠져서 자주 하거나, 남들보단 더 잘해야 할 것 같은데, 당장 떠오르는 게 없다는 거죠. 작가님도 처음엔 이런 경험이 있었지만, 생각이 바뀌었다고요?
'취미'라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전문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시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만큼 잘 알고,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그냥 '좋아하기만'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어느 순간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했어요. 그래, 1년에 한두 번만 하면 어때? 잘 못하면 어때? 그래도 취미 활동을 하면서 제가 느꼈던 즐거움, 성취감, 사랑, 자유, 행복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이런 풍부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게 모두 취미가 아닐까요? 취미 덕분에 내일이 기대되고, 이번 여름이 더 기대된다면, 그 '기대감' 하나로도 의미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즐기려고 하는 거지, 누구에게 알려주려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아무리 사소한 행동이더라도 내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모든 것들을 취미라고 인정하면서, 일상을 보는 시선이 많이 바뀌었어요.
『사계절 취미 잡화점, 호비클럽으로 오세요』엔 서른 가지가 넘는 가지각색의 취미가 등장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취미에 도전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요?
서른 가지라니, 새삼 정말 많네요. 전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어요. 궁금하면 일단 해보는 성격이라서 금방 빠지고, 또 금방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언젠가 제 동료가 저의 모습을 보고 엽서에 이렇게 써준 적이 있어요.
어떤 대가가 있는지, 실패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따지기보다, 하고 싶은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게 너무 멋져요. 어떻게 그렇게 금방 어떤 걸 좋아하고, 거기에 시간과 감정과 마음을 쏟아부을 수 있냐고요! 정말로 사랑스럽고 따뜻한 방방거림인 것 같아요.
이 말처럼 저는 효율성과 생산성을 계산하기 전에 먼저 뛰어들고 봅니다.
새로운 취미를 가지고 싶긴 하지만,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내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되어서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요. 그런 분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시간이 나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고 싶은지 떠올려보세요. 나의 하루를 돌아보면서, 기분이 좋거나 슬플 때 내가 무엇을 하는지 살펴보세요.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들, 나도 모르는 새 내가 자연스레 하고 있는 것들이 이미 여러분이 즐기고 있는 '취미'일지도 몰라요. 만약, 하고 싶은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면 고민하지 말고 바로 해보세요. 망설이는 순간 계산할 건 많아지고, 고민은 깊어져요. 고백하자면, 제 취미 중에 제가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운동도, 달리기도, 글쓰기도 그냥 하는 거예요. 잘한다, 못한다는 개념을 잊고 그냥 해봅시다. 또 하나의 팁은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의 취미를 같이 해보는 거예요. 그 취미를 이미 즐기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니 저도 그 세계에 금방 빠질 수 있더라고요.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가면 더 선명한 나를 만나게 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취미를 통해 나를 발견하고, 그것을 새로운 일까지 연결하게 된 과정을 예를 들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운동을 좋아해서 기회가 생기면 바로 뛰어들어 도전해보는 편인데요, 어떤 운동이든 운동을 할 때 진리처럼 여기는 한 가지가 있어요. '힘을 빼야 한다'는 것. 특히, 테니스를 칠 때 늘 유념하는 거예요. 테니스 칠 때의 태도와 마인드셋은 저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어요. 좋은 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고, '스토리'를 발견하고 알리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라, 테니스를 치다가 '테니스테니스클럽(ttc)'이라는 작은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이 브랜드를 통해 테니스의 정신을 기반으로 '여유와 도전의 균형'을 제안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사계절 취미 잡화점, 호비클럽으로 오세요』엔 작가가 던지는 질문에 답을 적어볼 수 있는 '호비 노트'가 수록되어 있는데요. 호비 노트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알려주세요.
'답지를 적어내겠어'라는 비장한 마음보다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는 마음으로 가볍고, 즐겁게 나와의 대화를 나누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가장 편안하고, 기분 좋은 환경에서 '나는 뭘 좋아했더라?' 하고 물어보는 거죠. 정말 시시하고, 쓸데없어 보이는 질문일 수 있지만 그런 사소함에서부터 내 마음의 '좋음'이 명확해지면, 내가 살아가는 온 세상을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우며 살 수 있지 않겠어요? 이번 주말, 좋아하는 카페의 볕이 잘 드는 자리에 앉아 커피 한잔하며 여유롭게 호비 노트를 적어보면 어떨까요?
어떤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주변을 돌아보면 "삶의 낙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고 느끼는 분, 내 삶의 주도권을 잃었다고 느끼는 분, 삶의 재미를 잃은 분들에게 이 책이 작은 위로와 실마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온갖 취미가 모여 있는 잡화점 같은 책 속 세계로 놀러 오셔서, 취미를 찬찬히 구경하고, 고르다가 미소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 동료가 이 책을 읽으며 '아, 나도 이런 거 좋아했지. 그런데 잠시 잊고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다고 전해줬어요. 책을 읽으며 무언가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거나, 그 마음이 실제로 움직이는 발걸음으로 이어진다면 더없이 좋을 거예요. 혹시나 삶의 마른 땅을 밟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나의 계절을 풍성하게 보내자'는 이 외침이 마음에 작은 씨앗으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좋아하는 게 많아질수록 삶은 단단해지고, 세상은 넓어질 거예요.
*황지혜 무언가를 쉽게 좋아하는 마음이 재능이라고 믿는다.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가봐야 직성이 풀리고, 주변 사람들과 그 마음을 나누어 함께 파도를 만드는 걸 즐긴다. 사랑과 자유, 자연과 자연스러운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