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신간]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챗GPT』 외

예스24 직원이 매주 직접 읽은 신간을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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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예스24 미디어콘텐츠팀이 이주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서점 직원들의 선택을 눈여겨 읽어주세요.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하재영 저 | 휴머니스트

논픽션 작가는 이렇게 쓴다

한국에 희소하고 귀한 '논픽션 작가' 하재영의 신작 에세이. '엄마와 딸의 공동 회고록'이라는 이름 아래 한 인간으로 존재하는 엄마의 삶과 저자의 이야기를 페미니즘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표제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I never had a mother)'는 에밀리 디킨슨이 편지에 썼던 유명한 문장. 나를 낳은 여자의 분신으로 살지 않겠다는 이 선포는 2023년을 살아가는 여성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필연적 오독, 불가능한 재현, 예정된 실패' 속에서도 이 책을 포기하지 않은 하재영 작가의 뚝심과 "네가 쓰고 싶은 이야기라면 쓰라"고 딸의 작업을 지지해준 작가의 어머니께도 무한한 감사를 전하게 되는 책이다. (엄지혜)

『챗GPT』

반병현 저 | 생능북스

어디까지가 'AI'이고 어디까지가 '인간'인가?

『챗GPT』는 인공지능 채팅 서비스 '챗GPT'에 대한 책이다. 인간의 95%보다 똑똑한 이 AI 서비스는 내가 묻는 말의 맥락을 곧잘 파악하고 원하는 답변을 순식간에 보여준다. 물론 이 서비스는 만능이 아니다. 정보 전달의 목적보다는 언어 모델로써 매끄럽게 말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정보 오류가 많아 챗GPT의 말을 전부 믿어서는 안 된다. AI를 기능적으로 잘 활용하되, 결국 정보의 선택과 책임은 인간의 몫임을 명심해야 한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AI가 산업군을 대체하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오히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대체되는 것을 우려한다. 인류의 외로움이 해결될지도 모른다면서 말이다. 반박할 논리가 딱히 생각나지 않아, 자연스레 무엇이 인간다운 것인가에 대한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휴머니즘'하면 떠오르는 단어 '진심', '정성', '애틋함', 이러한 것들이 AI의 유능함과 구별될 수 있을까? 의심하며 일독해보길 권한다. (이수빈)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

한승혜, 박정훈, 김용언, 심진경, 이라영 저 외 3명 | 문예출판사

여성의 시선으로 걸작을 재해석하다

여성이라면 어린 시절의 독서에 배반당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남성 중심의 정전으로 이루어진 세계 명작, 여성 인물을 납작하게 그린 걸작들. 그래서 여성의 읽기는 언제나 실패를 무릅쓴 해석이자, 끊임없는 번역 행위가 된다.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의 8명의 저자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에 대한 '다시 읽기'를 시도한다. 우리가 '걸작'이라고 읽어온 책들이 사실은 누군가를 배제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오늘날 '고전'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가? 정희진, 이라영, 한승혜 등 8명의 작가들이 걸작을 시험대에 올리고, 젠더 관점의 재해석을 시도한다. 책을 덮을 때쯤이면 『위대한 개츠비』의 데이지, 「날개」의 아내 등 오해 받았던 여성 인물들의 목소리가 새롭게 들려올 것이다. (김윤주)

『쾌락이 질병이 되는 순간』

전형진 저 | 스노우폭스북스

현대인이 알아야 할 중독 요소

살면서 중독에 빠질 위험은 얼마나 많을까? 스마트폰, 쇼핑, 다이어트, 게임, 빚, 알코올, 니코틴... 모두 우리 곁에 있으면서 언제든 우리를 중독에 빠뜨릴 수 있는 것들이다. 일 중독, 모성애 중독, 사랑 중독, 운동 중독은 어떤가? 적절한 운동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일에 욕심을 가지고 활발하게 자기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점점 사랑과 운동과 일에 집착하고, 이것이 아니면 삶에 의미가 없을 것 같고, 내가 망가진다고 느끼면서도 놓지 못하고 있다면? 삶을 통제선 안에 머물도록 하는 작은 조언들이 모여 있는 책. (정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