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인문 MD가 발품을 팔아 만드는 시리즈 <대장금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
대표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유유를 꾸리는 조성웅입니다. 책 만들고 파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고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유로 2행시로 출판사를 소개해주신다면?
유 유유자적 책 만들며 살고 싶었는데
유 ㅠㅠ할 일이 적었으면 바라며 살게 되더라
올해가 유유 10주년이라고 들었어요.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었나요?
회사를 10년이나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운이 정말 좋았다 싶어요. 저희 책 사고 읽어 주신 독자님들 덕분입니다. 넙죽 엎드려 큰절 드리고 싶어요.
『동사의 맛』,『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쓰신 김정선 선생은 제가 처음 출판일을 배울 때 교정 업무를 가르쳐 주신 대선배입니다. 창업을 하고 나서 선배와 작당모의(?)를 하다가 『동사의 맛』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열 문장 쓰는 법』 등 글을 다듬고 쓰는 법을 담은 책들까지 펴냈는데, 이 책들은 읽기와 쓰기 주제로 꾸준히 책을 펴내는 유유에서도 주춧돌 역할을 합니다. 또, 김정선 선생 책 중에 『동사의 맛』의 경우에는 김영화 만화가가 『동사의 맛』을 읽고 영감을 얻어서 이를 『만화 동사의 맛』으로 다시 펴내는 초현실적 경험까지 하게 해 준 책이라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출판을 하면서 슬픔과 비애를 느끼는 순간이 있는데요. 좋은 저자의 책을 발굴해서 펴냈는데, 그 책이 가진 가치만큼 주목받고 관심 받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유유에서 펴낸 대만 인문학자 양자오 선생의 책이 22종입니다. 한 저자의 책을 한 출판사에서 이렇게까지 출간하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세요?(웃음) 양 선생 책은 고전을 고전이 생산된 역사적 맥락에서 독해하는 데 강점이 있는 것이 많은데, 저자께 대단히 죄송하게도 거의 초판도 제대로 못 팔고 있는 형편입니다. 물론, 좋은 책이 잘 팔리란 법이 없다는 걸 모르진 않지만, 이 책들의 존재조차 모르는 미지의 독자들이 꽤 있을 거란 판단 때문에 괴롭습니다. 출판사를 잘못 만나 받아야 할 대접을 못 받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그래도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보렵니다.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니까요!
유유가 만들어온 책, 지향하는 가치가 궁금해요.
유유는 독자의 (교양) 공부를 돕는 책을 만들어 왔어요. 대개는 인문 교양서를 선보였지만 독자의 공부에 도움이 된다면 점차 실용, 경제 경영, 자기 계발 쪽으로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의 폭을 넓혀 보고 있습니다. 분야와 무관하게 읽으면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출판사가 되고 싶어요.
이번 기획전에서 소개하고 싶은 금쪽같은 유유책을 소개해주세요.
전성원 저 | 유유
26년간 종합 교양지 <황해문화>를 만든 편집자이자 <바람구두연방의 문화망명지>를 운영했던 전설의 파워 북로거이기도 한 전성원 선생이 그간 자신이 꾸준히 공부하여 축적한 아카이빙을 하루 한 교양이라는 콘셉트로 풀어 낸 책. 지금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교양만 엄선하여 모은 터라 '점-선-면의 공부'를 하시기에 부족함이 없을 겁니다.
빌 J. 바우어만, W.E. 해리스 저 / 김윤희, 이장규 역 | 유유
유유가 독자의 공부를 돕는 책이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겠다 마음먹고 낸 첫 실용서입니다. 나이키 공동 창업자가 미국 올림픽 육상팀의 전설적 코치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미국에서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달리기는 복싱 같은 전문 스포츠 선수만 하던 운동이라는 걸 알고 좀 놀랐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아무렇지 않게 하는 좋은 운동이니까요. 조깅은 그냥 해도 좋습니다만 기초 지식을 잘 이해하고 운동하면 운동의 효과와 기쁨이 배가됩니다. 이 책이 그 역할을 해냅니다.
루이스 하이드 저 / 전병근 역 | 유유
'Gift'는 한국어로 옮기면 '선물'도 되지만 '재능'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이 재능은 나의 노력과 수고로 얻은 것이 아니라 타고난 것이죠. 이 단어가 가진 복합적인 의미를 깊게 파고들면서 자본주의 시대에 사는 창작자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만드는 일을 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사고의 전환'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대가 없이 주고받는 일이 왜 중요한지, 이런 공동체를 만들려면 우리가 어떻게 살면 좋을지 영감을 줍니다.
유유 책을 제외하고 대표님께서 재밌게 읽은 책 3권을 추천해주세요.
시라카와 시즈카 저 / 박영철 역 | 길
시라카와 시즈카 선생은 한자학의 세계적 권위자입니다. 선생이 쓴 전문서로 『자통』(字統, 1984), 『자훈』(字訓, 1987), 『자통』(字通, 2003) 3부작이 있는데요. 이 책들은 그야말로 전문으로 공부하는 분을 위한 것인데, 이 책을 중고등학생도 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편집한 책이 『상용자해』입니다. 우리가 쓰는 한자의 기원과 변화 과정을 쉽게 쓰고 있어서 한자 공부에 매우 요긴합니다. 값이 좀 비싸지만 이 책을 만드는 데 든 노고와 시간을 감안하면 '껌값'입니다. 교양인이라면 한 권은 댁에 상비해 두어야 할 책이랄까요.
샹뱌오 저 / 김유익, 김명준, 우자한 역 | 글항아리
요즘 인류학에 관심 가진 독서인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 샹뱌오는 옥스퍼드 대학 교수로 있다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사회인류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사회 인류학자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시대 학문의 흐름은 대개 서구 학자들이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 출신으로 학문의 방법론을 내고,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은 보기 드문 경우입니다. 크고 막막한 이론 이야기만 하는 학자에겐 별로 재미를 못 느끼는데, 이분은 좀 달랐습니다. '방법으로서의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모든 공부의 시작은 자기 주변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한 주장이 인상 깊었어요. 본인의 공부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도 신선했고요. 요즘 학문의 세계가 어찌 돌아가는지 궁금한 분께 일독을 권합니다.
박동수 저 | 민음사
책 좋아하는 분들은 독서모임 많이 하시지요? 이 책 저자는 편집자입니다. 그것도, 철학책 전문 편집자입니다. 듣기만 해도 딱딱하고 골치 아플 것 같죠? 한데 놀랍게도 재밌습니다. 그리고 술술 읽힙니다. 편집자들이 철학책으로 독서 모임을 하고, 함께 나눈 이야기를 저자가 갈무리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가벼운 책이지만 읽고 나면 묵직한 느낌을 받을 겁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려운 철학책도 한번 읽어 볼까 하는 마음이 생길 거예요. 책이 예쁘고 가벼워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도 좋습니다.
출판계 동료, 선후배 그리고 예비 출판인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출판계 동료와 선후배님들께는 늘 기대는 마음입니다. 존경하는 야스토미 아유미 선생이 "기대는 사람이 많을수록 자유롭다"고 말씀하시길래 더 그렇게 살아 보려고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흔치 않은 요즘 같은 때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책을 만들고 파는 동료들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하고 의지가 되는지 모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예비 출판인께서는 환영하고 궁금한 마음을 가지고 업계로 오시면 자부와 보람을 느끼실 겁니다. 책 만들고 파는 일의 기쁨이 얼마나 크고 좋은 것인지, 비출판인은 모릅니다. 물론 보통의 직장인이 겪는 슬픔과 고통도요... 이건 어느 업계를 가든 다 겪는 것이니까요. 아, 돈을 많이 벌기는 그른 업계이지만 먹고는 산다는 말씀도, 지향과 능력과 운의 문제겠지만, 가뭄에 콩 나듯 돈 잘 버는 분도 있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2023년에 나올 유유 책을 살짝 공개하신다면요?
이제껏 아무도 보지 못했을 유형의 책을 타이포그래피 연구자 유지원 선생이 쓰고 계십니다. 『글자의 말들』이라는 책인데요. 『글자 풍경』, 『뉴턴의 아틀리에』 등을 통해 한국인의 글자에 대한 교양을 다른 차원으로 높인 이력이 있는 분이니까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문화 산업 평론가 차우진 선생이 쓴 『마음의 비즈니스』라는 책도 나옵니다. 유유에서 처음 시도하는 경제경영서가 될 텐데요.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과 창작자가 좋은 인사이트를 얻어 가실 수 있도록 알차게 준비했습니다. 이 밖에도 작고 재밌는 책들이 줄서서 대기하고 있으니 유유의 내년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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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