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식탁'은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친구들과 음식 작업을 해온 저자의 작업 공간이자, 저자 자신을 의미한다. 자신을 고독하게 홀로 둔 그 시간, 오히려 자유로움을 느끼며 성실히 하루를 살아가는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고 있다. 긴 여정을 마치고 '나'라는 집으로 온전히 돌아와 저자만의 방식으로 일상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나의 삶도 돌아보게 한다. 『아일랜드식탁』의 음식과 연결하여 전해주는 일상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아일랜드식탁』에 대한 책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음식 관련 공부와 일을 하면서 제법 긴 세월 동안 국내외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사람들과 함께하는 작업을 하였어요. 세계 문화들과 사람들에 빠져들기도하고, 자연과 농사 공부를 하면서 텃밭도 하고, 자연과 농부들로부터의 배움의 시간도 가졌어요. 그리고 그 긴 바깥으로의 여행으로부터 집으로 돌아왔고 찬찬히 스스로의 고요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일랜드식탁』은 그 고요하고도 즐거웠던, 그리고 자유로웠던 제 자신과의 시간속에서 썼던 생활 글이 담긴 책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생소한 식재료나, 작가님만의 방식으로 요리한 음식들이 등장하는데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작가님께는 요리나 식재료에 대한 뚜렷한 관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 자신에게 요리란 무엇인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군요(웃음). 제 개인에게 요리는 '유희'라고 생각되요. '귀찮은데...' 싶다가도 제 눈에 건강하고 생생한 식재료가 딱 잡히면 뭔가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살아나고 머릿속에는 어떤 구상이 그려집니다. 어느새 키친에서 요리를 하고 있고 '재미있다'하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매력을 느끼게 하고 주방으로 저를 이끄는 재료들, 그 각각이 품고 있는 시간과 사연이 '요리'라는 또 다른 형상으로 탄생하여 식탁에 놓이고 그것을 먹을때는 '좋다, 맛있다' 하는것 이상의 희열을 느낍니다.
책 곳곳에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수록되어있습니다. 주로 어떤 느낌을 담아내고자 하셨나요?
책으로 묶일 글들을 원고로 완성한 이후에, 그림 엽서나 편지처럼 이 글들과 함께 몇 점의 그림을 독자들에게 선물하듯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 시간에 느꼈던 것을 담담하고 수수하게, 튀지않게 그렸어요. 색은 물이 들었다가 빠지는 흐름을 가지도록 했고요. 마치 숨은그림을 그려넣듯 글 속에 숨기듯이 넣었습니다. 독자들이 '글 읽기'라는 소풍에서 보물찾기를 하듯, 독자 각자의 보물을 찾고 만나면 좋겠구나 하면서요. 비하인드 스토리인데, 저는 그림을 너무 매끈하지 않게 그리려고 했던것이 기억이나요. 그저 담백하고 거칠지도 모를 시간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책 제목을 『아일랜드식탁』으로 짓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책에 담긴 그 글들을 쓰는동안, 이것이 책으로 묶어진다면 '고독식탁'이라는 제목이 되지 않을까 하고 처음에는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점점 더 글을 쓰면서 '아일랜드식탁'에서 요리도 하고 책도 읽고 글도 쓰는 등의 행위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어요. 그러면서 이 아일랜드 식탁이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고독하게 삶을 살고 있는 제 자신 같다고 여겨졌어요. 그래서 최종 원고를 완성할때 자연스럽게 제목이 『아일랜드식탁』이 되었어요.
이제 곧 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 책 속에서 추천하실 만한 가을과 어울리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혹은 가을에 읽으면 더 좋을 책의 한 부분도 좋습니다.
'5퍼센트의 밀가루' 이야기나 그 속의 '은행나무잎 수제비'에는 심상으로 남아있는 가을의 기억과 맛이 담겨 있어요. 독자들도 그 가을날을 함께 음미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늦가을에 갓나온 금방 뽑은 무로 만든 '몸이 투명해지는 죽'은 지친 도시인들에게 추천하는 음식입니다.
『아일랜드식탁』이 어떤 사람, 무엇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읽혀지기를 원하시나요?
매일 하루하루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는 어느 생활인에게, 어디선가 오늘도 숨을 쉬며 자연처럼 성실히 살고 있는 또 한명의 생활자인 저의 담담한 숨결같은 글이 살아가는데 어떤 힘이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요리를 즐기는 어느 요리 애호가들에게는 이 책 속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영감이 되면 기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이미 읽으셨거나, 읽게 되실 모든 분들께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저는 어느 도시 어느 동네 어느 집, 그리고 어느 아일랜드식탁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지내고 계시나요?
*김호정 (글·그림) 세계 친구들과 함께 요리하고 농부들과 함께 요리터를 만들었다. 일상을 유희하며 살아가는 '일상애호가(日常愛好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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