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극복할 수 없다면 쓸모를 찾자
불안의 알맹이를 드러내는 말이 ‘불안의 쓸모’라고 생각해요. 불안의 쓸모라니, 정말 궁금해지지 않으세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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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영 저자

요즘처럼 온갖 것에서 불안을 느끼고, 그것을 이겨 내기 위한 자기계발들로 가득한 시절이 또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누구에게나 불안의 시기는 있지만 그 모양은 전혀 다르고, 거기서 얻어야 할 교훈과 나아갈 방향 역시 천차만별이다. 사람은 각자의 지문만큼이나 다른 뇌와 마음으로 이 불안한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토록 쓸모 있는 불안』의 우보영 저자는 "덮어놓고 극복하려는 태도로는 아무리 좋은 루틴이라도 불안은 밀린 고지서처럼 되돌아온다"라고 말하며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고유한 불안이 어디서 온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라 말한다. 불안은 각자가 귀하게 여기는 것에서 피어나기에, 불안의 근본을 파헤쳐 보면 자신의 진짜 인생 가치관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이토록 쓸모 있는 불안』은 자신만의 고유한 불안을 파헤칠 수 있도록 심리학, 뇌과학, 철학 측면에서 독자의 이해를 돕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위로와 힐링을 전달해 준다. 



생애 처음으로 책을 내시게 되었습니다. 그 소감과 기념비적인 첫 책의 소재가 불안인 점이 궁금합니다. 

저는 언젠가 꼭 책을 쓰고 싶다는 소망을 늘 마음 한편에 품고 있었어요. 제 이름이 적힌 책이 세상에 나오고, 이제 그 책으로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두근거리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책에도 계속 등장하지만 불안은 제 평생에 걸쳐 오랫동안 외면해 왔던 숙제였어요. 미루던 방학 숙제를 한꺼번에 몰아 하는 심정으로 30대 초반을 보냈습니다. 그 시간 동안 30년간 겪은 불안을 찬찬히 돌아보며 불안과 화해하게 되었어요. 그것이 큰 힘과 용기가 되어 새로운 삶의 자세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혼자만 알기엔 너무 아까운 이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거울 앞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울적해지기보다는 따뜻한 위로와 작은 용기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책의 제목과 표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와요. 보통은 불안을 없애는 법을 고민할 것 같은데 불안에 ‘쓸모’라는 단어를 붙이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불안에 대한 책을 쓴다고 했더니, 제 친구가 “서점에서 내가 불안에 관한 책을 펼쳐 볼 때 주변 사람들이 ‘저 사람 심리상태가 불안하구나. 안됐다’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더라고요. 저 역시 그랬어요. 하지만 왜 불안을 얘기할 때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긴장해야 할까, 편하게 각자의 불안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실제로 불안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거든요. 

『해리포터』에서 해리가 ‘볼드모트’를 입 밖에 내고 당황하자 덤블도어가 이렇게 말하죠. 계속 그렇게 불러야 한다고,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으면 실제보다 더 두려운 것이 된다고요. 불안도 그러해서 일부러 확실하게 불안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제목을 붙이고 싶었습니다. 불안의 알맹이를 드러내는 말이 ‘불안의 쓸모’라고 생각해요. 불안의 쓸모라니, 정말 궁금해지지 않으세요?

목차를 보면 생각, 감정, 습관, 관계, 삶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불안을 이렇게 다각도로 바라보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불안은 삶의 모든 면에 스며들어 있어요. 미래를 생각하다가 또는 도전의 결과를 눈앞에 두고 불안을 경험하죠. 불안이 하나의 습관이 되어 언젠가부터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막연히 불안한 삶을 살기도 하고, 인간관계가 어렵고 힘들 때 뭔가 원초적인 두려움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결국 불안은 삶 그 자체와 떼어낼 수 없는 것 아닐까요? 불안의 여러 이모저모를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그중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실 수 있도록 목차를 구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불안을 마주하는 경험은 쉽지가 않을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생각하거나 나도 모르게 스스로에게 거짓말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불안을 마주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정말 어려워요. 평생 불안과 함께한 저도 마주하는 데 30년이 걸렸으니까요. 사실 제가 조언을 드릴 입장이 아닐지도 몰라요. 그럼에도 해 드릴 말씀이 있다면 “그게 당연해. 괜찮아”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때로는 불안 자체보다 괜찮은 척하느라, 무시하려고 애쓰느라 더 힘들거든요. “살다 보면 누구나 불안할 때가 있고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엉망진창인 부분이 있어. 원래 그런 거야.” 불안에 몸서리치던 과거의 저에게 그렇게 말해 주고 싶어요. 한번 친구에게 서로의 불안을 한 개씩 물물교환해 보세요. 제 말이 진짜라는 걸 아시게 될 거예요.



불안의 쓰임새에 대한 예시들이 궁금합니다. ‘쓸모 있는 불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불안은 정말 고마운 친구예요. ‘시간 낭비하다가 진짜 큰일 나겠다’ 하는 불안이 저를 움직이게 하고, ‘포기하면 죽도 밥도 안 되지’ 하는 불안은 꾹 참고 끝까지 하게 만들거든요. 비를 맞을까 봐 우산을 챙기는 것처럼 불안은 불편을 감수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힘이에요. 비에 젖어도 그만인 사람들은 굳이 우산을 안 챙기잖아요. 이렇게 불안은 나에게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가려 주죠. 그래서 불안은 쓸모 있을 뿐만 아니라 꽤 믿을 만한 친구예요. 나보다 나를 잘 알거든요.

정신전문의나 심리 상담가가 아니라 ‘오랜 세월 남들처럼 불안에 떨었던 사람’으로서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으실 것 같아요.

개인적인 경험과 이야기를 아주 내밀하게 노출하는 글을 쓰면서 사실 많이 두렵고 창피하기도 했어요.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요. 끝없는 자기의심과 자기비판도 큰 장애물이었고요. 하지만 제 경험이 단지 같은 경험을 하고 있으실 독자분들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큰 고생은 아닐 거라는 마음 하나로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독자분들이 이 책을 통해 위로와 희망을 얻으신다면 그것은 동시에 독자분들이 저에게 주시는 위로와 희망이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책을 내고 주변의 많은 분들이 정말 놀랄 만큼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응원을 보내 주셨어요. 그것이 제 책이 대단하거나 작가라는 타이틀이 대단히 멋져 보여서가 아니란 것을 잘 알아요. 마침내 나답게 살기로 마음먹고, 용기를 내어 삶의 궤도에 오른 사람에게 보내는 응원일 겁니다.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작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는 이런 구절이 나와요. “나는 진심으로 내 안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그것을 살아 보려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저는 나답게, 나대로 살아갈 용기를 감히 나의 불안을 들여다보고 만나게 되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마음 속에서 솟아나오려는 대로 사시길 응원합니다.



*우보영

불안한 히치하이커로 살아온 지 34년 차. 삶을 발전시키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하는 불안의 양면성을 잘 알고 있다. 불안을 적이 아닌 친구로 삼아, 그것으로부터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나답게 살아갈 용기를 내는 법을 인생이라는 우주에서 터득했다.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와 국문학과를 졸업 후 내 안의 우주를 탐험하는 가장 유쾌한 방법 ‘이너 서핑(inner surfing)’을 운영하고 있다.



이토록 쓸모 있는 불안
이토록 쓸모 있는 불안
우보영 저
국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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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