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럼쟁이에게 다정한 용기와 응원을 전하는 그림책
그림을 그리다 혼자 웃는 순간들이 있는데요. 그럴 때면 ‘나처럼 아이들도 이걸 보고 웃으면 좋겠다’ 생각하죠.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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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화 작가

『부끄러워도 괜찮아』는 ‘모든요일그림책’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창작 그림책이다. 부끄러움 때문에 친구들 앞에서 장기자랑을 못 하겠다며 울음을 터뜨린 사자, 그런 사자를 위해 거북이와 박쥐와 늑대가 머리를 맞댄다. 부끄러움 많은 사자는 장기 자랑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부끄럼쟁이에게 다정한 용기와 응원을 전하는 그림책, 『부끄러워도 괜찮아』에 시원한 해답이 있다.

10년 넘게 어린이와 가까이 지내며 ‘책을 통해 웃음을 선물’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첫 창작 그림책에 도전한 작가 ‘황선화’의 작품이다. 첫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과감한 구성과 독보적인 캐릭터, 기발한 해답, 속 깊은 작품관을 보여 주며 벌써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



그림책을 출간한 뒤 생긴 변화들이 있을까요? 가령 주변 사람들의 대우가 달라졌다든지(웃음),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든지 하는 것들요.

부끄러울 만큼, 태어나서 이렇게 진심 어린 축하를 많이 받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감사한 날들의 연속이죠. 무엇보다 제 책을 만나 본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설레서 마음이 달아오르는 날들이 찾아와 행복합니다. 달라진 생활 패턴이라면, 요즘엔 아침에 일어나 그림을 그리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어요. 얼른 새로운 책으로 어린이들을 만나고 싶어서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사회 복지사로 활동하며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또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책 읽기 수업을 하고 계시잖아요. 어떤 계기로 그림책 작가가 되어야겠다 마음 먹게 되셨나요?  

제가 팔랑귀예요. 그렇다 보니 ‘뭐가 옳은지?’ 알고 싶은 마음에 대학에서는 철학을 공부했죠. 어린이를 좋아해서 사회 복지사로, 또 지금은 독서 지도사로 활동하고 있고요. 그림책 작가가 된 계기를 설명하려니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이 떠오르네요.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다가 가끔 어떤 책 속의 그림을 보고 ‘이 정도면 나도 그려도 되지 않겠어.’ 하는 겁 없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거든요. 그 ‘하룻강아지’가 꼭두 일러스트 교육원(이하 ‘꼭두’)을 다니고 며칠 안 되어 금세 깨달았답니다. 그림책이라는 망망한 바다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망망한 바다 앞에 서 있는 것 같았다고 하셨지만,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시다가 그림책 작가로서 과감히첫발을 내디디신 것을 보면 ‘부끄러움’보다는 오히려 ‘단단한 용기’가 느껴져요. 첫 그림책에서 '부끄러움'에 관해 이야기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부끄러워도 괜찮아』는 저에게 꼭두에서의 수업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소중한 일기장입니다. 이 작품 속 사자는 꼭두에서 받은 첫 번째 숙제였던 ‘빨간 사자 그리기’를 통해 탄생했어요. 빨간 사자를 그리려고 하니 ‘사자가 왜 빨갛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그날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붉게 물드는 저녁 하늘 보면서 생각이 하나 툭 튀어나왔습니다. ‘아! 사자는 부끄러워서 빨개진 거야. 붉은 노을 앞에 서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였죠. 이렇게 숙제를 받은 날 만난 노을 덕분에 ‘부끄러움’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또 그 덕분에 노을이 져서 붉게 물든 하늘을 사자가 발그레한 얼굴로 바라보며 감정의 변화를 겪는 장면을 책에 추가하게 되었고요. 텍스트가 없어도 독자들에게 사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참, 그리고 저는 사실 사자만큼 부끄러움이 많은 편입니다.)



『부끄러워도 괜찮아』에서는 부끄러움이 많은 사자를 중심으로 박쥐, 늑대, 거북이, 이렇게 네 친구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저는 이 동물들의 조합이 독특하고 신선했어요. (물론 그림책 세상에서는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지만요!) 이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사자, 박쥐, 늑대, 거북이의 조합이 독특하다는 느낌 없이 마냥 그림을 그렸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건 어린이들을 오랜 시간 만나 온 덕분이고요. 제가 어린이들에게서 사자, 박쥐, 늑대, 거북이, 나무늘보, 개미 등을 다 만나 보았거든요. 어린이들에게 젖어 들어서 이 동물들의 조합이 낯설지 않았나 봐요. 

독자들의 리뷰를 보면 크레파스 질감과 따뜻하고 어린이 같은 그림체, 과감한 컬러에 대한 내용이 많더라고요. 실제로 이 책에 어떤 재료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셨는지, 그 재료를 사용한 의도가 따로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제가 주로 사용한 재료는 연필과 오일 파스텔이에요. 이 재료를 사용한 의도를 알게 되면 실망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림 초보자에게 오일 파스텔만큼 좋은 도구가 없는 것 같아요. 오일 파스텔은 부드러운 크레파스 같아서 선 긋기도 자유롭고, 넓은 면적도 단번에 칠할 수도 있죠. 더욱이 오일 파스텔을 칠하고 ‘페트롤’이라는 액체를 휴지에 묻혀서 닦으면 물감처럼 표현이 되기 때문에 저에게는 더없이 착한 재료입니다.



아무래도 『부끄러워도 괜찮아』가 작가님의 데뷔작이기 때문에 '처음'에 관한 질문이 좀 많은 것 같아요. 꼭두에서 처음 그림책 수업을 들으셨을 때부터 실제로 그림책 작업이 이루어지고 출간되기까지 많은 것들이 작가님께는 첫 경험이었을 텐데요. 어떤 마음으로 작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꼭두 선생님들께서 늘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림에 대해 고민하는 게 재밌죠.”, “그리고 싶은 그림부터 그리세요.”라고요. 그림을 그리는 내내 그 말씀들을 마음에 두었습니다. 좋아하는 책을 통해 품게 된 마음도 있어요. 그림책 작가가 되겠다고 용기를 낸 뒤에 제가 곁에 두고 끝없이 본 그림책들이 있는데, 그중 한 권이 키티 크라우더의 『밤의 이야기』예요. 보고 보고 또 보며 ‘나도 키티 크라우더처럼 자유롭고 따뜻한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다.’라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 그림을 그리다 혼자 웃는 순간들이 있는데요. 그럴 때면 ‘나처럼 아이들도 이걸 보고 웃으면 좋겠다.’ 생각하죠.

다음 작품에서도 과연 『부끄러워도 괜찮아』의 동물들이 등장할지 궁금한데요. 어떤 이야기를 구상하고 계신지 조금만 들려주실 수 있나요? 

『부끄러워도 괜찮아』 더미와 원화를 보여 드리기 위해 모든요일그림책 편집자 분들을 처음 만난 날, 다음 작품 구상에 관해 물어봐 주신 덕분에 이어질 작품들을 구상하게 됐어요. 다음 작품에도 첫 책의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두 편의 이야기에서는 박쥐의 고민, 그리고 늑대와 거북이가 친구가 된 사연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황선화 (글·그림)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10여 년 동안 자원 교사 및 사회 복지사로 빛나라공부방에서 활동했다. 지금은 독서 지도사로 어린이들과 만나고 있다. 꼭두일러스트교육원에서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법을 배우며 이 작품을 준비했다.



 
        부끄러워도 괜찮아     
      
부끄러워도 괜찮아
        
황선화 글그림
        
모든요일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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