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선택하는 기술, 블럭식스』는 획기적인 시간 관리 시스템인 ‘블럭식스’를 개발하고 화제의 인플루언서가 된 정지하 작가의 첫 번째 저서다. 이 책은 저자가 개발한 블록식스 시간 관리 시스템을 충실히 설명하며 보다 주도적인 삶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블럭식스’란, 하루를 큼직하게 6블럭으로 나눠 쓸데없는 것은 과감히 비우고 더욱 소중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간 관리 시스템이다. 아무리 복잡한 스케줄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라도 블록식스의 방법대로 하루를 6블럭으로 나눠 보면 일상이 간결해질 것이다.
11년 동안 국내 최대 병원에서 시스템 전문가로 근무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안정적인 직장을 돌연 그만두시고 ‘1인 기업가’의 길을 선택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갑자기 인생의 방향을 틀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퇴사 욕구는 3, 6, 9로 찾아온다’는 말이 있지요? 저 또한 그랬어요. 직장생활 중 여러 번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죠. 그럴 때마다 퇴근 후 동료들과 맥주 한 잔씩 하면서 마음을 달래거나, 쇼핑이나 여행을 하면서 그 시기를 보냈어요. 그런데, 10년 차가 되었을 때 찾아온 퇴사 욕구에는 조금 다른 자세로 대했던 것 같아요. 플래너를 꾸준히 쓰면서 내가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가 점점 명확해졌거든요. 종이를 꺼내서 한번 써봤어요. 일, 연봉, 조직문화, 동료들과의 관계, 상사와의 관계, 복지 등등을 써보고 회사 다니는 게 가장 좋았던 시기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비교해봤어요. 그랬더니 제가 왜 퇴사를 하고 싶은지가 보이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저는 더욱 주체적으로 일을 하고 싶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체계를 원하는데 회사는 그럴 수 없는 구조라서 답답함을 느낀다는 점이 가장 컸어요. 그래서 일하는 방식을 바꿀 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퇴사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플래너를 쓰면서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지 알아가는 시간이 퇴사를 선택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블럭식스 시간 관리 시스템’은 심플하면서도 독창적이어서 매우 인상적입니다. ‘블럭식스’는 어떠한 과정에서 탄생됐나요?
초등학생 때 방학이 시작되면 그렸던 동그라미 생활계획표! 다들 기억나시죠? 저는 그 동그라미를 쪼개고 쪼개서 많은 것을 넣는 아이였어요. 그런데 정작 하나도 지키지 못하고 방학 끝나기 3일 전에 울면서 방학숙제 했던 기억이 나요.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시간, 분 단위로 계획하지만 제가 세운 계획에 스스로 지쳐버렸지요. 저는 병원에서 의료사고를 예방하는 안전한 진료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제 인생에는 시스템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제 인생에도 좋은 결과를 꾸준히 도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생각했어요. 좋은 시스템은 우선 간단해야 해요! 복잡하면 분명 오류가 생기죠. 그래서 시간, 분 단위로 복잡하게 쪼개던 계획을 버리고, 하루를 6개의 덩어리로 쪼갰어요. 오전 2블럭, 오후 2블럭, 저녁 2블럭으로요. 하루에 6블럭밖에 없으니 무리하게 계획하지 않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시간에 쫓기지 않고 중요한 것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다이어리 한 권을 사면 늘 끝까지 다 쓰지 못했다고 하셨는데, 아마 많은 분들께서 그 대목을 읽고 깊이 공감하셨을 것 같습니다. '블럭식스 플래너'는 이러한 경험과 고민이 바탕이 되셨을 텐데, 플래너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이 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크게 세 가지예요. 플래너를 쓰는 게 도움이 되려면 자주 봐야 하고, 내가 플래너를 쓰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야 하고, 플래너를 쓰는 게 지루하지 않아야 해요.
우선, 우리가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계획한 것을 잊기도 하고, 현실을 살다 보면 수많은 변수들이 일어나기 때문이죠. 자주 보고 수정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크기여야 했고, 1년이 아닌 한 달 플래너를 만들었어요.
두 번째, 플래너 자체는 수많은 자기 성장 도구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플래너를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과적으로 스스로 성장해야 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점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계획과 실천을 반복해도 나아지는 게 없다면, 제대로 된 점검이 부족해서일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일주일을 한 페이지에 점검하고, 한 달을 한 페이지에 점검할 수 있도록 구성을 만들었어요. 제대로 점검해야 더 나은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죠!
세 번째는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예요. 꼭 플래너가 1년일 필요가 있을까요? 의지를 쥐어짜내면서 플래너를 써야 할까요? 저는 그래서 한 달 플래너로 호흡을 짧게 가져갔어요. 플래너 한 권을 완성하고, 또 새로운 플래너를 고르는 즐거움을 또 가질 수 있잖아요. 그러면서 시간 관리가 좀 더 기대되는 영역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한 달 플래너로 1년에 12번의 뿌듯함, 12번의 설렘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어요.
『시간을 선택하는 기술, 블럭식스』는 작가님의 첫 번째 단행본인데요, 어떤 독자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집필하셨나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바쁘게만 살고 있는 분들이 이 책을 읽으시면 분명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제가 딱 그런 20~30대 초반을 보냈거든요. 간호사로 2교대, 3교대 근무를 하면서 잠도 자야 하고, 친구도 만나야 하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서 늘 바쁘고 소진된 생활을 했어요. 겉으로 보면 참 열심히 사는 사람인데요, 뭔가 끝맺음 되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그랬던 제가 하루를 6블럭으로 나누는 방법을 통해서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여전히 바쁘지만 제대로 하나를 해내는 사람으로 성장해나가고 있어요. 또 저만 변한 것이 아니라 저와 함께하는 타임블럭크루들이 변했어요. 복잡하고 바쁜 삶이 심플해졌고, 자신이 더 행복한 방향으로 시간을 제대로 쓸 수 있게 되었지요.
『시간을 선택하는 기술, 블럭식스』 1장에 이걸 ‘꿀벌’로 비유했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더라고요. 저는 그저 바쁘게만 돌아다니며 잡꿀을 모으는 꿀벌이었는데, 시간을 선택하는 힘을 길러주는 블럭식스 시간 관리 덕분에 아카시아꽃만 집중 공략하며 명품꿀단지를 모으는 꿀벌의 삶으로 변했어요. 혹시 나도 이제 잡꿀벌에서 명품 꿀단지를 만들어내는 꿀벌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해요.
이 책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비우기’인 것 같습니다. 시간 관리에서 ‘비우기’가 중요한 까닭은 무엇인가요?
잊지 마세요. 1월 1일이 되면 달력만 리셋이 되는 거지 우리의 생활이 리셋 되는 것이 아니에요. 하지만 우린 1월 1일이 되면 없던 여유시간이 갑자기 생긴 것처럼 운동이나 독서 같은 계획들을 마구 세우죠. 어제와 오늘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우리도 알잖아요. 그래서 먼저 비워야 해요. 다시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았을 때, 운동, 책을 끼워 넣을 시간을 마련하려면 무언가를 비워내야 해요. 그렇지 않고 더하기만 하는 계획은 며칠 못 갈 수밖에 없어요. 2022년에 새롭게 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그럼 당장 오늘 그것을 할 시간이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그럴 시간이 없다면 비워내는 것이 먼저입니다!
‘타임블럭크루’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타임블럭크루’는 어떻게 시작이 됐나요? 그리고 어떠한 활동들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 책은 저의 책이기도 하지만, 타임블럭크루의 책이기도 해요. 그만큼 블럭식스가 자리를 잡아나간 데 크루들의 공이 큽니다. 하루를 덩어리로 나누어 시간을 선택하는, 이 방법이 저를 바꾸기 시작할 때쯤, 다른 사람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유튜브로 콘텐츠를 올리다가 함께할 사람들을 모집했고, 처음엔 4명이 모였어요. 그것이 1년 반 넘게 흘러가면서 누적 200여 명의 크루와 함께하고 있어요.
타임블럭크루는 하루를 6블럭으로 나누는 블럭식스의 개념을 바탕으로 계획-실천-점검의 사이클을 반복해요. 한 주가 시작되기 전 주간계획을 세우고, 매일 플래너를 공유해요. 그리고 토요일 아침에 모여 한 주의 점검을 하며 느낀 점을 나눕니다. 혼자 해도 되는 이것을 함께 모여서 하면 시너지가 커져요. 내가 좌충우돌했던 과정이 다른 크루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도 하거든요. 시간이 지날수록 크루들끼리 서로 배우게 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시간을 선택하는 기술, 블럭식스』 책에 보면 실천력을 높이는 전략 중 ‘온라인 주거지 이전을 고려하라’라는 챕터가 있어요. 성장하고 싶다면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가야 해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좋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함께해보세요. 분명 상상 이상으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매번 열정적으로 그럴듯한 계획을 세워보지만 늘 작심삼일로 끝나버리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명품 가방, 좋은 신발, 시계 좋아하시나요? 그것을 사면 어떻게 두시나요? 다른 물건 속에 구겨 넣으시나요? 분명, 좋은 물건이 손상되지 않게 자리할 만한 공간을 확보해둘 거라 생각해요.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꿈이 소중할수록 그것에 대한 제대로 된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요. 바쁘다고 다른 것들과 함께 꾸역꾸역 구겨 넣지 않아야 해요.
그런데 시간은 눈으로 보이지 않아서, 내가 충분히 이것을 위해 시간을 마련하고 있는지를 가늠하기가 어려워요. 하루를 6블럭으로 나누는 이 간단한 시간 관리가 당신을 도와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하루 단 6블럭, 일주일이면 42블럭 안에 내가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들을 선택하시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의지로만 해결하려 하지 말고, 내가 계획한 것에 마땅한 시간이 할애되었는지를 눈으로 보고,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도움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지금 바로 빈 종이에 6개의 칸을 그려보세요. 그리고 당신이 해야 하는 것과 계획한 것을 넣어보시기 바랍니다. 계획한 것이 제대로 들어갈 공간이 없다면 무엇 하나를 비워내서 계획에 제대로 들어갈 시간적 공간을 만들어보세요!
*정지하(룩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간호학을 전공했고,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통계학을 석사로 전공했다. 국내 최대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간호사로 11년을 일하며, 임상 간호사뿐만 아니라 의료 사고를 예방하는 ‘환자 안전 프로세스’ 구축 업무를 해왔다. 시스템 전문가로 활약하며, 인력 집약적인 병원이라는 곳에서 어떤 직원이 들어와도 동일하고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안전한 병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좋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시간을 시각화하여 실행력을 끌어올리는 ‘블럭식스 시간 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방법을 담은 '블럭식스 플래너'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오픈 5분 만에 100% 달성, 최종 1224%의 성공을 거두며 혁신적인 시간 관리 방법으로 화제를 모았다. 저자는 궁극적으로 ‘쓸데없는 것은 줄이고, 하고 싶은 것을 하자!’라고 외친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통해 쓸데없는 물건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습관·행동·마음·스케줄 등을 줄이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에 다가갈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사람들을 돕고 있다. 온라인 시간 관리 모임인 '타임블럭크루'를 운영하며, 200여 명 크루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가 찾아오도록 깊이 있는 도움을 주었다. 또한 유튜브 및 인스타그램을 통해 시간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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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