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며칠간 연이어 재택근무를 한 김에 자발적인 집콕 방역을 했더니, 갑자기 숨막히는 답답함이 밀려와 무작정 집 밖으로 뛰쳐나간 적이 있었다. 매서운 칼바람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그 바람이, 쓰라린 아픔이, 오히려 자유로움과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나의 생활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집 안에 반려식물을 들이고 소소한 홈가드닝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집안에 식물을 더하니 타고난 집순이의 기질을 버리지 않고도 일상에 휴식과 즐거움이 자연스레 찾아왔다. 요즘 집안을 힐링공간으로 꾸미는 식물 애호가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자연과 식물을 사랑하고, 나만의 정원에 대한 로망이 움트기 시작했다면, 킨포크 감성을 가진 독자라면, 지금부터 추천하는 책들을 눈여겨보길 강력 추천한다.
존 번스 저 / 오경아 역 | 윌북(willbook)
“우리는 식물을 돌보고 식물은 우리를 돌본다.
작은 식물에겐 특별한 웅장함이 있다. 마치 한 구절의 시처럼.
식물을 돌보는 일은 자기를 돌보는 법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킨포크』의 가든 에세이가 출간됐다. 킨포크 팀은 14개국 23개 도시를 돌며 전 세계인의 정원을 방문해 그곳의 식물만큼이나 단순하고 우아하게,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이들을 만났다. 그리고 각자의 취향과 역사가 어떻게 자연의 아름다움에 녹아 들어가 그들만의 공간을 탄생시켰는지 감각적인 사진과 함께 소개하며 킨포크의 철학을 완성시켰다. 말 없는 식물에게 가장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식물처럼 자기 모습 그대로, 무엇을 바꾸려 애쓰지 않는 이들의 일상에는 특별한 울림이 있다. 마음이 복잡한 날에는 이 책을 펼쳐보자. 언제나 다정하게 곁을 내주는 친구의 정원에서 잠시 거닐다 온 듯한 기분을, 그리하여 문득 편안해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휴식이 필요한 나를 위해 『킨포크 가든』을 선물해 보자.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어느덧 초록빛 자연이 우리의 삶에 찾아와 자연의 기쁨으로 물들이는 나만의 작은 정원을 갖게 될 것이다.
오경아 글·그림 | 궁리출판
“이 책이 좀 더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고자 하는 정원생활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결국, 아름답고 예쁜 것만큼 우리의 눈과 마음을 정화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정원의 발견』, 『정원생활자의 열두 달』 작가,
가든디자이너 오경아가 안내하는 ‘식물 디자인’의 세계
식물을 고를 때 어떤 식물을 조합해야 예쁠지 모르겠다면, 우리 집 정원에 어떤 식물을 심어야 할지 막막하다면, 가든디자이너 오경아의 『식물 디자인의 발견: 초본식물편』을 읽어보자. 이 책은 어떻게 식물을 혼합시켜 쓸 수 있는지, 색, 형태, 질감 그리고 계절에 따른 식물 구성법은 무엇인지 알기 쉬운 글과 다채로운 그림으로 알려준다. 또한 하나하나의 식물을 뛰어넘어 그 전체 조합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고 느끼게 도와준다. 마치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전체 화단을 구성하고 거기에 맞는 색이나 질감의 식물들로 나만의 정원을 더욱 한층 아름답고 개성 있게 연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아름답고 사실적인 삽화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식물 디자인을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삽화 작업에 정성을 들여 108가지 초본 식물을 활용한 스타일링을 소개하였다. 이를 통해 전문가가 아니라도, 식물에 관심이 있고 가드닝과 정원 디자인을 알고 싶은 누구라도, 좀 더 쉽게 식물 디자인을 구사하고 시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품고 있으면 정원이 되는 책, 『식물 디자인의 발견』은 디자이너의 눈으로 식물을 다시 보는 것부터 시작해 나만의 식물 디자인 스타일을 찾아가기까지. 나만의 정원을 꿈꾸는 모두에게 나에게 딱 맞는 정원을 발견하고 이를 실현시켜 주는 완벽한 사계절 식물 스타일링 가이드북이 되어줄 것이다.
신주하(생강) 저 | 혜다
“무엇을 먹는지가 바로 당신을 만듭니다.
사계절을 오롯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마주하는 식탁을 채식 위주의 제철 음식으로 채우는 것”
요리책으로선 가히 독보적인 스타일과 뛰어난 감각으로 꾸준히 사랑 받아온 채식 요리전문가 생강의 『이렇게 맛있고 멋진 채식이라면』이 4년 만에 세 번째 책을 내놓았다. 1권 '초록 식탁이 내 안으로', 2권 '다이어트가 내 안으로'에 이어 3권의 컨셉트는 '사계절이 내 안으로'다. 당연하게 맞이해 잊고 살지만, 일상 곳곳에 깊이 배여 있는 '계절의 아름다움'과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특별하거나 새롭게 느끼지 못했던 '계절의 맛'을 저자 고유의 섬세하고 창의적인 레시피로 엮어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의 시간을 놓치지 않고 만끽할 수 있게 돕는다.
매 책마다 자주 접하지 못해 신선하게 다가오는 재료로 만든 요리도 새롭지만, 이번 책에서는 어렸을 적 많이 먹어 추억으로 남은 흔한 재료의 옛날 음식, 투박하고 촌스럽다고 생각한 엄마 또는 할머니의 시골 음식을 세련된 맛으로 재해석한 것들이 특히 눈길을 끈다. 지난 4년 쉼 없이 갈고 닦은 저자의 채식 요리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에 그녀의 신간을 기다려온 독자에게는 더욱 반가운 책이기도 하다. 자연에 대한 진심과 일상의 식탁에 사계절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순하고 편안한 채소 위주의 식생활을 소개하는 푸드 아티스트의 깊이가 다른 감성 요리책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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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도서MD)
노골적인 눈물주의보 혹은 달달한 로맨스보다, 명료하고 속시원한 책을 좋아하는 단호박 같은 사람. 하지만 사실 <시튼의 동물 이야기>를 보며 눈물을 쏟는 폭풍 감성을 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