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는 성시경 8집
10년 만에 발매한 여덟 번째 정규작 <ㅅ(시옷)>은 긴 공백에 대한 갈증을 단번에 채워준다.
글ㆍ사진 이즘
20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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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발매한 여덟 번째 정규작 <ㅅ(시옷)>은 긴 공백에 대한 갈증을 단번에 채워준다. 사람, 사랑, 삶, 시간 등 시옷으로 시작하는 일상 속의 소중한 것을 담아낸 음반은 발라드의 일반적인 주제인 사랑과 그리움을 다루고 있지만 각 곡의 의미를 정교하게 풀어낸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만큼 8집에는 '너의 모든 순간'과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의 작사를 맡았던 심현보를 비롯해 김이나, 조규찬, 나원주, 권순관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작업한 완성도 높은 14곡이 실려있다. 조규찬이 작사, 작곡한 '방랑자'는 밤 기차에 오른 화자가 바깥 풍경을 보며 느낀 고독과 처연함을 서정적인 가사로 표현하고 후반부의 변주가 인상적인 '널 잊는 기적은 없었다'는 고조되는 현악기가 짙은 감정선을 제공하며 이 과정에서 성시경의 섬세한 감정 전달력이 돋보인다.

중저음의 목소리, 서정적 가사와 따뜻한 멜로디는 여전하지만 사랑 노래를 주로 발표해온 성시경은 이번 음반의 타이틀 곡으로 댄스 넘버 'I love u'를 내세웠다. 발라드 가수들의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반과 달리 댄스음악이 주를 이루는 현재의 흐름을 따라 머릿곡으로 공개한 'I love u'는 데뷔앨범 <처음처럼>에 수록된 '미소천사' 이후 20년 만이다.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며 다가오는 여름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탄생한 'I love u'는 산뜻한 피아노와 살랑살랑한 안무, 속삭이는 음색을 내세워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의 고백 송 계보를 잇는다.

성시경이 꾸준히 관심 받는 이유는 일상 속의 작은 것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호소력에 있다. <ㅅ(시옷)>은 '거리에서' 같은 중독성 강한 멜로디는 아니지만 정제된 가사와 부드러운 선율이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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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