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ant to be'와 'I'm a mess'라는 히트 싱글을 배출했던 메이저 데뷔작
심리적 고통에서 파생된 음악들은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띠는 가운데 앨범을 관통하는 레트로 팝 사운드가 돋보인다. 포문을 여는 'Break my heart myself'는 날카로운 가창의 팝 록 스타일로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떠올리게 하며 광기 어린 가사와 함께 처절한 감성을 드러낸다. 강렬한 업 템포 리듬의 'Sacrifice'는 중독성 강한 1990년대 하우스 음악의 분위기를 풍기며 팝 펑크 스타일의 'Death row'는 도입부의 앓는 듯한 창법과 시원한 후렴구가 대비되는 독특한 구성으로 과거의 정취를 들려준다.
감정선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은 다른 가수들과의 협업과 여러 장르를 통해 더욱 거세진다. 릴 우지 버트의 반항적인 랩핑과 비비 렉사의 툭툭 내뱉는 가창이 특징인 'Die for a man'은 단순한 멜로디를 가진 전작의 히트곡 'I'm a mess'의 흐름을 이어간다. 도자 캣의 피처링으로 화제를 모은 리드 싱글 'Baby I'm jealous'는 중독성 강한 신시사이저 리듬으로 재치 있는 말재간을 표현하며 타이 달라 사인의 감미로운 싱잉 랩과 울적한 스트링 선율이 이끄는 'My dear love'에는 그런지 록의 색채가 담겨 있다. 상이한 장르들의 반복적인 교차는 앨범을 지탱하는 불안정한 정서를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그만의 방식이다.
각 수록곡에는 비비 렉사가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하지만 열세 가지의 각기 다른 감정이 하나의 앨범으로 결합하면서 긴밀한 유기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조화롭지 않은 곡 구성은 듣는 이의 불편한 감상만을 불러일으킨다. 이 의도적인 부조화는 비비 렉사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반영한 자기 표현의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달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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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