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순간을 마감하고 다시 시작한다
'마침표 같은 쉼표!'. 투컷의 표현처럼 에픽하이의 음악은 순간을 마감한다. 그리고 또 자연스레 다시 시작된다.
글ㆍ사진 이즘
20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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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2개월 만의 컴백, 열 번째 정규 앨범. 20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는 힙합 트리오 에픽하이의 귀환은 그들 스스로도 예상치 못한 대대적인 조명과 함께 이뤄졌다.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석권은 물론 애플 아이튠즈, 스포티파이 차트에서도 선전하며 여느 케이팝 그룹도 부럽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오랜 팬들을 결집하는 에픽하이의 고유 감성과 문법, 멜로디 등 핵심 요소는 굳건하다. 분명 변했으나 변하지 않은, 우리가 알고 있지만 또 새로운, . 에픽하이가 여기에 있다.

7년 만에 다시 만난 에픽하이는 <신발장> 발매 때보다 더욱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코로나 19로 온 세상이 멈춘 힘든 시기가 앨범에 영향을 주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장난기 어린 대화와 진지한 설명에서는 베테랑의 여유가 느껴졌다. '마침표 같은 쉼표!'. 투컷의 표현처럼 에픽하이의 음악은 순간을 마감한다. 그리고 또 자연스레 다시 시작된다.

우울하면서도 독이 뻗친 듯, 가시가 뻗쳐 있는 앨범처럼 들린다. 전체적으로 톤도 다운되어 있고.

타블로 : 앨범을 만들기 시작한 건 코로나 19 범유행 전이었다. 2020년 전까지는 으쌰 으쌰 하던 게 있었고, 힘찬 작품을 만들자는 생각도 있었다. 초청받은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선보이고 싶은 곡들도 많았다. 원래는 더 세고 더 자극적인 작품을 기획 중이었다. 하지만 누가 지금 같은 상황을 상상했겠나. 많은 노래들을 제외했고, 메시지와 가사도 다듬어 고쳤다. 에픽하이처럼 많은 앨범을 낸 팀에겐 '최고의 앨범을 만들자!'는 개념보다는 '맞아, 이런 일들이 있었지.', '그때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이 있었지'라며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자는 생각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결정적으로는 우리가 느끼는 대로 만들어야지 싶었고.

투컷은 이번 앨범을 어떻게 정의하나.

투컷 : 마침표 같은 쉼표! 마침표일수도 있지만 쉼표일 수도 있는. 아무래도 정규 10집이라 하면 꽉 찬 앨범처럼 보이지 않나. 작업 중에도 계속 그런 의미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타이틀이 부담되기도 했고.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였으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작업에 임했다.

미쓰라는 이 앨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미쓰라는 이모셔널한 사람 아닌가.

미쓰라 : 제가요? (웃음)

타블로 : 처음 듣는 얘긴데 (웃음)

미쓰라 : 앞서 멤버들이 이야기한 그대로다. 이런 예상치 못한 어려운 일을 겪은 것은 우리 셋 모두에게도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준비된 음악을 내고도 못 낼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최대한 이번 앨범에는 최대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시간을 모두 쓰고,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것까지 털어놓자는 생각이었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타블로가 쓴 앨범 속지가 떠오른다. '매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모든 것을 바친다. 언젠가는 반드시 마지막 작품이 될 테니까…(I gave my all to every single one of our albums thinking that it will be our last, because one day it inevitably will be.)'.

타블로 : 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 중 하나가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항상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갖고 있고 불안감도 있다. 특히 '타진요' 사건처럼 하루아침에 강제로 은퇴당한 경험도 있었고. 그래서 음악 하는 데 있어서는 적어도… 우리의 음악을 들어주는 팬들에게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건네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로만 들어주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언젠가 어떤 작품이 마지막 앨범이 됐을 때 좋은 마무리, 좋은 작별 인사처럼 여겨졌으면 하는 거다.

타블로, 미쓰라, 투컷의 커리어에는 언제나 우울이 깃들어 있다. 물론 그 정서가 팬들에게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유명세를 가진 슈퍼스타에게 보통 이 정도 우울감은 찾기 힘든 감정이기도 한데.

타블로 : 그게 내 정서 같다. 성공하고 돈을 벌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빠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그런 게 모두 다 괜찮아지면 불행이라는 게 왜 있겠나. 투컷이 신나고 밝은 노래를 만들어와도 나랑 같이 팀을 하다 보니 내 목소리와 멜로디가 들어가면 우울해진다. 우리 앨범이 우울한 99%는 나 때문이다.

그럼에도 행복한 순간들 역시 음악에 담아내지 않나.

타블로 : 행복한 순간들이 있다. 평소 내 기본 세팅이 어두운 거다. 다행히 노력해서 중간중간 그 좋은 순간이 많이 반복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내게 의지하는 가족 친구들 사람들까지 우울한 감정으로 끌어들일 수는 없지 않나.

결국 우울함은 에픽하이 음악의 페르소나라고 볼 수 있겠다.

타블로 : 행복을 느낄 때는 그 순간을 즐기느라 음악으로 만들 생각을 안 한다. 음악 앞에서는 가장 솔직한 나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가장 익숙한 내 모습… 어떻게 해도 이렇다면 그게 내 모습 아닐까?

투컷 : 그런 솔직함이 뭘 해도 우울한 정서로 발현되는 것 같다.

다시 앨범 속지 한 구절을 가져와보겠다. '불평과 비난, 반박과 철회, 알리바이와 사과 대신에 노래를 쓴다(I write songs because the alternative is to write complaints and accusations and retorts and retractions and excusses and explanations and alibis and apologies.)'.

타블로 : 문장 그대로다. 내 노래가 우울함의 극치, 부정적인 에너지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런 감정을 세상에 보태지 않으려고 음악으로 만든다. 음악은 참 아름다운 예술 아닌가? 엄청나게 날카롭고 위협적이고 위험한 감정을 가져가도 완성되어 나올 때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뭔가 아름다운 것으로 변한다. 아무리 분노가 담긴 이야기라도 음악으로 표현하면 누군가에게는 꼭 위로가 된다. 만약 내가 음악을 안 만들었으면 불평만 늘어놓거나, 화만 내거나, 싸움을 걸거나 했겠지.

이런 정서를 표현하는 노래를 꼽아줄 수 있나.

미쓰라 : 에픽하이의 음악에는 항상 그런 감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투컷 : 나는 'End of the world'.

타블로 : 'Rosario'다.



'Rosario'는 어떤 의미에서 그런 정서를 담은 곡인가?

미쓰라 : 'Rosario'는 지금 같은 시기에 그냥 뭐… 그런 곡이다. (웃음)

타블로 : 그냥 뭐… 그런 곡이지. (웃음)

미쓰라 : 이런 메시지는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모두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레전드가 아니지만 그렇게 믿고 싶다. 우리 모두 레전드가 되고 싶다'라는 독려와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자 노력했다.

에픽하이 대부분의 음악의 벌스는 타블로가 시작한다. 이번 앨범의 '수상소감'은 미쓰라의 벌스부터 시작하는 것이 굉장히 신선하고 좋았다. 곡의 완성도를 위한 선정이었겠지만, 특별히 미쓰라의 벌스부터 시작한 이유가 있는지? 곡 작업 시 벌스 선정 기준이 있는지?

타블로 : 원래 '수상수감'도 내가 먼저였는데 바꿨다. 미쓰라 랩이 완성되고 나니 이 벌스로 시작하는 게 맞는 것 같더라. 내 벌스로 시작한 게 좀 더 강렬하게 느껴지고, 미쓰라로 출발하는 버전이 더 뭔가 진한 감성으로 느껴지더라. 인간적으로 들렸고.

투컷 : 타블로 말대로 블로 벌스가 앞이었고 미쓰라가 뒤였는데, 바꿔보니 독백처럼 내뱉는 미쓰라의 파트가 앞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상황에서 만든 곡인가.

타블로 : 투컷의 데모 비트 버전만 있었다. 거기다 가사를 쓰고 랩을 얹은 후 노래로 완성해나가는 단계가 되었는데, 당시만 해도 수상소감이라는 제목은 없었다. 당시 가제는 '안티 히어로'였다. 그런데 그 제목이 너무 직설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수상소감'이라는 제목을 떠올렸다.

새로운 제목 '수상소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타블로 : 수상소감을 말하는 자리는 대체로 기분 좋은 순간 아닌가. 사람들이 잘했다고 손뼉 쳐주고, 성과를 트로피라는 물리적인 소재로 전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시상식이라는 행사에는 굉장히 무서운 이면이 있다. 상을 줬다는 것은 언제든 그걸 빼앗을 수도 있다는 것이기에… 꼭대기 같은 높은 위치의 기분을 한 번 맛보면 그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것이 더욱 쉽지 않다. 여담이지만 그런 의미로 시상식에 불참하기 시작했다. 불러주시는 건 정말 감사하지만, 그게 족쇄처럼 느껴질 때도 많았다. 화려한 레드카펫 밟고 축하 공연하고, 각자 숙소로 가서 혼자 앉아있으면 그 감정의 편차가 너무 커서 가끔 견디기 힘들 때도 많았다.

이번 그래미 어워드에서 외면받은 위켄드(The Weeknd)가 떠오르는 대답이다.

타블로 : 그런 상황을 상상하며 쓴 곡이라 뉴스를 보고 더욱 공감이 가더라. 위켄드는 지금 정말 자유로울 것이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야 하고 예쁨 받아야 하는 강박에서 벗어난 것 아니겠나. 타인이 쳐주는 박수, 타인이 주는 것만이 타당한 보상이라고 느끼는 마음은 위험하다. 거기서 벗어나는 순간 어마어마한 자유를 느낄 수 있다.

우울한 'End of the world'의 작업기도 궁금하다.

타블로 : 미국에서 만들었다. 즉석에서 기타 리프를 만들었다. 즉흥 잼 하듯이 완성해두고 이 멜로디를 누가 부르면 좋을까 생각하다 지소울에게 연락했다. 어쩌면 이 곡이 가장 오래 작업한 노래일 수도 있다. 가사도 여기저기 바뀌었고 멜로디도 바뀌었다.

이 노래가 에픽하이가 지향하는 작품성의 표현인 것은 아닐까. 우울, 분노…

타블로 : 하지만!(웃음) 세상이 끝날 때까지 날 사랑해달라는 긍정의 표현도 숨겨져 있다. 없는 희망 얘기 못한다. 모든 에픽하이 노래에서도 똑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ly' 예시를 들어볼까. 노래를 '힘들죠?'로 시작한다. 당신들이 힘들다는 것을 일단 이야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꾸고 힘을 내보자는 메시지를 담는 것. 이게 에픽하이의 지향이다.

2003년 데뷔 앨범부터 이어져 온 'Lesson' 시리즈도 에서 'Lesson zero'로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새로운 곡을 계획하고 있나.

타블로 : 'Zero'로 돌아가버렸으니 새로운 시작처럼 여겨질 수도 있는데, 'Lesson'이라는 제목으로 곡을 내는 건 그만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했고 새로 쓸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노래를 쓰던 'Lesson' 시리즈처럼 쓰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느 순간부터 내가 뭔데 누군가에게 가르치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또 모르지?

헤이즈가 참여한 '내 얘기 같아'는 특히 독특하다.

투컷 : 앨범에서 가장 많이 공들인 곡이다. 가장 끝까지 갔던 편곡이었기 때문에 새로웠다. 힙합의 요소는 거의 없었다고 본다. 보컬 부분에서 힘들지는 않았다. 특히 헤이즈는 이야기할 때도 편했고 표현도 좋았고 베스트 게스트 중 한 명이다.

에픽하이의 정서가 우울로 수렴하는 데 반해 그들의 발화 방식은 상당히 다채롭다. 이미 힙합이라는 범주를 넘어 대중가요의 영역에 진입했다 봐도 무방하다. 라틴어쿠스틱 기타 리듬으로 출발하는 'Rosario'가 힙합 팬들에게 어필한다면 '내 얘기 같아'는 드럼 없는 오케스트라 구성이 귀를 잡아끈다.

최적의 파트너만 섭외한다는 게스트와의 호흡도 정점이다. 싱어송라이터 김사월부터 우원재, 넉살, 창모 등 래퍼까지 섭렵한다. 데뷔 초부터 끊임없이 장르 뮤지션의 덕목을 요구받았던 에픽하이의 도전 정신은 4집 속 '노 장르, 저스트 뮤직(No Genre, Just Music.)' 문구에 확고히 정립되어있다.

“어떻게 감히 힙합에 EDM을 넣냐, 어떻게 감히 힙합을 120 BPM으로 하냐… 공격을 많이 받았죠. 하지만 지금 모두가 그렇게 음악을 하고 있잖아요. 힙합 한다는 이유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못하면 그게 오히려 힙합이 아니지 않나요?.”. 에픽하이로 데뷔하기 전 록 밴드를 꿈꿨다는 타블로가 웃으며 이야기를 건넸다. 에픽하이의 안정 아래에는 치열한 도전과 고민, 자유로운 창작의 노력과 뚝심이 있었다.



도 다채로운 작품인가?

타블로 : 하편이 더욱 다양하다. 나는 진심으로 우리가 어떤 장르로 느껴지고 이런 논쟁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 내일 아침 일어났는데 컨트리 음악이 하고 싶다? 그럼 하는 거다. 왈츠를 하고 싶으면 그냥 한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해보자'는 생각이다. 물론 실수한 적도 있고 빗나간 적도 있다. 처음 시도하는 장르라 표현하는 데 있어 팬들에게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뭐지' 싶었던 적도 있다. 그렇다고 포기해서 되겠나. '에픽하이가 왜 이런 음악을 해?'라고 한들 꾸준히 계속해야 어느 날 능숙해져서 '에픽이 이런 음악도 해줘서 고맙다' , '언젠가 이런 음악도 해달라' 얘기가 나오는 거다. 처음 해보는 건데 어떻게 잘하나. 완전히 색다른 걸 할 때 응원해줘야 한다.

투컷 : '트로트'도 있지 않나 (웃음). 지금 뒤 컴퓨터에 '하(下)' 편이 있다.

미쓰라 : 안 들려 드릴 거다 (웃음).

이번 앨범을 빛낸 많은 게스트들에 대해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타블로 : 'Rosario'의 지코는 입대 열흘 전에 다 해주고 뮤직비디오 촬영도 했다. 촬영장 와서 입대 소식을 알렸다. 쉬고 싶기도 했을 텐데 끝까지 열심히 열정적으로 해주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 뮤직비디오 나온 날 가장 먼저 문자 해주고… '정당방위'에서 창모가 마디 수 잘못 세서 여덟 마디 더 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경쟁하자는 건 아니지만 많은 래퍼들이 참여하는 곡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마디 수가 같아야 하지 않나. 그런데 창모는 느낌으로 작업을 해서인지 본인도 몇 마디인지를 모르고 우리에게 작업물을 보내줬다. 결과물을 들어보니 우원재, 넉살에게 이야기를 해줘야만 했다. 이렇게 됐다고 (웃음).

전체 커리어에서 가장 좋았던 게스트를 꼽아줄 수 있나.

타블로 : 김종완이랑 작업할 때가 정말 잘 맞다. 둘의 감성이 워낙 비슷하니까. 내가 그 친구가 부를 멜로디를 쓸 때는 정말 아무런 어려움 없이 쓴다. 그리고 내가 작곡한 곡을 너무 잘 표현해주고… 그런데 이 친구랑은 음악만 잘 맞다. 감수성이 잘 맞는 케이스. 나얼도 좋았다.

투컷 : 한 명만 뽑기 어려운 것 같은데… 아이유, 윤하, 헤이즈 모두 좋았다.

미쓰라 : 다 좋은데 나는 이하이와의 궁합이 너무 좋았다. 서로 잘 어울리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투컷 : 녹음할 때부터 느낌이 온다. '아 이건 됐다!' 첫 소절 들었을 때 느낌이 안 좋은 곡은 꼭 빠지게 된다. 함께 작업한 모든 사람들이 좋았다.

에픽하이의 행보에서 독특한 것은 홍보 방식의 최신화다. 스포티파이와 더불어 틱톡 챌린지 등 다양한 SNS 홍보 수단을 통해 과거와 또 다른 재미있는 행보 및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타블로 : 테크놀로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과거 트위터 할 때도 똑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였다. 남들보다 빨리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테크놀로지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항상 주의 깊게 바라본다. 아빠가 된 게 가장 결정적이었다. 내 아이가 어른이 되어 살아가야 할 세상은 훨씬 발전해 있을 텐데, 그 미래를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나. 이런 방식으로 한 번 해보는 게 재밌겠다는 생각이었다.

열 장의 정규 앨범을 작업하며 가장 트러블이 적었던 작품은 무엇이었나.

타블로 : <열꽃> 만들었을 때 트러블이 없었다. 혼자서 다 만들면 되니까… 농담이다.

미쓰라 : 안 싸운지는 꽤 됐다.  때부터 안 싸웠다.

투컷 : <신발장> 때는 미쓰라가 안 좋았지만 개인적인 문제였고, 예전부터 의견 충돌은 있었어도 싸우진 않았다. 그리고 최근 작품들에서는 의견 충돌도 없었다. 이젠 서로를 너무 잘 안다. '저런 작품을 만드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싶더라.

마지막으로 에픽하이의 를 듣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달라.

타블로 : 모든 관심이 정말 고맙다. 10장의 정규 앨범을 낸 팀이라 관심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핏대를 세워 누군가는 옹호하고 응원하고 누군가는 비판하는 모습이 행복하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사실이 좋다.

투컷 : 당부하자면 이번 작품으로 앨범이 완성된 게 아니다. 를 생각하며 애피타이저처럼 즐겨달라.

미쓰라 : 애피타이저는 좀 아닌 것 같은데… (웃음)

타블로 : '에픽하이가 좋아서 음악을 듣는다'라는 반응을 더 이상 바라진 않는다. 우리 음악을 여러분들의 삶에 어떤 용도로 사용했으면 좋겠다. 에너지가 필요할 때, 면접을 앞두고 있을 때 'Rosario'를 듣다가 모든 걸 잊고 싶어 질 때는 '수상소감'이나 '내 얘기 같아' 같은 노래를 듣듯이. 생활에 자연스레 녹아들었으면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곡과 가사를 외워주시는 것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이 감사하지만… 당신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그런 음악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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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