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변호사’ 이지훈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밑바닥까지 내려가 보는 것은 삶의 중요한 경험입니다. 실패의 창조력이라고 하는데요. 실패 역시 하나의 모자이크가 되어 내 삶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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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 ‘아는 변호사’ 한 명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튜브 채널 <아는 변호사>를 운영하는 17만 유튜버이자 현직 변호사의 인생 상담을 다룬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는 비혼이나 이혼을 무작정 권장하는 책이 아니다. 결혼이나 이혼처럼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어떤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담은 지침서다. 실제로 결혼 14년 차, 이혼 7년 차인 저자는, 한때 우울증을 겪기도 했던 개인적 경험과 이를 극복해낼 수 있었던 비결, 그리고 변호사로 일하면서 마주한 다양한 상담 사례와 해결책을 한 권에 모두 담았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에 관한 ‘사이다’ 같은 조언들이 쏟아지는 이 책을 읽다 보면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기술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책 제목부터 인상적입니다! 직접 생각하신 건가요?

저의 경험과 실제 여러 상담자분들의 인생을 통해서 느낀 것은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라는 말만큼 결혼과 이혼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더 나아가 행복한 삶을 위해 해묵은 통념을 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문구를 제목으로 선택했습니다. 이 문구는 원래 탈무드에서 기원한 것으로, 제가 인생의 난관에 봉착했을 때 저의 은사님이신 김선택 교수님께서 직접 저에게 해 주신 말씀입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제 안에 쌓여 있던, 저를 구속하던 그동안의 낡은 통념이 순식간에 깨지게 되었습니다. 

<아는 변호사>라는 이름을 짓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변호사 사무소 이름이자 유튜브 채널명인 <아는 변호사>는 제가 직접 지은 것입니다. 다들 보면 볼수록 절묘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어떤 법률 분쟁에 휘말리게 되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아는 변호사 있어?”입니다. 사람들이 아는 변호사를 찾는 이유는 내 일처럼 해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특히 법률 서비스는 막상 겪어보지 않으면 변호사를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성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아는 변호사>란 여러분이 믿고 사건을 맡길 수 있는 변호사라는 의미입니다.



책에 있는 사례들이 공감이 많이 되더라고요. 변호사 일을 하시면서 겪은 실제 사연인가요?

사례가 공감이 된다는 것은 이것이 우리 모두에게 발생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과 이혼 관련 상담을 하면서 느낀 것은 상담자들의 나이대와 처한 상황은 천차만별이지만 고통받는 근원적인 이유와 질문은 일맥상통하다는 점입니다. 놀랍게도 저 역시 결혼과 이혼을 거치고 이혼 후의 삶을 살면서 동일하게 느껴왔던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고통은 대를 이어 내려온 것일 텐데, 왜 우리는 동일한 고통을 반복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미화 없이 한번 툭 까놓고 결혼과 이혼에 대해 공론화를 해보자는 의미에서 상담 중 공통되었던 질문과 문제점에 대한 저의 생각으로 책을 구성하였습니다. 

배우자 잘 고르는 기준이 있을까요?

결혼은 누구와 함께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선택입니다. 결국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결혼은 관계를 설정하는 문제인 것입니다. 하지만 관계라는 건 언제나 문제가 발생합니다. 좋은 배우자의 조건이란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나와의 관계에서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사람이 최고의 배우자입니다. 문제 해결 능력이 있으려면, 최우선으로 ‘이것이 문제다’라는 것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 외에도 문제 해결 능력에는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문제 해결 능력은 그 어떤 조건과도 바꿔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오로지 자기 자신을 바라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결혼이나 이혼은 우리 삶에서 발생하는 이벤트에 불과합니다. 그 무엇도 나라는 사람의 본질을 바꾸지 않고, 내 인생을 바꿀 수 없습니다. 이혼하면 자녀가 불행해지고,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나으며, 이혼은 무책임한 것이라는 통념들은 아무런 근거가 없고, 그저 이혼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편견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가 내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으면 내 주변의 모든 것은 스스로 질서와 조화를 이룹니다. 고민할 것은 이혼이 아니라 내가 바로 서 있느냐입니다.

이 책은 결국 나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법에 대한 조언 같아요. 변호사님은 힘든 시련을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밑바닥까지 내려가 보는 것은 삶의 중요한 경험입니다. 실패의 창조력이라고 하는데요. 실패 역시 하나의 모자이크가 되어 내 삶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극심한 우울증의 터널에서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을 때가 있었는데요. 결국 그 터널에서 빛을 찾고 나오는 것은 내 자신입니다. 제가 감히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죽을 것 같은 고통의 터널도 분명히 출구가 있고, 그 출구를 찾아 나오게 되면 여러분은 괄목할만하게 성장해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어떤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지 추천해주신다면요?

사실 남녀노소 모두가 읽으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특별히 관계에서 힘들어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니고 결국 관계입니다. 다른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우선 내가 바로 서야 합니다. 이 책은 여러 문답을 통해 아무런 기만 없이 나를 깊이 들여다보고 나를 단련시켜주는 책입니다.     




*이지훈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우연히 고려대학교 법학과로 편입했다. 8개월 만에 사법시험 1차에 합격하였으나 초유의 행정법 대량과락 사태가 발생하면서 사법시험 2차에 실패한 뒤 다시 도전하여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했다. 고대 법대에서 장학금을 받았고, 사법연수원장상을 수상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주관하는 국비유학생 시험에 합격하여 국비유학생으로 중국 칭화대학교에서 유학하였으며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이지훈 저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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