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주목받고, 세상을 바꾸고 있는 건 비단 지난 몇 년 사이의 일만은 아닙니다. 지금의 내가 존재하기 훨씬 전부터 각 시대마다 수많은 여성들이 크고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공존하는 시대의 여성들은 어떤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우리가 사랑하고 지지하는 이 시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두 편을 소개합니다.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 (유선애 저 ㅣ 한겨레출판)
소설가 김초엽, 밴드 새소년의 황소윤, 유트브 채널 <문명특급>의 재재, 영화감독 이길보라, 작가 이슬아, 뮤지션 예지(Yaeji), 배우 이주영, 다큐멘터리 감독 정다운, 여자 사이클 국가대표선수 김원경, 모델 박서희. 지금 대한민국 2030 여성들이 가장 사랑하고 지지하는 90년대생이라고 하면 바로 이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은 이들의 내밀한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집입니다. MZ세대의 세계관과 감수성을 온전하게 보여주는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사랑하는 것을 더 사랑하며 내일로 나아가려 자기 자리에 당당히 서 있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만이 여성들을 미래로 나아가게 해요. _김초엽
제 존재가 여성이고, 황소윤이 보여주는 것들이 곧 여성이 하는 일인 거예요. _황소윤
뻔뻔한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뻔뻔하게 살아남아야 해요. _재재
계속해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여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누군가가 써서 주는 역사, 그걸 통해 배우는 역사 말고 자기 이야기를요 _ 이길보라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것을 상처로 만들지 않을 힘이 나에게 있다고 말이에요. 회복의 힘이 내게 있으니까. _이슬아
『말하는 몸』 (박선영, 유지영 저 ㅣ 문학동네)
피디 정혜윤, 작가 이슬아,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국회의원 장혜영, 노동운동가 김진숙, 사진가 황예지 등 한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말하는 몸 이야기입니다. 유지영 기자와 박선영 피디는 여성들이 자신의 몸과 삶에 대해 말하는 오디오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분투하고 있는 여성들을 만나 질문을 건넵니다. 질병, 우울, 출산, 직업병, 성폭력, 성정체성, 다이어트, 운동, 탈코르셋, 연대 등 여성의 삶을 말하는 수많은 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나눕니다. 함께 공감하고 귀 기울여야 할 이 시대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인생에서 정말 좋았던 기억은 다 몸에 관한 기억이에요. 누군가 잡아줬던 손, 부드러운 목소리, 내가 기댔던 어깨, 내가 안아줬던 혹은 안겼던 품, 횡단보도에서 얼른 가라고 손을 막 흔드는 팔동작이요. 이렇게 몸에 관한 좋았던 기억을 몇 개씩은 안고 있는 우리가, 사실은 몸이 너무 수단시되는 세상에 살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도 타인의 몸을 수단시하고요.
-「정혜윤 - 씹는 동안에 괴로워진다」 중에서
사진을 찍을 때면 말을 많이 하진 않아요. 눈으로 계속 바라보려고 노력해요. 저는 신체에 많은 감정이 있다고 느껴요. 엄마와 언니의 몸을 바라보기 시작하니까 원망이 점점 사라졌어요. 가까워졌고 연대감이 생겼어요. ‘허물어졌다’는 감각이었어요. 부정하던 시간이 길게 있었지만, 몸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제 막 수긍하기 시작했어요.
-「황예지 - 피사체가 저를 허락하는 순간이 있어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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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