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미세 먼지, 홍수와 가뭄, 산불, 새로운 전염병의 창궐… 이대로 지구가 괜찮을까요? 거대한 환경 문제, 개인 한 명으로써 느끼는 무력함 앞에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책에서 답을 구해봅니다.
『2050 거주불능 지구』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저 | 추수밭)
제목부터 강렬합니다. 인류가 현재의 산업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2050년에 지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행성이 될 것이라고 예견합니다. 이상 기온과 해수면의 상승, 대기 오염은 이미 지금도 우리에게 익숙한데요. 이 책은 우리가 가까운 미래에 마주할 사건이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대량학살이 되리라고 경고합니다.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를 집대성하여 폭염, 빈곤, 가뭄, 산불, 질병 등 뜨거워진 지구의 이상 징후를 분석하고 지금 당장 인류가 취해야 할 행동을 소개합니다. 인류가 초래한 문제라면, 답 역시 인류가 내야 합니다.
지구온난화가 가르쳐주는 교훈은 서로 모순적이어서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동일한 위기로부터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이며 또한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동시에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 생명체와 문명을 일으킨 기후 시스템은 불과 한 세대의 인간 활동 때문에 온전히 불안정한 상태에 다다를 만큼 연약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의 불안정성을 (사실상 우연히) 초래한 인간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뜻하기도 하며, 이제 우리는 바로 그 힘을 가지고 동일한 시간 내에 손상을 멈춰야 한다. 인간이 문제를 초래했다면 되돌릴 수도 있어야 한다. (331쪽)
『두 번째 지구는 없다』 (타일러 라쉬 저 | 알에이치코리아(RHK))
앞에서 소개한 『2050 거주불능 지구』와 큰 틀에서는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타일러가 쓴 책이라는 점과 200쪽 남짓의 간결한 분량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덧붙여,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 그리고 한국인들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인 정책이나 라이프스타일에 관해 여러 가지 제안합니다. 타일러가 독자에게 다독입니다.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환경 문제에 깨어 있고 그 방향으로 계속 가는 게 중요하다고요.
환경 문제는 너무 크고, 너무 절박하고 너무 막막하니까 조금이라도 앞으로 갈 수 있으면 좋은 것이다.완벽하지 않더라도. 나도 출판사 상대로 “그러니까 FSC 인증 종이를 사용하라.” 이렇게 강요하고 돌아다니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찍어주는 곳은 없다. 조금이라도 거기에 가까워진 것이라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완벽할 수는 없다. 완벽한 것도 필요 없다. 다만 깨어 있고 그 방향으로 계속 가는 게 중요하다. (78쪽)
『쓰레기책』 (이동학 | 오도스)
지구온난화 못지 않게 심각한 환경 문제는 쓰레기 처리입니다. 도시는 쓰레기를 은폐합니다. 우리눈에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5년이 지나면 수도권 매립지가 포화 상태가 될 거라고 합니다. 분리 수거만 잘한다고 끝일까요? 이 책은 눈앞에서 사라진 쓰레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다른 나라는 어떻게 쓰레기 문제에 대처하고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실제로 히말라야산맥, 아이슬란드 빙하, 하와이해변, 아마존강변, 세렝게티 초원 등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땅과 물에 관계없이 플라스틱이 존재합니다. 플라스틱은 산, 땅, 물을 거쳐 결국 바다에 이르게 되는데, 해양생물이 이를 먹고 결국 인간의 식탁에도 오릅니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한 것인가, 플라스틱이 지구를 점령한 것인가. (32쪽)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 (롭 닉슨 저/김홍옥 역 | 에코리브르)
환경 오염과 기후 재난에 더 많은 피해를 받는 쪽은 부자일까요 빈자일까요, 선진국일까요 개발도상국일까요? 이 책은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가진 쪽이 덜 가진 쪽으로 슬그머니 오염을 이관해버리는 현상을 고발하고 이에 맞서는 시도를 조명했습니다. 초강대국과 다국적 대기업이 저지른 느린 폭력을 주시하고, 이를 어떻게 알려야 할까요? 일단 시작은 이 책을 펼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형태가 달라지고 있는 초국가 기업의 시대, 기업의 이동이 증가하는 시대, 대규모 합병의 시대, 유니언 카바이드나 몬산토 같은 문제적 브랜드명이 슬그머니 사라지는 시대, 비난의 대상을 콕 집어내는 것은 고사하고 문제가 된 기업의 신원을 파악하는 것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아리송한 하도급제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당혹스러운 배경 아래서 우리는 어떻게 피해에 대해서나 가해의 책임성에 대해서 명료화할 수 있을까? (4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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