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호를 만드는 동안 목차에 촘촘히 새겨 넣은 칼럼의 행간에서 『월간 채널예스』가 쏘아 올린 이슈를 뽑아봤다. 겉은 소박해 보이나, 곱씹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균형을 놓지 않으려는 소박한 의지
2017년 7월호부터 1년 동안 연재한 ‘독립출판물 저자를 만나다’의 의미는 각별하다. 책을 소개하는 프리미엄 북 매거진의 몫을 허투루하지 않는, 균형 잡힌 지면 구성의 마지막 퍼즐 같다고 할까. 기욤 티렐이 쓰고, 황종욱이 번역한 『타유방의 요리서』로 시작한 칼럼은 그때까지 독립출판물이던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로 끝난다.
작가의 입으로 직접 듣는 작가의 ‘먹고사니즘’
‘요즘엔 별걸 다 해야 해요’, ‘내 책은 얼마나 팔리는 걸까’, ‘0만 부 넘게 팔렸나요?’ ‘소설가들의 피해의식’. 2019년 8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칼럼 ‘장강명의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의 제목들이다. 21세기 한국에서 작가로 산다는 것의 우여곡절 스토리가 장강명 작가 특유의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문장에 실려 독자에게 가닿는 중인데, 그 내용의 핍진함 앞에서 위로와 응원의 박수가 절로 나올 정도다. 한국 문학의 소중한 자산인 작가들의 삶은, 그래도 지속된다!
낯선 장르에서 악당을 제조하는 방법
“미국 시솔트 캐러멜 초콜릿에 들어간 소금은 살짝만 찍어 먹어도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질 만큼 강렬한 짠맛이 난다. (중략) 인정사정없이 원초적으로 짠맛이기에 비로소 가능한 균형이다. 앞으로 쓰게 될 소설에 이런 맥락을 지닌 악역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2019년 12월호 ‘배명훈의 길모퉁이의 SF’에 실린 내용이다. ‘SF 읽는 법’, ‘SF가 잘 써지는 공간’ 등 낯선 장르를 가로지르는 편리한 가이드도 반가운 마당에, 악당을 빚어내는 작법 과정까지 지상 중계한 배명훈 작가를 향한 인상적인 피드백이 꽤나 많았다.
고품질의 칼럼 플랫폼
박연준, 은유, 김서령, 임경선, 김중혁, 황인찬, 권석천, 김연수, 이경미, 이슬아, 박선아, 이기준, 배명훈, 장강명… 지난 5년 동안 쉼 없이 가동한 『월간 채널예스』의 칼럼 지면을 수놓은 작가를 한 명 한 명 호명하는 재미는 남다르다. 각각의 주제를 자신만의 개성과 문장으로 벼리는 솜씨가 일급인 작가들 덕분에 지면은 늘 풍요로웠고, 『월간 채널예스』는 고품질의 칼럼을 만날 수 있는 안정적인 플랫폼이 되었다.
이번 주 <책읽아웃> 들었어?
mbc 라디오국에 ‘골든 마우스’가 있다면 책 소개 팟캐스트의 전위에는 <책읽아웃>이 있다. 영어 ‘check it out’의 음차를 절묘하게 타이틀로 옮긴 <책읽아웃>은 2017년 10월 21일 첫 업로드 이후 140회 에피소드까지(6월 26일 기준) 올라와 있다. 그 기간 동안 업로드한 에피소드를 일별하다 보면, 지난 시간 우리가 어떤 책, 어떤 저자와 동고동락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어느 월간지가 표현한 것처럼 ‘팟캐스트 속 책을 주제로 한 느슨한 취향 공동체’의 미래는 굳건하다. 독자들의 따뜻한 피드백은 여전하고, 진행자인 김하나 작가와 오은 시인 은 백발이 될 때까지 마이크를 놓고 싶지 않다고 했으니까.
‘특집’이라는 시의적절함
매호 적지 않은 분량을 할애해 진행하는 특집 기사의 앵글은 『월간 채널예스』가 나오는 시점에 합을 맞춘 시의적절함이 포인트다. 2019년 1월호 ‘책을 처방해드립니다’, 3월호 ‘전자책’, 4월호 ‘90년대생이 도착했습니다’, 2020년 2월호 ‘SF 본격기’, 3월호 ‘숏-폼의 시대’, 5월호 ‘나는 프리랜서입니다’ 등의 특집 기사는 같은 시간대를 걷고 있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정보와 재미를 주려는 『월간 채널예스』의 의지와 노력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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