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돈이 없어도,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같이 갈 사람이 없어도 모두들 떠난다. 이제 여행은 현대인의 일상이 됐으며,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그럼 현대인들은 어떻게 그들만의 여행을 계획하고, 어디서 여행을 구매할까? 트렌드에 편승하는 대신 ‘나’의 취향을 기준으로 맞춤형 소비를 지향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어떻게 여행할까?
이 책은 여행을 만들고 즐기고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여행 비즈니스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책이다. 여행 매거진 취재기자로 시작해 세계를 누비는 여행 인플루언서가 되기까지, 10여 년간 여행 업계에 종사해온 저자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한 에피소드들을 토대로 ‘여행의 오늘과 내일’을 분석했다. 항공(교통), 숙박, 관광 등 여행 업계를 아우르며 현재의 트렌드를 살펴보고, 새롭게 주목해야 할 변화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떠오르는 플랫폼, 눈에 띄는 마케팅 사례, 다른 산업과의 컬래버레이션 등 흥미진진한 인사이트도 풍부하게 풀어냈다. 부록 ‘밀레니얼 여행자가 알아야 할 여행의 기술’에는 저자만이 알고 있는 여행 노하우도 아낌없이 담았다.
‘여행 인플루언서’라고 본인을 소개하셨는데요, 여행 인플루언서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여행 인플루언서는 말 그대로 여행 소비자의 구매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입니다. 한국에서 '인플루언서'라 하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의 팬이 많은 이들을 가리키지만, 외국에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계에 영향을 행사하는 1인 미디어와 저널리스트 역시 인플루언서 역할을 합니다. 이들은 자국의 소비자를 대표하여 타국의 관광 정책을 홍보하는 여행과 캠페인에 참여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기회와 수익을 창출합니다. 저 역시 13년간 운영한 여행 블로그와 기자 경력, 기업교육으로 여행을 강의하는 직업적 영향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전 세계로부터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여행 인플루언서들은 특정한 여행지를 홍보하는 일에 주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2020년 들어 여행업계에 코로나-19의 엄청난 위기가 찾아오면서 여행 인플루언서의 활동 영역과 역할이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습니다. 여행지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여행의 방식을 선도하고 안내하는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행 인플루언서로서 경험했던 다양한 여행 에피소드들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책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지만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여행기가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3장. 여행 업계가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법'을 통해 지금까지 세계 여러 국가와 함께했던 관광 캠페인을 소개했는데요. 지면상 싣지 못했던 여행 중에는 호주 관광청과의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2013년에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관광청이 MTV 오스트레일리아와 함께 글로벌 여행 콘테스트를 개최했는데요. "당신이 시드니에 가야만 하는 창의적인(creative) 한 이유를 쓰시오'라는 단 하나의 질문에 영어로 가장 답을 잘 쓴 1명을 뽑아 1만 달러(한화 1천만 원 상당)의 여행을 지원해 주는 대회였습니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에서 무려 5,500명이 지원한 콘테스트에서 단 1명의 우승자로 한국의 제가 선정이 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 결과였죠. 덕분에 약 2주에 걸쳐 시드니의 다채로운 문화 예술과 멋진 부티크 호텔, 미식 등을 두루 경험하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인플루언서로서 전 세계 취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지난 10여 년간 여행업에 종사하면서 ‘여행’의 수많은 변화를 목격하고 체험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중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여행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혹은 미칠) 변화는 무엇인가요?
과거를 되짚어보면 글로벌 위기 이후에는 여행업계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최근의 코로나-19 역시 2008년 금융위기, 미국의 9/11 테러처럼 여행업계 전반에 크고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에는 항공업계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요. 민간 기업이 담당했던 미국의 공항 보안은 9/11 이후 공공의 영역으로 전환되어 현재 시스템으로 정착했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는 여행이 공유경제와 결합하게 됩니다. 당시 발생한 수많은 실직자가 대거 공유경제 시스템으로 흡수된 것이죠. 이는 우버와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플랫폼이 초창기에 급성장하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2020년의 코로나-19 위기 역시 이에 준하는 여행업계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지속 가능한 여행의 중요성'입니다. 여행의 목적은 소비와 즐거움의 추구에서 삶의 재정비, 또는 지역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입니다.
책에서 앞으로의 여행 산업을 이끌 강력한 미래 소비자로 밀레니얼 세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여행 업계가 눈여겨봐야 할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밀레니얼 세대에게 여행은 단순히 휴양이나 탐험의 목적을 넘어 자신의 세계관을 표현하는 도구입니다. 여기서 나타나는 첫 번째 특징은 자기표현입니다. 이들은 일상을 사진과 영상으로 부지런히 기록하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인증합니다. 여행 역시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외부에 드러내는 '자기표현'의 방식 중 하나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커뮤니티 지향성입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삶을 풍부하게 해주는 선택지를 다양하게 갖기를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와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따라서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이들을 찾아가 배우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으로 인해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새로이 부상한 여행 트렌드가 있을까요? 대표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해 주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첫 번째 특징인 자기표현의 특성은 제가 『여행의 미래』 4장에서 소개한 '여행 브이로그' 시장에서 언급한 브이로그 장비 시장의 성장이 잘 보여줍니다. 작년에 하와이의 한 호텔에서 투숙객을 위한 고프로 대여 서비스를 준비한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는데요. 여행업계가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특성입니다.
커뮤니티 지향성은 1장에서 소개한 '여행 경험 플랫폼'의 성장에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밀레니얼 이전의 세대가 여행에서 얻는 주된 가치가 외부 세계를 발견하는 '관광'이었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외부 세계에 직접 뛰어들어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배우려고 합니다. 여행 경험 플랫폼은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욕구에 맞는 현지 경험을 상품화하여 급성장한 것이죠.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의 여행 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이 사태가 여행업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 살짝 언급하셨지요. 코로나-19 이후 여행 업계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국내 여행 업계는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여행산업의 빗장을 연 중국의 움직임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여행업계를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4월 9일 CNN에 따르면 중국의 1위 여행 서비스인 트립 닷컴이 총 100개 도시에서 1만 5천 명을 대상으로 여행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단체여행과 크루즈의 인기가 크게 떨어지고, 소규모 그룹과 맞춤 가이드 여행의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윈난 성이나 하이난과 같은 자연과 휴양 관광지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내수 시장에서도 이미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5월 중에 강릉과 제주의 호텔 예약이 꽉 찼다는 뉴스도 보도된 바 있지요. 국내 여행업계는 뉴-노멀 시대에 맞는 여행지와 여행상품 개발에 빠르게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기존의 숙박과 항공 요금은 환불과 변경의 기준이 매우 높았으나, 앞으로는 취소나 날짜 변경의 유연성을 갖춰야만 외부 위기에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여행 스타트업이나 여행 인플루언서, 여행 전문 작가 등 여행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하는 분들이 무척 많을 텐데요, 이처럼 ‘여행으로 먹고사는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여행 상품과 콘텐츠 측면에서는, 과거에는 여행지의 정보력을 갖춘 이들이 현지 여행사 창업이나 투어 운영을 통해 여행 서비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여행 작가나 인플루언서 역시 여행지 정보를 많이 확보한 것만으로도 경쟁력이 있었죠. 하지만 미래의 여행 전문가는 여행지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의 목적과 방법을 제안하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요리, 음악, 건축, 심리학 등 특정한 강점이나 재능을 가진 이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의 문화를 기반으로 독창적인 여행 경험을 만들고 제안하게 될 것입니다. 스타트업은 이러한 여행 경험 상품 또는 콘텐츠를 가진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플랫폼이 점차 세분화, 전문화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다영
스마트 트래블 랩 ‘히치하이커’의 대표이자 스마트 여행 및 여가설계 강사. 개인과 기업이 여행의 본질에 집중해서 더 많은 것을 얻도록 돕는 교육과 컨설팅을 한다. 현재 전국의 100여 개 기업과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전 세계 120여 개 호텔을 여행한 기록을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라는 책으로 펴냈으며, 호텔 전문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해외여행 매거진 《AB-ROAD》 취재기자 출신의 12년 차 여행 블로거로, 한국을 대표하는 인플루언서로서 전 세계 40여 개국의 관광 캠페인에 초청된 바 있다. 2017년 북유럽 최대 여행박람회 ‘MATKA 노르딕 트래블 페어’ 참가를 계기로 여행 산업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후 ‘글로벌 투어리즘 서밋’, ‘메콩 투어리즘 포럼’, ‘ITB 차이나’, ‘아세안 투어리즘 포럼’, ‘ILTM 차이나’ 등 주요 컨퍼런스에서 여행 산업의 트렌드를 취재해왔다. 현재 팟캐스트 〈김다영의 똑똑한 여행 트렌드〉를 통해 매주 여행 업계의 최신 동향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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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미래 김다영 저 | 미래의창
떠오르는 플랫폼, 눈에 띄는 마케팅 사례, 다른 산업과의 컬래버레이션 등 흥미진진한 인사이트도 풍부하게 풀어냈다. 부록 ‘밀레니얼 여행자가 알아야 할 여행의 기술’에는 저자만이 알고 있는 여행 노하우도 아낌없이 담았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