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을 높이고 싶다면 ‘장면으로 기억하라’
매 강의마다 제가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장면으로 상상하세요.” 다양한 정보를 연결하여 시각적인 장면을 떠올리는 것이 기적의 암기법의 핵심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기억의 궁전법’이 있습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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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자주 깜빡한다. 시험공부를 할 땐 용어가 생각 안 나 몇 번이고 첫 장으로 되돌아간다. 리모컨과 휴대폰은 항상 잊어버리고, 뭔가를 하다가도 ‘내가 뭘 하려고 했더라?’ 싶은 어이없는 순간도 맞닥뜨린다. 건망증은 아닌데 뒤돌아서면 까먹는 답답한 순간의 연속. 그런 반면, 1시간 안에 1,000자리 숫자를 외우고 2분 안에 52장의 카드 순서를 외우는 기억력 천재도 있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천재였을까? 사단 법인 기억력스포츠협회의 정계원 대표는 효율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서 기억력 향상을 위해 노력한 후천적인 기억력 천재다. 그와 함께 『기적의 암기법』 를 쓰게 된 이유와 기억력, 암기력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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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잘 외우길래 ‘기억력 국가 대표’까지 됐나요?

 

제가 어려서부터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관심 있는 분야는 잘 기억하지만, 관심이 없으면 잊어버리는 평범한 기억력의 소유자였어요.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기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기억력스포츠로 익힌 암기법이 있기 때문이죠.

 

처음엔 저도 100자리 숫자를 외운다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연습을 하면서 1시간에 무려 1,000자리까지 외우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세계기억력대회의 다른 선수들도 모두 후천적인 연습을 통해 실력을 갖춥니다. 나이, 학력, 배경은 중요하지 않죠.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법과 연습입니다. 이를 알리기 위해 지난 3년간 국내에서 기억력대회를 개최하고 강의와 모임, 유튜브 채널 <기억력매거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도서 『기적의 암기법』 을 출간하였습니다. 제 머리를 꺼내 보일 수는 없지만 (웃음) ‘암기할 때 제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기록해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 펴낸 책입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에 모든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데, 그렇게까지 잘 외우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저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어요. 계산기가 있는데 우리는 왜 산수를 배워야할까요? 기억하는 행위는 풍요로운 지적 활동을 위한 가장 기본이 됩니다. 현대인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정보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인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옛날처럼 천자문을 외울 일은 없어졌지만, 수천 번의 인풋과 아웃풋이 필요하죠. 새로운 시사용어, 경제용어 등 새로 기억해야 할 정보가 더 많이 생겼죠.

 

숫자나 사람의 이름처럼 일상에서 유용한 주제부터 영어 단어, 한국사, 공인 중개사 등 각종 시험에도 뛰어난 기억력은 도움이 됩니다. 암기법의 원리는 분야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활용하실 수 있어요. 다만 수학처럼 논리적 이해가 중요한 학문보다는 많은 내용이 나열되어 있는 분야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죠.

 

기억력. 선천적인 것 아닌가요? 노력으로 향상될 수 있을까요? 특히나 나이 든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훈련법은 타고난 기억력을 향상시키기보다는, 잠재된 기억 능력을 무한히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방법입니다.

 

기억법의 기본 원리 중 하나는 ‘연결’입니다. 외우고자 하는 정보를 다른 정보와 연결해서 기억하는 것이죠. 이는 배경지식이 많을수록 연결할 수 있는 정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나이 든 사람들이 순발력은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경험과 지식이 더 많습니다. 많은 지식을 활용하면 정보 간의 연결 고리를 더 많이, 쉽게 찾아 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억력 대회에서 20대 청년들뿐만 아니라 50대 중년 분들이 우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이와 관계가 없다는 것이 제가 소개하는 암기법의 매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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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암기법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기적의 암기법은 ‘시각화’를 지향합니다. 또한 일반 상식에서 벗어나 독특하게 상상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럴수록 우리 뇌가 즐겁게 반응해, 오래 기억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평소에 말장난을 좋아한다거나,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이 이 암기법에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방법을 적용할 때만큼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즐거운 꿈을 꾼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암기법은 정해진 답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나만의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거든요.

 

유튜브에 ‘정계원’을 검색하면, ‘기억의 궁전법’이 연관 검색어로 뜨더라고요. , <요즘 애들>에 출연하셨을 때에도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 같은데요. ‘기억의 궁전법’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매 강의마다 제가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장면으로 상상하세요.” 다양한 정보를 연결하여 시각적인 장면을 떠올리는 것이 기적의 암기법의 핵심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기억의 궁전법’이 있습니다. 기억의 궁전법이란, 기원전 4~5세기 경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된 기억법으로, 익숙한 장소를 단서로 만들어서 기억할 것들을 저장하고 인출하는 방법입니다.

 

신체를 이용한 기억의 궁전법을 예로 들어볼까요? 신호등-스키-딸기-마스크-치약을 순서대로 외워야 한다면, 먼저 나의 몸을 떠올려보세요. 머리-어깨-손-배-발을 장소로 활용하여 아래의 장면을 이미지화하여 암기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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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원, <기적의 암기법>

 


머리-신호등: 얼굴에서 초록빛이 나오는 모습
어깨-스키: 어깨에 쌓인 눈에 스키 타는 사람들
손-딸기: 딸기를 손에 쥐고 으깨는 모습
배-마스크: 바에 엄청 큰 마스크를 두른 모습
발-치약: 발로 치약을 밟는 모습

 

몸의 순서대로 단어를 하나하나 떠올리다 보면, 신호등, 스키, 딸기, 마스크, 치약 5개의 단어를 모두 차례대로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꼭 신체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컴퓨터에 폴더를 만들어 자료를 저장하듯, 집, 방 같은 특정 공간에 기억을 하나씩 연결하면 됩니다. 나에게 익숙한 내 방 풍경을 머릿속으로 떠올린 후, 벽시계 대신 신호등에서 초록빛이 나오는 모습을, 책상에서는 사람들이 스키 타는 모습 등을 연결해도 기억의 궁전법을 활용하는 셈이 되지요.

 

사실 기억의 궁전법은 입문 단계에서 배우는 기초적인 단계입니다. 다양한 공부에 응용하기 위해선 변환, 정형화 등 추가적인 방법을 익혀야 더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기억법을 실제로 적용한 사례가 있나요?

 

이탈리아의 선교사 마테오 리치는 16세기에 중국으로 건너가 기억의 궁전을 적극 활용하여 중국어를 빠르게 습득했고 중국 고관 자녀들의 과거 시험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개인 교사로 활동했다는 걸 보면 당시에도 이 방법이 주목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명 작가 마크 트웨인도 자녀들에게 역대 영국 군주의 이름을 쉽게 암기하도록 하기 위해 말뚝에 군주의 이름과 재임 기간을 적어 집 앞뜰 곳곳에 박아 두었다고 합니다.

 

‘이렇게까지 외워야 하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끝으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어떤 도구든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원래 하던 방식이 편하기 마련입니다. 구구단을 외우기 전에는 빠르게 여러 번 더하는 게 빠른데, 한번 구구단을 익히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암기법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일단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되면 일상, 업무, 공부 등 곳곳에서 큰 도움을 받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암기법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쉽게 외우기 위해서 암기법을 사용합니다. 만약 쉽게 이해하여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가 있다면 굳이 암기법을 억지로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모든 정보를 이 방법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아요. 암기법을 적용할 ‘각이 나오는’ 정보에 활용해서 효율을 높이고 있죠. 많이 외우려고 하는 것보다 외울 양을 우선 줄여 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결국 꼭 외워야 하는 정보들이 항상 우리를 기다리고 있죠. 이때 쉽게 외우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이 기적의 암기법이 여러분을 구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기적의 암기법 정계원 저 | 유노북스
직장에서 중요한 미팅을 잊거나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을 빼먹는다면 어떨까? 일상생활에서도 깜빡하는 습관 때문에 불편한 경우가 많다. 지난번에 만난 사람의 이름, 얼굴, 친구의 전화번호, 통장 계좌번호 등 꼭 필요하지만 기억나지 않아서 곤란한 적이 있다면 ‘기적의 암기법’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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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