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늘 그렇듯 미래의 불안, 30대에 대한 압박으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이 가득하다. 이런 고민들은 마음을 옭아매고 주저앉혀 버린다. 풋풋한 시절, 도전과 모험은 사실 TV 속에만 있는 이야기 같다. 『안녕! 보고 싶었어』 의 저자 아밀리(오은지)는 이러한 선택의 기로에서 과감해지기로 했다. 4년 전 워킹홀리데이 친구들과 했던,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회사를 관두고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과감했다기보다 속된 말로 살짝 정신줄을 놓았다고 해야 할까! 무모한 도전이 될 줄 알았던 그녀의 여행은 설레고, 감사하고, 배려 깊고, 때론 엉큼하지만 행복했던 경험들을 하게 하며 빵빵한 사건들로 채워졌다. 더욱이 그녀의 끼 발랄한 그림까지 더해지면서 무모한 도전은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인생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하지만, 계획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때론 무계획이 새로운 계획의 단초요, 엄청난 동기 부여의 시작인 것을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과감해진다면 삶이 더욱 빛날 수 있다는 것을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들어보자.
독자분들에게 작가님과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러스트 작가,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아밀리(오은지)입니다.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제작에 참여하고 있고, 폭풍처럼 일을 해치우는 틈틈이 멋진 여행도 다니고 있어요. 이 책은 워킹홀리데이에서 만난 친구들과 다시 만나자는 약속이 떠올라 무작정 여행을 떠났던 59일간의 유럽 여행기에요. 아끼는 모든 분께 웃음을 주고 유럽의 친구들에게는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서 그림을 그리다 보니 책까지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책에 실린 그림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그림이 있다면?
첫 번째는 가장 처음 그렸던 맥심이 라따뚜이를 요리하는 그림이에요. 사실 이 그림은 맥심에게 엽서로 줄까 해서 그렸었는데 이 그림을 시작으로 계속 그리다 보니 책 한 권이 되었어요. 요리하는 쥐는 유럽 여행의 추억을 상징해요. ‘쥐를 책의 시작과 끝에 넣어서 추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돌아가는 아밀리를 그려보면 어떨까?’ 한 것이 책을 기획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두 번째는 역시나 맥심이 등장하는 새해 파티 그림. 맥심의 탐스러운 엉덩이가 반짝반짝 빛나는 게,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사진으로만 남기기 너무 아깝다, 이 ‘엉부심’을 작품으로 남겨야겠다 하면서 그렸어요. 너무 그림이 맘에 들어서 마우스패드로 만든 것은 안 비밀!
세 번째는 좀 의아할 수 있지만 페르난도 집에서 엽서를 발견하고 제가 우는 그림이에요. 진열장에 지구 반대편 친구의 편지를 보관하고 있다는 게 너무 고맙고 먹먹하더라고요. 좋은 친구가 있다는 게 감사하면서 살면서 몇 번 만나지 못 할 거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거든요. 유럽 여행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20대를 위한, 친구를 만나기 위한 '진짜 여행'이라는 말이 굉장히 뭉클하게 다가왔어요. 모두가 꿈꾸지만 모두가 도전하지 않잖아요?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여행이란 처음에 결심하고 떠나기로 마음먹는 게 참 쉽지 않죠. 저도 ‘휴양’이 아닌 ‘모험’에 가까웠던 여행이라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 없었으면 아마 혼자 여행은 했겠지만 책이 나오지 못했을 거예요. 여행을 가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이제 안 가면 정말 못 가겠다는 압박감도 있었고, 친구들이 여기저기 살고 있으니 여행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관광이 아닌 진짜 여행은 모두가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나만이 할 수 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결과적으로 제가 원하던 바를 이룬 것 같아요. 제 평생 기억할 소중한 추억의 여행. 살면서 한 일 중 가장 잘한 것 같아요.
이 책은 어떤 분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안녕! 보고 싶었어』 는 책에 등장하는 친구들에게 보내고 싶어서 시작된 책이에요. 그래서 다시 영문 버전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소포를 보냈어요. 친구들이 잘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오고 있는데, 이 책이 평생 간직할 만한 소중한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에필로그에 쓴 대로 작은 인연을 오랫동안 지켜온 우리,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싶어요. 저는 이 여행에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사는 친구라도 인연의 소중함이 바래지는 않는다고 느꼈어요. 이런 소중한 인연을 바다 건너 어딘가에 가지고 있는 분들이 제 책을 읽으면 무척 공감할 것 같아요.
지금 당장 떠나고 싶지만, 고민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사람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지금 40일간의 핀란드 여행 중이에요. 제가 무민을 보고 영감을 많이 받았고 무민, 오로라, 눈 쌓인 숲 등 너무나 이국적인 그곳에 가고 싶었거든요. 다양한 표정과 강점을 가진 점이 제 책에 등장하는 저와 많이 닮았어요. 이곳에서 『안녕! 보고 싶었어』 2권의 그림을 그릴 예정이에요. 아는 친구가 1권만큼은 없지만 전혀 다른 나라에 와서 만나는 인연들을 그리려 합니다. 저도 오랜 시간 망설이며 갈까 말까 고민했어요. 직장도 있고 해야 할 일도 많고 과연 이 시기에 가는 게 맞나 싶었어요. 하지만 제가 살면서 느낀 바는 ‘하고 싶은 것은 결국은 하게 되어있다’라는 거예요.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말하고 비행기 표를 끊던 날은 정말 두 손이 덜덜 떨렸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도 후회되지 않아요.
당연히 하던 일 그만두고 장기간 여행을 가는 것이 철없는 행동이라 느낄 수 있어요. 저는 젊을 때 돌아다니며 보았던 여행의 기억들이 평생 갈 거라 믿습니다. 돌이켜 봤을 때 내 삶이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고 다채롭게 빛나길 원한다면 한 번쯤 용감해질 필요가 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싶다'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심심함, 외로움을 잘 못 참는 성격 같아요. 폴댄스, 큐브, 출판 최근에는 메이크업도 배우고 있었어요. 이렇게 열심히 살면 보람이 가득하고 행복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어느 날 친구가 별생각 없이 웃으라고 한 말에 눈이 번쩍 뜨였어요.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나는 하나라도 더 하고 조금이라도 남는 시간을 없애려 이렇게 뛰어다니는데, 누군가는 아무것도 안 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구나. 뭔가 불공평하다. 그래서 더더욱 핀란드로 떠나기로 결심했어요. 빨리 해가 지고, 세상 느리게 돌아가는 곳에서 바쁘게 다니지도 말고 하나라도 더 보려고 노력하지도 말자. 시간이 남으면 서점에 가서 무민 책 보고 그림을 그리자!
핀란드 여행 중에 마음이 조급해지고 뭐라도 해야 하나 싶을 때면 제 마음속 명언을 떠올려요.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앞으로의 꿈이나 계획은 무엇인가요?
『안녕! 보고 싶었어』 시리즈를 매년 내는 것이고, 언젠가는 무민처럼 저의 작품이 다른 나라 카페나 전시회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싶어요. 홍대에 우리나라 최초의 무민 카페가 작년 12월에 생겨서 가봤어요. 그린 토베 얀손이 이 카페를 보면 얼마나 감개무량할까, 지구 반대편에 나의 작품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저도 언젠가 『안녕! 보고 싶었어』의 그림이 친구들이 사는 도시에 걸리면 얼마나 멋있고 의미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어마무시하게’ 큰 꿈이지만, 10년 전 저도 제가 책을 내겠다는 꿈이 말도 안 되게 허무맹랑했다고 생각했거든요. 10년 후, 혹은 그보다 더 걸릴지 모르겠지만 무민 카페에서 꾼 작가로서의 꿈, 꼭 이루고 싶습니다!
* 아밀리(오은지)
여행 좀 혼자 다녀본 자칭 세계 시민이다. 대학교 때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갔다 온 뒤 세상에 관심이 많아졌다. 나라마다 친한 친구가 살고 있고, 이들이 나의 가장 큰 재산이라 믿는다. 언젠가는 여행을 다니며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살아보는 것이 꿈이다. 나이를 먹어도 철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인생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계획하지 않은 인생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살고 있다. 루빅스 큐브 덕후, 아마추어 폴댄서이다. 그림과 디자인을 하고 있고 두 개를 모아 책을 만들었다. 이 책으로 내가 아끼는 모든 분께 웃음을 주고 특히 책에 등장하는 친구들에게는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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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보고 싶었어오은지 저 | 북산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아밀리가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 친구를 만나서 쓰고 그린 59일간의 유럽 여행기이다. 무작정 홀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룩셈부르크부터 시작해서 파리, 바르셀로나, 베를린 등등 방문하는 도시마다 친구들과의 다채로운 경험과 이야기가 가득하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